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26년 상반기 에어컨 판매 2~3배 급증… 120만~140만 대 판매 기록
2026년 여름 폭염 전망이 러시아 냉방기기 시장을 사상 최대 호황으로 이끌었다. 상반기에만 에어컨 120만~140만 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의 2~3배를 기록했다. 예년 성장률이 10~25%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다만 이 급증은 지난해의 부진을 되메운 성격이 크고, 폭염 예보에 수요가 앞당겨 몰린 결과이기도 하다.
2026년 상반기 판매 120만~140만 대, 증가율 100~200%
유통업체 마르벨 디스트리부치야가 이즈베스티야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러시아에서 판매된 에어컨은 모든 모델을 합쳐 120만~140만 대다. 전년 동기보다 100~200% 늘어난 규모로, 업계는 이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종전까지 이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10~25% 범위였다.
시장은 뚜렷한 사이클을 그려왔다. 2024년에는 무더위와 소비 여력, 신규 주택 공급, 노후 설비 교체가 겹치며 금액 기준으로 46% 성장했다. 반면 2025년은 서늘한 여름 탓에 판매가 약 25% 감소했고, 유통업체 창고에는 100만~200만 대의 재고가 쌓였다. 2026년 상반기의 급증은 이 공백을 사실상 메운 셈이다.
라리사 세니나 마르벨 디스트리부치야 담당자는 이상 고온의 봄과 극심한 더위 예보가 수요를 촉발했으며, 여기에 지난해 미뤄둔 수요와 노후 에어컨의 대규모 교체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작용했다. 장비와 설치비가 성수기에 오르기 전에 가격을 고정하려는 구매가 몰렸다는 것이다.
온라인이 성장을 주도…와일드베리즈 스플릿 +150%
판매 채널에서는 온라인이 오프라인 소매를 앞질렀다. 마켓플레이스 와일드베리즈에서 스플릿 시스템 판매는 수량 기준으로 150% 이상 늘었고, 진열된 모델 수도 77% 증가했다. 상품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평균 구매단가는 오히려 6% 낮아졌다.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 중고 플랫폼 아비토에서 에어컨 거래는 31% 늘었으며, 설치가 필요 없는 이동식 모델이 59%, 스플릿 시스템이 17% 증가했다. 아비토 측은 중고 구매가 평균 30~40%를 절약하면서도 주요 기능을 갖춘 제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제품군별로는 에너지 효율과 저소음을 앞세운 인버터 에어컨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신축 아파트와 교외주택 수요를 겨냥한 멀티스플릿 시스템도 늘었다.
냉방기기 외의 공기 관련 가전으로도 수요가 번졌다. 가전 유통업체 엠비데오는 연초부터 6월 중순까지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의 판매가 수량 기준 50.6%, 금액 기준 33% 늘었다고 밝혔다. 일부 주간에는 증가율이 70%에 근접했다. 소비자가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미세먼지·알레르기 유발물질 제거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남부에서 북서부로 넓어진 수요 지도
수요의 지역 분포도 달라졌다. 모바일 리서치 그룹의 엘다르 무르타진 수석분석가는 과거 냉방기기 수요가 크지 않던 지역에서도 설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레닌그라드주의 에어컨 판매는 1년 새 약 2배로 늘었고, 러시아 북서부 전반에서 증가세가 확인된다. 여름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크라스노다르 변경주 등 남부의 높은 수요도 유지되고 있다.
무르타진 분석가는 이를 폭염 예보뿐 아니라 기후변화의 결과로 해석했다. 냉방기기가 남부의 필수품에서 전국적인 주거 기본설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여행이나 자동차 구입 같은 대규모 지출을 미룬 소비자가 예산을 주거환경 개선으로 돌리는 흐름도 겹쳤다.
폭염 특수의 이면: 설치 인력과 재고
판매 급증은 유통과 시공에 부담도 남긴다. 에어컨은 설치 기사가 병목이 되는 상품이다. 시장이 과열되면 검증되지 않은 시공팀이 대거 유입돼 배관·전원 시공 오류와 냉매 누출이 늘고, 이후 소매·서비스·소비자 간 보증 분쟁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수요가 날씨에 좌우된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2025년 사례처럼 예보가 빗나가거나 더위가 짧게 끝나면 계절 재고가 그대로 남는다. 업계에서는 2026년 이후 가정용 냉방기기 수요가 신규 설치보다 기존 설비의 교체에 점차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2026년 여름 소비시장은 '폭염으로 모든 관련 품목이 일률적으로 성장한다'기보다, 기온이 급등한 시점과 지역에 주문이 집중되는 시장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냉방기기와 생수, 아이스크림, 배달식품은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실제 구매를 좌우하는 것은 가격과 설치 가능 여부, 배송 속도다.
출처
- Известия, В РФ рекордно выросли продажи кондиционеров, 2026.06.25, https://iz.ru/2121103/valerii-kodachigov/v-rf-rekordno-vyrosli-prodazhi-kondicionerov
- Retail.ru, Продажи кондиционеров в России выросли в три раза в первом полугодии 2026 года, 2026.06.25, https://www.retail.ru/news/prodazhi-konditsionerov-v-rossii-vyrosli-v-tri-raza-v-pervom-polugodii-2026-goda-25-iyunya-2026-279207/
- New Retail, Спрос на кондиционеры в России вырос вдвое, 2026.06, https://new-retail.ru/novosti/retail/spros_na_konditsionery_v_rossii_vyros_vdvoe/
- С.О.К., Рынок кондиционеров в России: итоги 2025 и прогноз 2026, 2026, https://www.c-o-k.ru/articles/rynok-kondicionerov-v-rossii-itogi-2025-i-prognoz-2026
- RBC, Гидрометцентр: Москву в начале июля накроет сильная жара, 2026.06.29, https://www.rbc.ru/society/29/06/2026/6a4258279a794776092cd7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