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시험하는 중앙아시아 전력망, 냉방 수요와 지역협력의 여름
중앙아시아의 여름은 40도를 넘는 폭염과 함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다. 냉방 부하가 겨울 난방 부하에 맞먹거나 이를 넘어서면서, 각국은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물·전력의 계절적 조정을 지역협력 과제로 다루고 있다. 세계은행이 승인한 역내 전력시장 통합사업과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의 여름철 물·전력 의정서가 그 배경에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여름철 전력 수요가 이미 겨울 최고치를 넘어섰다. 우즈베키스탄 에너지부와 국가급전센터에 따르면 2025년 7월 폭염(7월 16~21일) 기간에 전력 소비와 계통부하가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18일 하루 소비량은 2억 7,260만 kWh로 겨울 최고치(2억 7,180만 kWh)와 여름 종전 기록(2억 5,330만 kWh)을 모두 넘었다. 7월 21일 오후 5시 계통부하는 13.3GW로 겨울 최대치 12.5GW와 2024년 7월의 11.8GW를 크게 웃돌았다. 수요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수도 타슈켄트로, 하루 소비가 3,240만 kWh(종전 3,050만 kWh)에 이르러 전년 대비 약 33% 늘었다.
전력 공급 구조도 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2025년 7월 태양광·풍력으로 12억 4,600만 kWh를 생산해 월간 전체 발전량의 17%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태양광 7억 6,090만 kWh, 풍력 4억 8,540만 kWh). 현재 태양광 11곳, 풍력 4곳이 가동 중이며 합산 설비용량은 4,119MW다. 2026년 1~5월 전체 발전량은 361억 6,000만 kWh로 전년 동기보다 3.1% 늘었으나, 대형 발전소의 발전은 줄고 소규모 사업자의 발전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 변화가 나타났다(우즈베키스탄 통계위원회 기준). 이는 분산형·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카자흐스탄은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가 모두 계통에 부담을 준다. 카자흐스탄 계통운영사 KEGOC에 따르면 2025년 전력 소비는 1,246억 kWh로 전년보다 3.8% 늘었고, 발전은 1,231억 kWh로 4.4% 증가했다. 최대수요는 12월 18일 17,724MW를 기록했고 최대발전은 17,273MW로, 수요가 발전을 451MW 웃돌았다. 나비 아이트자노프(Nabi Aitzhanov) KEGOC 이사회 의장은 소비와 최대부하 증가가 계통에 높은 규율과 기술적 대비, 국가전력망의 체계적 발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발전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부족을 겪고 있으며, 가을·겨울철에는 러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으로부터 전력을 수입해 부족분을 메워왔다.
카자흐스탄의 설비 확충도 진행 중이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총 설비용량은 2025년 25.3GW에서 26.7GW로 늘었고, 정부는 2027년까지 전력 자급을 달성하고 수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발전 구성은 석탄이 51.4%로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가스(25.6%)와 재생에너지(13.5%)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여름 냉방과 겨울 난방 수요가 모두 높은 이중 부담 속에서 신규 발전소와 송전망 건설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지역 차원의 해법으로는 세계은행의 REMIT 사업이 주목된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2026년 1월 22일 중앙아시아 최초의 역내 전력시장 조성을 위한 '역내 전력시장 상호연결·거래(REMIT)' 사업을 승인했다. 10년에 걸쳐 3단계로 추진되는 이 사업의 총 예정 재원은 10억 1,800만 달러(한화 약 1조 5,270억 원)다. 사업은 향후 10년간 역내 전력거래를 연 1만 5,000GWh 이상으로 늘리고, 송전용량을 3배 이상인 16GW로 확대하며, 최대 9GW의 청정에너지를 계통에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지 벤하신(Najy Benhassine) 세계은행 중앙아시아 지역국장은 역내 통합이 더 균형 있고 회복력 있는 전력체계를 지원해 정전을 줄이고 가계·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앙아시아의 역내 전력거래는 전체 수요의 약 3%, 재생에너지는 발전의 약 4%에 불과하다. REMIT는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의 수력,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의 화력, 역내 전역의 태양광·풍력 잠재력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세계은행은 전력 연결성과 거래 확대로 2050년까지 최대 150억 달러의 경제적 편익이 창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름철 물·전력 조정은 상류국과 하류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여름 관개기에 토크토굴 저수지에서 물을 방류하면 수력발전이 늘지만, 겨울 난방철에는 발전을 위해 물을 방류해야 해 여름 관개용수가 부족해질 수 있다. 