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화

러시아 내 노동·장기 체류 외국인, 새 휴대폰 의무 구매해야 하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16. 20:20

2026년 7월 15일 이고르 주보프(Igor Zubov) 내무부 국무서기 겸 차관은 연방평의회(상원) 국제문제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노동 목적이나 장기 체류 목적으로 러시아에 들어오는 이주민이 등록할 때 전자 프로필이 연계된 휴대전화를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을 향후 이민관리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만 관련 법안과 시행령은 공개되지 않았고, 기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 별도 단말기를 새로 사야 하는지, 러시아 전화번호 개통을 뜻하는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주보프 차관은 해당 기기를 통해 관계 기관이 대상 이주민의 위치와 체류 상황을 확인하고, 등록된 거주지나 체류지를 당국의 관리 밖에서 변경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기를 일방적 위치 확인 수단뿐 아니라 당국과 외국인 사이의 통보 채널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류기간이나 서류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알림을 보내고, 관계 기관 방문이 필요한 경우 이를 전달해 외국인이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절차를 놓치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전자 프로필'은 이미 가동…휴대전화 구상은 다음 단계

주보프 차관이 말한 전자 프로필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25년 7월 9일 대통령령 제467호를 통해 국가정보자원인 '외국인 시민 디지털 프로필' 구축을 지시했고, 내무부가 2026년 6월 30일까지 이를 구축하도록 했다. 러시아 정부는 2026년 6월 12일 정부령 제735호로 데이터 구성과 형성·운영·접근 규칙을 확정했으며, 이 규정은 6월 30일부터 발효됐다.

 

디지털 프로필에는 내무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보유한 외국인의 신원·여권·비자·입출국·이민등록·체류자격·취업·발급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통합된다. 정부령은 관계 기관의 전산 준비 상황에 따라 정보를 순차적으로 연결하도록 했다. 규정에는 통합전자신원인증체계(ЕСИА)의 식별정보도 포함되며, 이는 러시아 전자행정 서비스인 고수슬루기(Госуслуги)의 인증 기반으로 활용된다. 다만 고수슬루기는 위치를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전자행정과 전자신원 인증을 위한 플랫폼이다.

 

따라서 주보프의 발언은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처음 만들겠다는 제안이라기보다, 이미 구축된 중앙정보자원에 개인 휴대전화와 위치정보·통보 기능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전자 프로필 자체는 이미 제도화됐지만, 이를 특정 단말기와 상시 연결하는 방식은 아직 별도 정책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존 디지털 이민관리 체계와의 연결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이민행정의 디지털화를 여러 갈래로 진행해 왔다. 무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RuID 애플리케이션은 입국 전 신청서 제출과 생체정보 등록, 디지털 프로필 형성을 담당한다. 국경에서의 생체정보 수집 실험은 2024년 12월 1일 모스크바권 공항 등에서 시작됐고, 이후 앱을 통한 데이터 제출 단계로 확대됐다. 외국인의 SIM 카드 개통 과정에서도 신원 확인과 생체정보 등록이 단계적으로 강화됐다.

 

주보프 차관의 발언은 이러한 기존 인증·등록 체계와 디지털 프로필을 휴대전화를 통해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구현 방식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기술적 참고 사례: 모스크바권 '아미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때 참고할 만한 선례는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에서 시행 중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미나(Амина)'다. 러시아는 2025년 5월 연방법 제121호를 제정해 수도권에서 외국인 이민등록을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하는 4년(2025.9.1~2029.9.1) 실험을 도입했고, 2025년 9월 1일부터 일정 범주의 무비자 입국 노동 이주민에게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등록과 위치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외국인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위치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이므로, 전자 프로필과 휴대전화의 기술적 연계 자체는 이미 상당 부분 시험되고 있다.

 

다만 주보프 차관은 이번 발언에서 아미나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내무부도 이번 휴대전화 구상이 아미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제도라고 공식 설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아미나는 기술적 참고 사례로 볼 수는 있어도 이번 구상과 동일한 제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점을 전제하면, 주보프 구상의 핵심 난점은 위치 추적 기술의 개발보다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 넓히고 어떤 법적 의무와 제재를 둘 것인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앱을 다른 지역·체류자격으로 확대하고 디지털 프로필에 연결하는 방식이라면 기술적 진입장벽은 비교적 낮다. 반면 모든 장기 체류자에게 별도의 지정 단말기를 구매하도록 요구하면 단말기 공급, 비용 부담, 고장·분실·교체, 배터리 방전, 통신요금, 운영체제 호환성 같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휴대전화 구매'가 새 스마트폰 구매를 뜻하는지는 불명확

주보프 차관은 문자 그대로 휴대전화를 '구매해야 한다'고 표현했지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다음을 구분할 수 없다.

