우크라이나 드론전, 러시아 정유망을 흔들어… 러시아 내 연료난과 방공 재배치로 번져
1. 모스크바 정유공장까지 확대된 장거리 타격
6월 17일 밤 우크라이나 드론이 모스크바 남동부 카포트냐(Kapotnya) 정유공장을 타격한 뒤 러시아의 연료 공급 문제가 전선 인근 지역을 넘어 수도권과 시베리아, 남부 지역의 사회경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중도좌파 성향 주요 일간지인 Le Monde는 6월 25일 우크라이나가 최근 3개월 동안 러시아 정유공장, 항만, 저장시설, 송유관을 잇달아 타격했고, 이로 인해 주유소의 휘발유 부족과 가격 상승, 지역별 판매 제한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카포트냐 정유공장은 크렘린에서 약 15km 떨어진 모스크바 남동부에 있으며, Le Monde는 이 시설이 수도권 연료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해 왔다고 전했다.
이번 흐름은 단일 시설 피격보다 넓은 의미를 갖는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은 2026년 봄 이후 러시아 정유·저장·항만 인프라를 반복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미국 AP통신은 6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약 1,500km 떨어진 우파(Ufa)의 러시아 정유시설 2곳과 우크라이나에서 약 300km 떨어진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유류저장소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진보 성향 일간지인 The Guardian은 6월 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국경에서 2,000km 이상 떨어진 튜멘(Tyumen) 지역 정유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 피해 현황: 정유능력, 공급망, 주유소 단계의 압박
러시아 피해 현황은 세 단계로 나뉜다. 첫째는 정유능력 자체의 손상이다. Le Monde는 독립 출처들을 인용해 러시아 정유능력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이 타격으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둘째는 공급망 차질이다. 크라스노다르, 페름(Perm),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항만, 크림반도, 시베리아 일부 지역에서 정유공장·항만·저장시설·송유 인프라가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셋째는 소비자 단계의 부족 현상이다. Le Monde는 크림반도와 남부 일부 지역에서 판매 제한이 먼저 나타났고, 이후 브랸스크, 쿠르스크, 쿠르간 등에서도 주유소 판매와 휘발유 통 판매 제한이 발표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도 일부 공급 차질을 인정했다. 러시아 정부 공식기관인 러시아 에너지부는 6월 8일 남부 지역 연료 상황에 관한 성명에서 최근 연료·에너지 복합체 기업들이 “적의 공중공격 증가”에 직면했고, 이로 인해 일부 남부 지역에서 연료 공급에 일시적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주요 에너지 기업이 참여하는 상설 업종별 본부를 구성해 연료·에너지 복합체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1월 31일 일부 연료 수출의 임시 제한을 7월 31일까지 연장했고, 4월 2일에는 해당 제한을 석유제품 직접 생산자에게도 확대했다.
3. 러시아 정부 대응: 통제 가능성 강조와 수출 제한
크렘린의 공개 설명은 공급 차질을 인정하면서도 통제 가능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Le Monde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6월 23일 군사학교 졸업생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타격이 러시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런 시도가 러시아군의 진격에서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e Monde는 알렉산드르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도 에너지 상황을 “어렵지만 관리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부 대응의 중심은 국내 공급 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휘발유·경유 등 일부 연료 수출 제한을 연장했고, 이후 적용 범위를 석유제품 직접 생산자에게까지 확대했다. 이는 정유시설 타격이 단순 설비 피해를 넘어 국내 소비시장, 농업·물류·공공서비스 연료 배분 문제와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에너지부의 업종별 본부 구성도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연료시장 상황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사회경제적 여파: 가격, 배급, 운송비, 통화정책
사회경제적 영향은 물가와 운송, 농업, 지방 행정으로 번지고 있다. Le Monde는 모스크바에서 일부 주유소가 문을 닫거나 전 유종을 판매하지 못하고, 문을 연 주유소에는 긴 대기줄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Tatneft는 일부 주유소에서 1인당 휘발유 30리터, 경유 60리터로 구매량을 제한했고, 모스크바시는 주유소 요청에 따라 유조차의 시내 진입 허가 요건을 완화했다. 크림반도와 세바스토폴에서는 주유소 공급 부족과 배급 조치가 나타났고, 러시아 당국은 공공서비스와 긴급서비스에 연료를 우선 배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가격과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나타난다. 러시아 민간 통신사인 Interfax는 러시아 통계청(Rosstat) 자료를 인용해 6월 16~22일 러시아 주유소 휘발유 소매가격이 전주 대비 3% 상승했고, 연초 이후 6월 22일까지 누적 상승률이 9.81%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은 3.94%였다. 러시아 중앙은행 공식기관인 러시아 중앙은행(Bank of Russia)은 6월 19일 기준금리 결정 뒤 설명에서 6월 물가에 연료 가격 상승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엘비라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중앙은행 총재는 공급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고, 휘발유는 가계와 기업 모두에 중요한 품목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5. 우크라이나의 작전 논리: 전쟁 지속 인프라 타격
