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의 여름 식탁… 폭염을 이겨내는 전통 음식
여름 기온이 오르면 유라시아의 식탁에서는 뜨거운 육수와 기름진 고기 요리 대신 차갑고 산미가 있는 수프와 발효유 음료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러시아의 오크로시카, 중앙아시아의 찰롭, 아제르바이잔의 도브가, 조지아의 마츠오니, 카프카스와 중앙아시아 전역의 아이란·탄은 서로 다른 식문화에서 발전했지만, 발효와 허브, 수분이 많은 채소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은 오크로시카다. 잘게 썬 오이와 무, 감자, 삶은 달걀, 허브, 고기나 소시지에 크바스 또는 케피르를 붓는다. 러시아 문화·생활 전문 매체 Russia Beyond는 오크로시카가 크바스뿐 아니라 탄과 아이란, 탄산수 등으로도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지역과 가정에 따라 재료와 국물이 달라지는 음식인 셈이다.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 널리 먹는 찰롭은 발효유에 물을 섞고 오이, 딜, 고수, 파 등 향채를 넣는 차가운 수프다.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발효유·채소 수프를 볼 수 있다. 고온 건조한 여름에 조리 시간이 짧고 차게 먹기 쉬우며, 빵이나 가벼운 고기 요리와 함께 한 끼를 구성한다.
남캅카스의 여름 식탁에도 발효유가 중심에 놓인다. 아제르바이잔의 도브가는 요거트와 여러 종류의 허브, 쌀이나 병아리콩을 넣어 만들며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먹는다. 차가운 수프가 주를 이루는 다른 음식들과 달리 온·냉을 모두 즐긴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제르바이잔 관광청은 간자 지역 도브가가 최소 일곱 종류의 허브를 사용하는 것으로 소개한다. 조지아의 마츠오니는 우유를 발효시킨 식품으로, 차게 먹거나 수프와 소스의 바탕으로 활용된다.
아이란과 탄은 국가별 제조법과 염도에 차이가 있지만, 발효유를 물과 섞어 마시는 음료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고기와 밀가루 음식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식사의 무게를 덜어주는 역할도 한다. 다만 짠 제품은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어 물을 완전히 대신하는 음료로 보기는 어렵다.
유라시아 여름 음식들의 핵심은 의학적 효능보다 생활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여름에 구하기 쉬운 오이와 허브를 쓰고, 장시간 불을 사용하지 않으며, 차갑고 산뜻한 맛으로 식욕을 돋운다. 전통 음식은 지역의 기후와 농업, 저장 방식이 결합해 만들어진 생활문화다.
최근에는 전통 조리법도 도시 소비시장에 맞춰 변하고 있다. 오크로시카는 크바스·케피르·탄 가운데 국물을 선택하는 음식점이 늘었고, 아이란과 탄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병입 음료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여름 식탁이 가정식에서 외식·소매시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출처
- Azerbaijan Travel, Experience Ganja's local cuisine, 2026-07-12 조회, https://azerbaijan.travel/experience-ganjas-local-cuisine
- Georgia Travel, Matsoni, 2026-07-12 조회, https://georgia.travel/matsoni
- Russia Beyond, 7 summer cold soups from Russia, 2021-07-08, https://www.rbth.com/russian-kitchen/333990-summer-cold-soups-russia
- Russia Beyond, How to make Soviet-style okroshka soup, 2020-08-05, https://www.rbth.com/russian-kitchen/332522-soviet-style-okroshka-soup-recipe
- Russia Beyond, Kvas: Russia's love for black bread in a bottle, 2015-07-24, https://www.rbth.com/arts/2015/07/24/kvas_russias_love_for_black_bread_in_a_bottle_480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