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바스보다 케피르? 러시아 여름 식탁의 변화와 아이스크림 시장의 한파
러시아의 여름 음식은 오크로시카, 크바스, 아이스크림으로 대표된다. 그러나 2026년 관련 소비지표를 보면 전통 자체가 사라진다기보다 조리법과 구매 방식이 빠르게 분화하고 있다. 오크로시카는 크바스와 케피르를 둘러싼 오래된 취향 경쟁을 넘어 물·아이란·육수 등 다양한 베이스로 확장됐고, 크바스와 아이스크림 시장은 가격상승과 변덕스러운 날씨, 소비위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 음식 플랫폼 Food.ru와 유통업체 퍄테로치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오크로시카 조리법 조회 수는 44만 회를 넘었다. 케피르를 사용한 조리법이 약 11만 6,000회로 크바스 조리법 약 7만 8,000회보다 많았다. 2026년 초에는 전체 조회 수가 약 2만 2,000회였는데, 물을 사용한 조리법이 약 5,000회, 크바스 3,000회, 케피르 1,000회 순으로 집계됐다. 계절 초반의 제한된 표본이지만, 소비자가 전통적인 양자택일보다 가볍고 변형이 쉬운 조리법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조사에서는 전통적인 크바스 선호가 여전히 우세했다. 러시아 구인·여론조사 플랫폼 SuperJob의 성인 조사에서 오크로시카를 크바스에 말아 먹는다는 응답은 40%, 케피르는 18%였다. 23%는 오크로시카 자체를 먹지 않는다고 답했다. 남성의 크바스 선호는 41%, 여성은 39%로 큰 차이가 없었다. 조리법 검색에서는 케피르와 물이 두드러지고, 실제 선호조사에서는 크바스가 앞서는 것은 가정별 조리습관과 온라인 검색행동이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크바스 판매는 2026년 초여름 약세를 보였다. 러시아 경제매체 RBC가 결제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6월 상반기 스타브로폴 변경주의 크바스 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다. 중간가격은 129루블(한화 약 2,560원)로 12% 올랐다. 크라스노다르 변경주는 구매가 19% 감소하고 중간가격이 120루블(한화 약 2,380원)로 9% 상승했으며, 로스토프주는 구매가 20% 줄고 가격은 125루블(한화 약 2,480원)로 9% 올랐다.
러시아 주스·물·음료 생산자연합(Союзнапитки, 소유즈나피트키)이 집계한 2025년 4월~2026년 4월 크바스의 실물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금액 기준으로는 변동 없어, 더 비싼 제품을 더 적게 구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알라 안드레예바(Alla Andreeva) 연합 대표는 2025년부터 무알코올 발효음료 크바스에 부과된 소비세(акциз)를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크바스는 이 시장에서 금액 기준 5% 비중을 차지한다. 소매분석가들은 여기에 2026년 초여름 남부지역의 비와 낮은 기온이 겹치며 계절성 음료 판매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제품의 품질 차이도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 러시아 품질감독기관 로스카체스트보는 시중 크바스 30개 브랜드를 26개 품질·안전 항목으로 검사한 바 있다. 크바스라는 명칭을 쓰더라도 발효 방식, 당 함량, 향료 사용, 저장성이 제품마다 달라 소비자가 성분표와 제조방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아이스크림 시장은 더 뚜렷한 둔화를 겪고 있다. 러시아 유제품 전문매체 Milknews가 업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3월 러시아 아이스크림 생산량은 10만 8,40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비량은 4만 6,900톤으로 25.6% 줄었다. 생산업체가 계절 수요를 앞두고 재고를 줄이는 한편(3월 초 재고는 전년보다 낮은 수준), 소비자의 구매빈도도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Milknews는 러시아 아이스크림제조업자연합(Союз мороженщиков России)이 밝힌 1분기 감소폭(12~15%)과도 대체로 일치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아이스크림제조업자연합의 나탈리야 웃키나(Natalia Utkina) 부대표는 높은 금리, 수요 약화,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중소업체의 퇴출과 시장통합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웃키나 부대표는 대출금리 부담으로 업체들이 성수기 대비 재고를 줄이고 잘 팔리는 품목 위주로 라인업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2025년 8월 소매판매가 전년보다 22% 줄었다는 결제자료도 있다. 해당 자료에서 판매 브랜드 수는 838개에서 755개, 생산업체는 155개에서 147개로 감소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러시아 아이스크림 시장의 기반은 여전히 크다. 러시아 유제품생산자연합(Союзмолоко)의 아르템 벨로프(Artem Belov) 대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소비는 50만 톤을 넘어 1인당 약 3㎏에 달했다. 다만 아이스크림은 기온과 강수량에 매우 민감하고, 가격상승기에 충동구매가 먼저 줄어드는 상품이다. 따라서 연간 생산능력이 유지되더라도 서늘한 여름이나 실질소득 압박이 나타나면 판매량은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2026년 러시아 여름 식문화의 핵심은 전통음식의 쇠퇴가 아니라 소비의 세분화다. 오크로시카는 크바스와 케피르를 넘어 다양한 조리법으로 확장되고, 크바스는 세금과 날씨, 아이스크림은 가격과 소비심리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전통적인 여름 음식이 문화적 상징으로 남아 있는 것과 관련 산업의 판매가 성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 통계에서 확인된다.
출처
- Food.ru·Pyaterochka, 오크로시카 조리법 검색자료, 2026-06, Kubanskie Novosti 재인용, https://kubnews.ru/obshchestvo/2026/06/03/kefir-kvas-ili-voda-kak-menyayutsya-predpochteniya-rossiyan-v-retseptakh-okroshki/
- Milknews, "Рынок мороженого: аналитика за первый квартал 2026 года," 2026-05-27, https://milknews.ru/analitika-rinka-moloka/morozhenoe-analitika-aprel-26.html
- Vedomosti, "Снижение спроса и дорогие кредиты ударили по выпуску мороженого," 2026-06-15, https://www.vedomosti.ru/business/articles/2026/06/15/1205734-snizhenie-sprosa-i-dorogie-krediti-udarili-po-vipusku-morozhenogo
- RBC Companies, "За год цены на мороженое выросли, а продажи упали на 22–23%," 2025-09, https://companies.rbc.ru/news/8EEuPt40xo/za-god-tsenyi-na-morozhenoe-vyirosli-a-prodazhi-upali-na-22-23/
- RBC Industries, "Россияне стали есть больше мороженого," 2024-07-26, https://www.rbc.ru/industries/news/66a0b9ab9a7947309d4e0856
- RBC Kavkaz, "Продажи кваса на юге России снизились в начале лета," 2026-06-30, https://kavkaz.rbc.ru/kavkaz/freenews/6a4287839a7947fe052693fe
- Interfax, "Отраслевой союз зафиксировал снижение продаж кваса за год на 19% после введения акциза," 2026-06-24, https://www.interfax.ru/business/1097964
- Roskachestvo, "Роскачество представило результаты исследования кваса," https://roskachestvo.gov.ru/news/roskachestvo-predstavilo-rezultaty-issledovaniya-kvasa-/
- SuperJob, "Квас или кефир: россияне рассказали, с чем едят окрошку," 2025, https://www.superjob.ru/research/articles/115353/kvas-ili-kef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