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NATO 앙카라 정상회의, 러시아를 장기 안보위협으로 재규정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9. 16:18

2026년 7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렸다. NATO는 공식 일정에서 이번 회의가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리며, 7월 7일 방위산업 포럼과 7월 8일 정상회의 본회의, NATO 사무총장 및 각국 정상 발언 일정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NATO 공식 개요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위투자, 방위산업 생산 확대, 집단방위, 혁신기술,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를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은 러시아를 일시적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 장기적 유럽-대서양 안보위협으로 보는 NATO의 인식이 제도화됐다는 점이다. 7월 8일 정상들이 승인한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문은 “러시아가 유럽-대서양 안보와 안정에 제기하는 장기적 위협”과 “지속적인 테러 위협”에 대응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이 표현은 러시아를 종전 여부와 무관한 구조적 위협으로 규정한 것으로, 앞선 NATO 문서의 대러 인식을 이어받은 것이다. 선언문에 따르면 동맹은 2026년 우크라이나에 700억 유로(한화 약 125조 원) 규모의 군사장비·지원·훈련을 공약하고, 2027년에도 최소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 700억 유로(한화 약 125조 원)는 전액 신규 자금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European Pravda와 The Kyiv Post는 이 금액이 유럽연합(EU)의 900억 유로 대우크라이나 대출 가운데 국방 부분(2026년 약 283억 유로)과, 유럽 NATO 회원국·캐나다의 기존 양자 군사지원 공약을 합산한 총액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약은 미국을 제외한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가 부담하며, 선언문은 각국별 분담 방식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영국 안보 전문 싱크탱크 RUSI는 앙카라 정상회의를 앞두고 NATO 문안이 러시아를 “장기 위협”으로 기술하고,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가 미국과 함께 방위 책임을 더 크게 부담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NATO 공식 개요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NA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긴급 방어 수요를 충족하고 군사지원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기 무기 지원을 넘어, 방위산업 생산능력과 조달 체계를 동맹 차원에서 재조정하는 의제로 이어졌다. 7월 7일 열린 NATO 방위산업 포럼은 transatlantic defence production, investment and innovation을 중심 의제로 내세웠다.

 

미국 통신사 AP는 앙카라 정상회의가 NATO 5조 집단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유럽·캐나다의 방위비 확대, 미국과 동맹국 간 부담 배분 문제를 다뤘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The Guardian은 정상회의 직전 러시아가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에 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해 최소 21명이 사망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방공망과 패트리엇 요격체계 부족 문제가 정상회의의 긴급 배경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앙카라 회의는 외교 일정이 아니라, 러시아의 장기전 수행 능력과 NATO의 방위산업 재구축 능력을 맞물려 다룬 회의가 됐다.

 

정상회의 현장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전쟁 종식, 방공, 드론 협력, 향후 미국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다만 알자지라 등 외신은 이번 정상회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유권 발언과 이란·유럽 동맹국을 겨냥한 비판으로 상당 부분 가려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에 NATO가 협조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덴마크·이탈리아 등 동맹국과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었다. NATO는 2025년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가 핵심 국방투자를 1,390억 달러 이상 늘렸다고 밝혔으나, 방위비 분담과 대미 관계를 둘러싼 동맹 내부의 긴장은 정상회의에서도 드러났다.

 

앙카라 NATO 정상회의의 핵심은 NATO가 러시아를 전쟁 종료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적 전략위협으로 규정하고, 그에 맞춰 우크라이나 지원과 방위산업 확대를 하나의 구조적 의제로 묶었다는 점이다. 한국의 방산·공급망 외교나 한-우크라이나 관계 등 한국과의 접점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로 확인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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