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항만에서 전력·전자통관까지…중앙아시아 연결망, ‘건설’에서 ‘운영 통합’으로
2026년 7월 24일 카자흐스탄 악타우(Aktau)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정부 대표단은 철도 수송능력 확대와 산업·지역 간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같은 주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정부 대표단도 전력 공급·통과 및 수자원·에너지 협력을 논의했으며 투르크메니스탄은 투르크멘바시항에서 전자 국제도로운송장 체계인 eTIR 시범운송을 진행했다. 세 사안은 서로 다른 분야에 속하지만, 중앙아시아 연결망이 도로·철도·항만을 새로 건설하는 단계에서 국가 간 운영규칙과 전력계통, 통관정보를 맞추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철도 수송능력 3,500만 톤에서 6,000만 톤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제23차 정부간공동위원회와 제1차 지역지도자협의회를 계기로 800억 텡게가 넘는 지역·상업 문서를 체결했다. 7월 중순 환율인 1 텡게당 약 3.17원을 적용하면 약 2,530억 원이다. 다만 이 금액에는 상업계약뿐 아니라 협력 양해각서가 함께 포함돼 있어 전액을 확정 투자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양국 정부가 제시한 운송 지표는 보다 구체적이다. 2025년 양국 간 철도 화물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3,230만 톤이었으며, 양국은 주요 철도회랑의 처리능력을 연간 3,500만 톤에서 6,000만 톤으로 확대하는 공동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우즈베키스탄 화물을 악타우·쿠릭항을 거쳐 카프카스와 튀르키예, 유럽으로 보내는 경로를 넓히려 한다. 악타우와 쿠릭항의 합산 처리능력은 연간 2,200만 톤으로 제시됐고, 악타우 컨테이너 허브는 1단계 연 14만 TEU에서 2027~2028년 24만 TEU까지 확대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계획상 처리능력 확대가 실제 운송시간 단축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국경검문, 철도차량 교환, 카스피해 선박 배치, 항만 수심과 기상, 카프카스 구간의 병목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 따라서 ‘6,000만 톤’은 현재 실적이 아니라 공동행동계획이 지향하는 회랑 처리능력이다.
전력과 물은 거래량보다 계통 운영이 핵심
7월 23일 아스타나에서 알틴베크 리스베코프 키르기스스탄 에너지부 장관과 예를란 아켄제노프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전력 공급과 제3국을 거치는 전력 통과, 양국 전력계통의 운전방식, 지역 수자원·에너지 협력을 논의했다. 공개된 발표에는 공급량, 가격, 계약기간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신규 전력계약 체결로 단정하기보다 기존 합의의 이행조건을 조율한 협의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키르기스스탄은 겨울철 전력 부족을 보완하면서도 토크토굴 저수지의 물을 관개철까지 보존해야 한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상류국의 방류량에 영향을 받는 동시에 키르기스스탄에 전력을 공급하거나 자국 전력망을 통한 통과를 허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앙아시아의 전력 거래는 단순한 수입·수출보다 계절별 물 방류와 계통 안정, 송전손실을 함께 조정하는 문제다.
eTIR 시범운송, 종이 없는 회랑의 첫 단계
투르크메니스탄 세관당국은 7월 22~24일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지원을 받아 투르크멘바시 국제항에서 eTIR 시범운송을 실시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 출발한 화물이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자자료 교환이 시험됐다. eTIR은 종이 TIR 카르네를 전자정보로 대체해 세관 간 자료를 사전에 공유하고 보증정보를 확인하는 체계다.
다만 시범운송 한두 건이 회랑 전체의 전자통관 완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참여국 세관시스템의 상호연결, 운송업체 등록, 전자보증 처리, 국경검문소 교육과 비상상황에서의 대체절차가 모두 갖춰져야 상시 운용이 가능하다. UNECE의 2026년 이행계획에서도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은 회랑별 연결을 확대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최근의 변화는 중앙아시아 연결성이 ‘새 길을 몇 ㎞ 건설했는가’만으로 평가되기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 철도회랑의 공동 수송계획, 수자원과 연동된 전력계통 운영, 전자세관 자료의 상호인정이 물리적 인프라의 실제 활용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양해각서, 시범운송, 장관급 협의가 곧바로 통합시장이나 완전한 단일 회랑의 성립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출처
- 카자흐스탄 총리실, “Prime Ministers of Kazakhstan and Uzbekistan Discuss Prospects for Increasing Transportation Along the Middle Corridor”, 2026.07.23, https://primeminister.kz/en/news/prime-ministers-of-kazakhstan-and-uzbekistan-discuss-prospects-for-increasing-transportation-along-the-middle-corridor-31688
- The Astana Times, “Kazakhstan, Uzbekistan Expand Strategic Partnership Through Trade, Transport and Regional Agreements”, 2026.07.24, https://astanatimes.com/2026/07/kazakhstan-uzbekistan-expand-strategic-partnership-through-trade-transport-and-regional-agreements/
- Qazinform, “Kazakhstan, Uzbekistan Sign Commercial Documents Worth Over KZT80 Billion”, 2026.07.24, https://qazinform.com/news/kazakhstan-uzbekistan-sign-commercial-documents-worth-over-kzt80-billion-211be3
- Kabar, “Kyrgyzstan, Kazakhstan Hold Talks on Electricity Supplies”, 2026.07.24, https://en.kabar.kg/news/kyrgyzstan-kazakhstan-hold-talks-on-electricity-supplies/
- Business Turkmenistan, “First e-TIR Pilot Shipments to Be Conducted at Turkmenbashi Port”, 2026.07.22, https://business.com.tm/post/15981/first-etir-pilot-shipments-to-be-conducted-at-turkmenbashi-port
- UNECE, “Digitalization of Transit Along the Middle Corridor from Central Asia to Europe to Accelerate Thanks to eTIR”, 2023.07.03, https://unece.org/transport/news/digitalization-transit-along-middle-corridor-central-asia-europe-accelerate-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