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국인 개인예금 특별지급 절차서 제외… C형 계좌 루블 자금 수령 길 열려
2026년 8월 4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대통령령 제550호에 서명하고, 외국인 개인 예금자와 러시아에 등록된 외국 조직의 지점·상설 대표사무소 등의 은행 예금을 'C형 계좌' 경유 특별지급 절차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6월 초 예금 지급 제한에 직면했던 외국인 개인은, 그동안 C형 계좌에 지급돼 있던 루블 자금을 수령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이는 법령상 특별 절차에서 제외됐다는 의미이며, 개별 은행이 실제로 언제·어떻게 지급을 재개하는지는 별개 문제다.
왜 이 대통령령이 나왔는가 — 제95호·제377호·제550호
이번 조치는 2022년부터 이어진 대(對)비우호국 금융 대응 조치의 연장선에 있다. 세 개의 대통령령을 순서대로 보면 흐름이 드러난다. 제95호(2022년 3월 5일). 러시아연방이 이른바 '비우호적 행위'를 하는 국가와 연관된 외국 채권자에 대해 지는 채무를, 특별 루블 계좌인 C형 계좌를 통해 이행할 수 있도록 한 임시 절차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 이 절차의 적용 범위는 대출·차입·금융상품 등에 대한 의무로 한정돼 있었다.
제377호(2026년 6월 1일). 제95호 제1항의 적용 대상에 '은행 예금(вклад/депозит)'을 새로 넣어, 특별 절차를 예금까지 확대했다. 이 대통령령은 서명 당일 발효됐다. 여기서 적용되는 월 한도는 제377호가 새로 정한 것이 아니라, 제95호 제2항(2024년 12월 24일 제1104호 개정판)에 이미 있던 기준이다. 이 조항은 특별 절차가 역월(曆月) 기준 1천만 루블(약 1억 8,000만 원, 8월 5일 1루블≈18원 기준), 또는 러시아 중앙은행 공식환율로 환산한 외화 상당액을 초과하는 의무에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제377호로 예금이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 기존 한도가 예금에도 준용됐고, 그 결과 6월 중순 이후 러시아 일부 은행에서 외국인 명의 저축성 예금의 이체·출금·해지가 사실상 제한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제550호(2026년 8월 4일). 제95호에 제12¹항을 새로 넣어, 예금 이행에 관한 한 이 특별 절차를 다음 두 부류에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첫째, 외국 채권자인 개인이 넣은 예금. 둘째, 외국 채권자 조직의 지점·상설 대표사무소·기타 분리된 또는 독립적 구조단위가 넣은 예금 중, 그 등록지가 러시아연방인 경우다. 나아가 이 대상자들은 2026년 6월 1일부터 본 대통령령 발효일 사이에 신용기관이 C형 계좌에 입금한 루블 자금을 수령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대통령령은 공식 게재일에 발효한다.
C형 계좌(счёт типа «С»)란 무엇인가
C형 계좌는 러시아가 2022년 서방 제재에 대응해 도입한 특별 제한 루블 계좌다. 예금자가 평소 쓰는 일반 개인계좌가 아니라, 대통령령에 따라 지급 제한을 위해 별도로 만든 계좌라는 점이 핵심이다. 비우호국과 연관된 외국 채권자에게 지급할 돈을 이 계좌에 루블로 입금해 두는 방식으로, 계좌에 들어간 자금은 인출·이체 등 처분에 강한 제약이 걸린다. 사실상 러시아 밖으로의 자금 이동을 막는 장치다. 처음에는 채권·차입금 등에 적용됐으나, 앞서 본 제377호로 은행 예금까지 대상이 되면서 예금 지급액이 월 한도를 넘으면 초과분이 이 계좌로 지급돼 사실상 묶이게 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 일부 은행에서는 외국인 명의 저축성예금의 이체·출금·해지가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저축성예금과 결제계좌의 차이
이번 논의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저축성예금(вклад/депозит)'이다. 한국의 정기예금과 유사하게, 일정 기간 자금을 은행에 맡기고 약정 이자를 받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 저축성예금이 이번 특별 절차와 그 완화의 직접 대상이다.
이와 구분되는 것이 일반 결제계좌(은행계좌 계약, договор банковского счёта)다. 결제계좌는 급여 수령, 카드 결제, 일상 이체 등에 쓰이는 계좌다. 러시아 중앙은행(CBR)은 2026년 7월 14일 공식 해설(№ 1-ОР)에서 제95호를 예금 의무에 적용하는 문제를 다뤘는데, 예금(вклад)과 은행계좌 계약상 의무는 법적으로 구분되는 범주다. 이번 제550호가 명시적으로 다루는 것은 '은행 예금(вклад/депозит)에 관한 의무 이행' 부분이다.
이번 대통령령으로 실제 달라지는 점
첫째, 개인 외국인 예금자와 러시아 등록 지점·대표사무소의 예금은 앞으로 C형 계좌를 경유하는 특별 절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즉 이들의 예금 지급은 일반 절차로 처리될 근거가 생겼다.