우크라이나 측은 정유·연료 인프라 타격을 민간 소비 자체가 아니라 러시아 전쟁 지속능력의 기반을 겨냥한 작전으로 설명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식기관은 6월 24일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일시 점령지와 러시아 본토에서 러시아 전쟁 노력을 지탱하는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모스크바, 발다이(Valdai), 케르치대교(Kerch Bridge) 같은 주요 목표를 보호하기 위해 방공자산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 주장을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지만,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의 방공 배치와 군수망을 동시에 압박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정유시설을 반복적으로 겨냥하는 이유는 연료망이 군사와 경제를 동시에 연결하기 때문이다. 정유제품은 군용 차량, 철도·도로 물류, 농업, 건설, 지방행정, 민간 교통에 모두 사용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원유 생산 자체보다 정유·저장·항만·송유 인프라를 타격하는 것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비용과 국내 사회경제 비용을 동시에 높이려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6. 방공자산 재배치: 드론전이 러시아 방어망을 흔드는 방식
방공자산 재배치 문제는 이번 사안을 기존 연료 가격 기사와 구분하는 핵심 쟁점이다. AP는 6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 공격에 대응해 방공자산을 모스크바, 발다이, 케르치대교 등 핵심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스크바주에만 수백 개의 발사대가 집결돼 있다”며 “약 90개의 발사대가 러시아 다른 지역에서 발다이로 재배치됐다”고 말했다. 발다이는 모스크바 북서쪽 약 500km에 있는 도시다. AP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을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고 러시아 당국도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고 명시했지만, 해당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정유시설 타격을 단순 파괴가 아니라 러시아 방공체계의 배치 부담을 키우는 작전으로 설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이 이제 1,500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어, 방공자산이 핵심 지역에 집중되면 러시아의 다른 지역이 취약해진다고 주장했다.
방공 재배치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러시아는 여러 방어 우선순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모스크바, 푸틴 대통령의 관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발다이 일대, 점령지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케르치대교, 정유공장, 유류저장소, 군수공장, 항만, 공군기지, 철도 결절점이 모두 방어 대상이 된다. 러시아 영토가 넓고 주요 인프라가 분산돼 있기 때문에 장거리 드론 공격이 반복될수록 방공망의 공간적 부담은 커진다. 특정 지역에 방공자산을 집중하면 다른 지역의 정유·저장·운송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
러시아 독립·반크렘린 성향 매체인 Meduza는 6월 19일 분석에서 모스크바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완전히 막지 못하는 이유와 정유시설이 장거리 드론에 취약한 이유를 다뤘다. Meduza는 정유시설이 넓은 부지에 가연성 설비와 저장탱크를 갖고 있고, 모든 시설을 촘촘한 방공망으로 덮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같은 분석은 장거리 드론이 미사일보다 느리고 파괴력은 제한적이지만, 수량과 반복 공격을 통해 방공망의 탐지·요격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방공 재배치가 러시아 전장 운용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맞다면 러시아는 전선 방공, 수도 방공, 전략시설 방공, 점령지 방공 사이에서 자산 배분을 조정해야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정유망 타격을 통해 러시아 내부의 경제 인프라뿐 아니라 군사적 방어 우선순위까지 압박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7. 국제 전문가 분석: 에너지 가치사슬 전체를 겨냥한 압박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Baker Institute for Public Policy)의 가브리엘 콜린스(Gabriel Collins) 연구원은 3월 2일 발표한 분석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가치사슬 전체를 대상으로 효과 중심 접근을 적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콜린스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카스피해 원유 플랫폼, 송유관 펌프장, 발전소와 변전소, 저장시설, 항만, 특히 정유공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원유와 석유제품 판매가 전쟁자금의 핵심 외화수입원이기 때문에, 정유와 저장 능력을 방해하는 타격은 러시아의 수출수입과 전장 물류를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콜린스 연구원은 러시아가 정유능력 손상을 받아도 원유 수출량 자체는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정유공장에서 처리하지 못한 원유를 수출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석유제품 수출이 줄고, 국내 휘발유·경유 공급 압박이 커진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향후 더 무거운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을 에너지 인프라 타격에 결합할 경우 러시아의 복구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경제대학(Kyiv School of Economics, KSE) 제재팀은 4월 분석에서 2026년 3월 23일부터 4월 5일까지 발트해 우스트루가(Ust-Luga)와 프리모르스크(Primorsk) 석유 인프라 타격으로 러시아 석유수출 수입이 가상 기준선 대비 약 17억6,000만 달러(한화 약 2조7,018억 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KSE는 같은 시기 중동 긴장과 호르무즈해협 