이를 조정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4월까지 키르기스스탄에 15억 6,000만 kWh 이상의 전력을 공급해, 키르기스스탄이 겨울철 난방용 방류를 줄이고 여름 관개용수를 저수지에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정은 2026년에도 이어졌다.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물·에너지 담당 부처는 2026년 6월 20일 비슈케크에서 회의를 열고, 2026년 여름철(7~8월) 물·에너지 공급을 조정하는 공동 의정서에 서명했다. 앞서 5월 타슈켄트 회의에서는 초여름 관개기 방류 일정을 담은 3국 의정서가 체결됐다. 이 조정은 상류의 수력자원과 하류의 관개·냉방 수요를 계절별로 맞추려는 역내 물·에너지 균형 메커니즘의 일부다.
중앙아시아의 폭염과 전력 문제는 단일 국가의 발전설비 확충만으로 풀기 어렵다. 냉방 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발전 다변화(석탄 축소·가스·재생에너지 확대), 송전망 확충, 물·전력의 계절적 조정, 역내 전력시장 통합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REMIT와 3국 물·에너지 의정서는 이 방향을 제도화하려는 시도이며, 실제 성과는 송전 인프라 건설과 각국의 이행 의지, 기후변화에 따른 수문·기온 변동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
출처
- Kun.uz, "Power demand surges past winter highs as heat grips Uzbekistan," 2025-07-23, https://kun.uz/en/news/2025/07/23/power-demand-surges-past-winter-highs-as-heat-grips-uzbekistan
- Kun.uz, "Green energy accounts for 17% of July electricity output in Uzbekistan," 2025-08-06, https://kun.uz/en/news/2025/08/06/green-energy-accounts-for-17-of-july-electricity-output-in-uzbekistan
- UzDaily, "Uzbekistan Generates Over 35.5 Billion kWh of Electricity in First Five Months of 2025," 2025-06-24, https://www.uzdaily.uz/en/uzbekistan-generates-over-355-billion-kwh-of-electricity-in-first-five-months-of-2025/
- KEGOC, "KEGOC reviews 2025 performance and sets key objectives for 2026," 2026-03-03, https://www.kegoc.kz/en/press-center/press-releases/167957/
- Qazinform, "Kazakhstan on track for full electric power self-sufficiency by 2027," 2026-01-14, https://qazinform.com/news/-1e345e
- The Times of Central Asia, "Kazakhstan Aims to Eliminate Energy Deficit and Begin Electricity Exports by 2027," 2026-01-15, https://timesca.com/kazakhstan-aims-to-eliminate-energy-deficit-and-begin-electricity-exports-by-2027/
- World Bank, "World Bank Supports Central Asia's First Regional Electricity Market...," 2026-01-22, https://www.worldbank.org/en/news/press-release/2026/01/22/central-asia-regional-electricity-market-interconnectivity-and-trade-program
- Gazeta.uz, "Central Asia to launch first regional electricity market," 2026-01-24, https://www.gazeta.uz/en/2026/01/24/energy-market-central-asia/
- Trend, "Uzbekistan, Kazakhstan, Kyrgyzstan sign summer water-energy supply protocol," 2026-06-20, https://www.trend.az/business/green-economy/4200011.html
- Qazinform, "Central Asian countries approve irrigation water supply schedules ahead of summer season," 2026-05-08, https://qazinform.com/news/central-asian-countries-approve-irrigation-water-supply-schedules-ahead-of-summer-season-65add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