둘째, 6월 1일부터 이번 대통령령 발효일 사이에 이미 C형 계좌에 입금돼 묶여 있던 자금에 대해, 해당 개인·지점·대표사무소는 이를 수령할 권리를 갖게 됐다. 제550호 시행 전인 2026년 6월 1일부터 발효일까지 C형 계좌에 입금된 루블 자금에도 수령 권리를 인정한 경과조항이다. 대통령령이 수령 대상으로 명시한 것은 C형 계좌에 입금된 '루블' 자금이다. C형 계좌 자체가 루블로만 운용되므로, 외화 예금이 있던 경우에도 이 조항에 따른 수령분은 루블 기준이 된다.
누가 혜택을 받는가
- 외국인 개인. 제12¹항 (a)호에 따라 개인 외국 채권자가 넣은 예금이 특별 절차에서 제외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러시아 거주 한국인 개인 예금자는 이 조항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러시아 내 외국기업 지점. 등록지가 러시아연방인 경우 제12¹항 (b)호 적용 대상이다.
- 상설 대표사무소. 지점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등록을 요건으로 제외 대상에 포함된다.
- 법인 본체. 제550호는 외국 법인 본체 자체의 예금을 특별 절차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명시적 제외 대상은 개인과, 러시아에 등록된 외국 조직의 지점·상설 대표사무소·기타 구조단위다. 다만 특정 외국 법인에 제95호상 다른 예외(러시아 등록 여부, 법적 지위, 기존 허가 여부 등)가 적용되는지는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
- 은행별 실제 이행 시점과 절차. 대통령령은 발효했으나, 각 은행이 지급 제한을 풀고 C형 계좌 자금을 언제·어떤 서류로 지급하는지에 대한 통일된 세부 지침은 공개되지 않았다.
- CBR이 제550호에 맞춰 추가 실무 해설을 낼지 여부는 이 기사 작성 시점 기준 공개되지 않았다.
- 개인 예금자가 6~8월 사이 C형 계좌에 지급된 자금을 실제 수령하기까지의 소요 기간은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인에게 의미
러시아는 한국을 이른바 '비우호국' 명단에 포함하고 있어, 러시아 내 한국인 개인·기업이 이번 조치의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다. 앞서 주러시아 대한민국대사관은 2026년 6월 17일 공지에서, 제377호 및 제95호와 관련해 T-bank 등 러시아 일부 시중은행에서 외국인 명의 저축성 예금에 대한 이체·출금·해지 제한 등 사실상 계좌 동결에 해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안내한 바 있다.
이번 제550호로 개인 예금자는 특별 절차에서 제외되고, 그간 C형 계좌에 지급돼 있던 루블 자금을 수령할 근거가 생겼다. 다만 대통령령의 효력과 개별 은행의 실제 처리는 별개 문제로, 은행마다 지급 재개 시점·필요 서류·처리 절차가 다를 수 있다. 저축성예금과 일반 결제계좌는 법적 범주가 다르므로, 본인 계좌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출처
- 가란트(GARANT.RU), "ЦБ РФ дал разъяснения по ограничениям в отношении вкладов иностранных кредиторов," 2026-07-14, https://www.garant.ru/news/2168544/
- 러시아 공식 법률정보 포털, "Указ Президент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от 04.08.2026 № 550," 2026-08-04, https://publication.pravo.gov.ru/document/0001202608040062
- 러시아 중앙은행(Банк России), "Применение Указов Президент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устанавливающих меры воздействия... на обеспечение финансовой стабильности," https://www.cbr.ru/explan/app_decrees_president_aimed_ensuring_financial_stability/
- 멜링·보이티슈킨 파트너스(Melling, Voitishkin & Partners, 러시아 법무법인), "Новые правила для банковских вкладов: что нужно знать об изменениях в Указе № 95," 2026-06-05, https://mv.legal/articles/novye-pravila-dlya-bankovskikh-vkladov-chto-nuzhno-znat-ob-izmeneniyakh-v-ukaze-95/
- 인테르팍스(Interfax, 통신사), "Депозиты физлиц-нерезидентов и иностранных филиалов в РФ вывели из-под особого порядка исполнения обязательств," 2026-08-04, https://www.interfax.ru/business/1107455
- 주러시아 대한민국대사관, "러시아 대통령령 제377호·제95호 관련 외국인 저축성 예금 계좌 동결 안내," 2026-06-17, https://ru.mofa.go.kr/ru-ko/brd/m_7341/index.do
- 콘술탄트플류스(КонсультантПлюс), "Указ Президента РФ от 05.03.2022 N 95 (ред. от 01.06.2026) — 제2항 월 1천만 루블 한도·제1항 제377호 개정 반영," 2026-06-01, https://www.consultant.ru/document/cons_doc_LAW_410994/
- 티케에스(TKS.RU), "Вклады физлиц из недружественных стран освободили от специального порядка выплат," 2026-08-05, https://www.tks.ru/politics/2026/08/05/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