불안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랐지만, 우크라이나의 항만·정유 인프라 타격이 러시아 수출수입에 별도 압박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독립·반크렘린 성향 매체인 Meduza는 5월 28일 분석에서 2026년 우크라이나 장거리 타격 가운데 석유 인프라가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정리했다. Meduza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복구가 어려운 정유설비를 더 잘 겨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같은 매체는 6월 19일 별도 분석에서 우크라이나가 2026년 봄 이후 러시아 정유 인프라에 대한 순차적 타격을 공중작전의 우선순위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Meduza는 우크라이나가 충분한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장거리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해 러시아 방공망을 소모시키고 정유시설의 취약 지점을 노리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8. 러시아 전문가 논평: 취약성, 지역 부족, 전략적 한계
러시아 전문가들의 평가는 두 방향으로 갈린다. 러시아 당국이 “관리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러시아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세르게이 바쿨렌코(Sergey Vakulenko) 베를린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당국이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으로 지정한 미국 싱크탱크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산하 Carnegie Politika 기고에서 카포트냐 모스크바 정유공장 피격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산업 타격전을 “새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바쿨렌코 연구원은 6월 12일과 18일 공격으로 카포트냐 공장의 두 핵심 설비와 저장시설이 타격을 받았고, 2020년 현대화 과정에서 여러 오래된 설비가 두 개의 복합 설비로 통합된 구조 때문에 피해 복구가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쿨렌코 연구원은 2024~2025년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이 러시아 석유산업에 “불쾌하지만 치명적이지 않은” 피해를 주는 수준이었다고 보면서도, 2026년에는 빈도와 피해 범위가 커져 러시아 정유산업의 여유가 위험하게 줄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6년 4~5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이 26건에 달했고, 러시아의 정제량이 3월 말 하루 약 520만 배럴에서 4~5월에는 하루 65만~70만 배럴 줄어 12~1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 1차 정제설비뿐 아니라 이성화, 크래킹, 수소처리 같은 복잡한 설비가 손상되면 수리에는 수입 부품이 필요할 수 있고, 같은 정제량을 유지하더라도 현대 기준의 자동차 연료 산출량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쿨렌코 연구원은 러시아의 연료 부족이 아직 전국적 붕괴로 이어졌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는 크림반도, 러시아 점령하 우크라이나 지역, 이들 지역 수요가 밀려드는 러시아 인접 지역을 제외하면 최종 소비자 기준의 상황은 아직 이전 위기보다 덜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정유능력은 우크라이나 드론과 러시아 수리 인력 사이의 경주가 됐고, 공격 빈도와 피해가 계속 커질 경우 균형이 키이우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6월 중순 타네코(TANECO)와 모스크바 정유공장 피격으로 하루 약 60만 배럴의 정제능력이 균형에서 빠졌고, 다른 피해 공장들이 빠르게 복구되지 않으면 계절 평균 대비 손실이 28%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 산하 금융대학 연구원이자 러시아 국가에너지안보기금(FNEB) 전문가인 이고리 유슈코프(Igor Yushkov)는 러시아 스타브로폴 지역 매체인 Pobeda26 인터뷰에서 남부 러시아의 일부 주유소 부족이 스타브로폴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주요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따른 정유공장의 비계획 수리를 들었다. 유슈코프는 2026년 4월 러시아 정유처리량이 전년 동기 대비 9.2%, 2026년 3월 대비 1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 주유소가 거래소에서 충분한 휘발유를 확보하지 못하면 민간 소형 주유망에서 먼저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러시아 정부 산하 금융대학 연구원이자 FNEB 전문가인 스타니슬라프 미트라호비치(Stanislav Mitrakhovich)는 러시아 온라인 매체 Reporters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전략적 연료위기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주유소의 판매 제한은 비정상적 상황이지만 자동차가 대규모로 멈춰서는 단계는 아니며, 배급은 완전한 부족을 피하기 위한 강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과 크림반도 물류 문제가 특정 지역 연료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러시아 전체의 전략적 결과를 만들기에는 타격 규모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미트라호비치의 평가는 러시아 내 친정부·제도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한계론을 보여준다. 그는 러시아가 넓고 목표물이 많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모든 정유·연료 인프라를 파괴하기 어렵고, 과거 미국의 이라크·세르비아 공습과 비교하면 우크라이나의 타격 빈도와 화력은 훨씬 작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엘리트가 연료 문제를 이용해 정책 압박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휘발유 가격과 공급 변동이 러시아 외교·군사정책을 결정적으로 바꿀 정도의 사회학적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평가는 바쿨렌코의 “정유산업 여유 축소” 분석과 달리, 러시아 체계의 적응능력과 전략적 내구성을 강조한다.