  • 별도의 새 단말기를 구매해야 하는지
  • 기존 스마트폰에 지정 앱을 설치하는 방식인지
  • 러시아 전화번호나 SIM 카드를 새로 개통하는 방식인지
  • 대상이 모든 외국인인지, 노동·장기체류 이주민으로 한정되는지
  • 시행 시기와 비용 부담 주체

실제 정책으로 만들 때는 기존 단말기를 인정하는 방식이 비용과 행정 부담이 가장 적다. 이미 아미나가 개인 소유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별도 단말기 구매를 요구하면 휴대전화 두 대를 상시 소지해야 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저소득 노동 이주민에게 비용을 전가한다는 논란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러시아에 입국하는 외국인이 모두 새 휴대전화를 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주보프가 주로 언급한 대상도 관광객이나 단기 방문객 전체가 아니라 노동 목적 또는 장기 체류 목적의 이주민이었다.

 

법률·개인정보 쟁점이 전국 확대의 핵심 변수

러시아의 현행 이민등록법은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의 이동과 체류지 선택에 관한 헌법상 권리를 전제로 절차를 규정한다. 위치정보를 상시 수집하고, 기기 미소지나 위치 전송 중단을 체류상 불이익과 연결하려면 대상, 수집 주기, 보관 기간, 접근 권한, 오류 정정, 예외 사유와 제재를 법률이나 하위 규정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휴대전화 위치정보는 실제 사람의 위치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다. 기기를 집에 두거나 다른 사람이 소지할 수 있고, 통신 음영지역과 GPS 오류, 단말기 고장, 운영체제의 백그라운드 제한 때문에 위치 전송이 끊길 수 있다. 휴대전화 데이터는 이동 경로를 대규모로 분석하는 데 유용하지만, 개별 사용자의 실제 행위를 자동으로 확정하는 증거로 사용하려면 오류 가능성을 보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정보보안 문제도 남는다. 외국인 디지털 프로필은 여러 국가기관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한데 모으는 구조다. 여기에 실시간 또는 주기적 위치정보까지 결합하면 계정 탈취, 단말기 분실, 내부자 오남용과 데이터 유출의 피해 범위가 커질 수 있다. 정부령 제735호는 정보 제공 기관과 접근 규칙을 정하고 있지만, 주보프가 제시한 휴대전화 연계 방식에 적용될 별도의 기술·보안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술적 가능성은 높지만 제도 형태는 미확정

주보프 구상의 실현 가능성은 기술과 제도를 나눠 평가해야 한다. 외국인 디지털 프로필이 이미 가동됐고, 고수슬루기·ЕСИА·RuID·외국인 SIM 등록제 등 기존 제도가 갖춰져 있으며, 수도권에서 위치정보 애플리케이션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앱을 활용한 확대는 기술적으로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정부가 이민행정의 디지털화와 내무부 중심의 통합관리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정책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그러나 모든 노동·장기 체류 이주민에게 새 휴대전화 구매를 강제하는 방안은 현재 확인된 정책 문서가 없다. 적용 대상과 비용, 개인정보 보호, 단말기 관리, 통신 장애와 오류에 따른 불이익 처리까지 정해야 하므로, 단일 발언만으로 곧바로 시행될 단계는 아니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모스크바권 아미나와 유사한 앱 기반 제도를 다른 지역과 체류자격으로 확대하고, 이를 국가정보자원인 외국인 디지털 프로필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정 단말기 구매 의무가 실제 입법안으로 구체화될지는 향후 내무부 법안, 정부령 또는 전국 단위 디지털 이민등록 계획이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다.

 

출처

  • Президент России, 「Указ Президент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от 09.07.2025 № 467 "О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м информационном ресурсе 'Цифровой профиль иностранного гражданина'"」, 2025.07.09, http://www.kremlin.ru/acts/bank/52130
  • Правительство России, 「Постановление Правительств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от 12.06.2026 № 735」, 2026.06.12, https://government.ru/docs/all/165123/
  •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Дума, 「В Москве и Московской области внедряется эксперимент по дополнительному контролю и учету мигрантов」, 2025.05.20, https://duma.gov.ru/news/61435/
  • Российская газета, 「Для мигрантов, прибывающих в столичный регион, вводят новый сервис 'Амина'」, 2025.08.26, https://rg.ru/2025/08/26/aminu-znaesh.html
  • РБК, 「Мигрантов обяжут покупать телефон при приезде в Россию」, 2026.07.15, https://www.rbc.ru/society/15/07/2026/6a578a209a7947629bc835ce
  • РИА Новости, 「Мигрантов обяжут приобретать телефон при приезде в Россию」, 2026.07.15, https://ria.ru/20260715/mvd-2105038599.html
  • Коммерсантъ, 「МВД: мигрантов обяжут покупать телефоны」, 2026.07.15, https://www.kommersant.ru/doc/8815827
  • Фергана, 「МВД России: каждый приезжающий мигрант будет обязан приобрести телефон с электронным профилем」, 2026.07.15, https://fergana.agency/news/147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