9. 국제정치·전쟁윤리 논쟁
국제정치·전쟁윤리 차원의 논쟁도 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의 크리스천 이너마크(Christian Enemark) 교수는 영국 진보 성향 일간지인 The Guardian 기고에서 군수·산업 목표를 겨냥한 타격이라도 민간 피해를 동반하거나 민간 생활 불안을 의도하면 “사기 폭격”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지역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는 사실과 별개로, 우크라이나도 민간인 면책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점은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타격이 군사·경제 효과를 갖더라도, 도시권 정유시설과 연료망을 겨냥할 때 민간 위험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정유시설 타격은 서방 제재와도 결합된다. EU와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 원유·석유제품의 수입, 보험, 운송, 가격상한, 그림자 선단을 제도적으로 압박해 왔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드론 타격은 물리적으로 정유·저장·운송 능력을 손상시키는 방식이다. 콜린스 연구원은 이를 “전략적 압박”의 초기 단계로 봤고, KSE는 항만·정유 인프라 타격이 실제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 정부가 수출 제한을 연장하고 생산자에게까지 적용한 것은 국내 공급 안정이 정책 우선순위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10. 러시아 체계의 복원력과 장기 압박
다만 러시아 에너지 체계가 단기간에 붕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러시아는 소련 시기 수요를 전제로 설계된 대규모 정유·송유·저장 인프라와 광범위한 지역별 공급망을 갖고 있다. Meduza는 러시아 정유시설들이 반복 타격을 받아도 일정 기간 복구와 우회 공급을 통해 기능을 되살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가 수출 제한, 지역별 배급, 수송 규제 완화, 업종별 본부 구성, 기업별 판매 제한을 병행하는 것도 이런 복구·분산 대응의 일부다.
그럼에도 2026년 6월의 특징은 피해가 전선 인근이나 점령지에 머물지 않고 모스크바, 우랄, 시베리아, 남부 러시아로 넓어졌다는 점이다. AP통신과 The Guardian 보도처럼 우파와 튜멘, 크라스노다르, 크림반도, 모스크바 카포트냐가 동시에 언급되는 상황은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전의 지리적 범위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러시아가 방공망을 핵심 도시와 전략시설에 집중할 경우 다른 지역의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은 아직 독립 검증이 필요하지만, 러시아가 군사시설과 에너지시설을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정유망 타격은 러시아 전쟁경제의 취약한 연결부를 드러낸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여전히 외화수입의 핵심이고, 정유제품은 군수·농업·물류·민간 교통에 모두 쓰인다. 우크라이나는 이 구조를 겨냥해 정유공장, 저장시설, 항만, 송유 인프라를 반복 타격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공급 통제와 수출 제한, 상황관리 본부를 통해 국내 시장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2026년 여름의 연료난은 우크라이나의 전장 밖 러시아 국내 인프라 타격이 러시아 내부의 가격, 물류, 농업, 지방행정, 방공 배치에 영향을 끼치는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출처
- AP, “Russia shifts air defenses to Moscow as Ukraine drones strike deep, Zelenskyy says,” 2026.06.25., https://apnews.com/article/russia-ukraine-war-drones-crimea-trump-25dc47db4d1a3b2908b8f060434aa765
- Baker Institute for Public Policy, Gabriel Collins, “Quantifying Ukraine’s Strikes on Russian Energy Infrastructure,” 2026.03.02., https://www.bakerinstitute.org/research/quantifying-ukraines-strikes-russian-energy-infrastructure
- Bank of Russia, “Statement by Bank of Russia Governor Elvira Nabiullina in follow-up to Board of Directors meeting on 19 June 2026,” 2026.06.19., https://cbr.ru/eng/press/event/?id=32635
-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Sergey Vakulenko, “Демпфер на распутье. Чем обернется новая волна ударов по НПЗ,” 2026.06.18., https://carnegieendowment.org/ru/russia-eurasia/politika/2026/06/russia-new-refinery-strike
- Government of Russia, “Government extends temporary restrictions on petroleum exports to producers of oil products,” 2026.04.02., https://government.ru/en/docs/58316/
- Government of Russia, “Government renews temporary restriction on exports of gasoline, diesel, and other fuels,” 2026.01.31., https://government.ru/en/docs/57731/
- Interfax, “Росстат отметил подорожание бензина на АЗС за неделю на 3%,” 2026.06.24., https://www.interfax.ru/business/1098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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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 Monde, “Ukrainian strikes on Russian refineries are triggering shortages and rising discontent,” 2026.06.25., https://www.lemonde.fr/en/international/article/2026/06/25/ukrainian-strikes-on-russian-refineries-are-triggering-shortages-and-rising-discontent_6754849_4.html
- Meduza, “A new Meduza analysis finds Ukraine’s long-range strikes are reaching twice as deep but not surging in 2026. Russia’s refineries, meanwhile, keep bouncing back,” 2026.05.28., https://meduza.io/en/feature/2026/05/28/a-new-meduza-analysis-finds-ukraine-s-long-range-strikes-are-reaching-twice-as-deep-but-not-surging-in-2026-russia-s-refineries-meanwhile-keep-bouncing-back
- Meduza, “Ukraine Has Resumed Its Strikes on Russian Oil Refineries. How Significant Are They for Russia? Sergey Vakulenko Explains,” 2026.06.22., https://meduza.io/feature/2026/06/22/ukraina-s-novoy-siloy-nanosit-udary-po-rossiyskim-npz-naskolko-oni-suschestvenny-dlya-rossii-i-zhdet-li-stranu-toplivnyy-krizis
- Meduza, “Why are Moscow’s air defenses struggling to stop drone attacks? And why are oil refineries so vulnerable to Ukrainian strikes?,” 2026.06.19., https://meduza.io/en/feature/2026/06/19/why-are-moscow-s-air-defenses-struggling-to-stop-drone-attacks-and-why-are-oil-refineries-so-vulnerable-to-ukrainian-strikes
- Ministry of Energy of Russia, “Заявление Минэнерго России о ситуации с топливом в южных регионах,” 2026.06.08., https://minenergo.gov.ru/
- Pobeda26, “Ажиотаж на заправках фиксируется не только на Ставрополье — эксперт Юшков,” 2026.06.18., https://pobeda26.ru/news/ekonomika/2026-06-18/napryazhyonnost-s-toplivom-fiksiruetsya-ne-tolko-na-stavropolie-ekspert-yushkov-362854
- President of Ukraine, “If Ukraine Receives Exactly What We Discussed with Our Partners within the G7, We Will Promptly Create the Conditions That Will Force Russia to Choose Peace – Address by the President,” 2026.06.24., https://www.president.gov.ua/en
- Reporters, “Митрахович — Репортёрам: Атака украинских дронов на НПЗ не приведет к масштабному топливному кризису в России,” 2026.06.17., https://reporters.live/comm/mitrahovich-reportjoram-ataka-ukrainskih-dronov-na-npz-ne-privedet-k-masshtabnomu-toplivnomu-krizisu-v-rossii/
- The Guardian, Christian Enemark, “‘Morale bombing’ Moscow is not justified,” 2026.06.25.,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6/jun/25/morale-bombing-moscow-is-not-justified
- The Guardian, “Ukraine war briefing: Drones strike Russia's Tyumen oil refinery 2,000km away, says Zelenskyy,” 2026.06.21.,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6/jun/21/ukraine-war-briefing-drones-strike-russia-tyumen-oil-refinery-2000km-away-says-zelensky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