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카스피해 환경협약 20년... 제도는 만들어졌지만 바다는 계속 달라져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8. 12. 20:08

2026년 8월 12일 카스피해 연안에서는 '카스피해의 날' 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아제르바이잔, 이란, 카자흐스탄,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5개 연안국이 참여하는 카스피해 해양환경보호 기본협약, 이른바 테헤란협약(Tehran Convention)이 발효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카자흐스탄 정부도 8월 6~12일 Caspian Sea Action Week 2026을 진행하며 생태보전과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테헤란협약은 2003년 체결되고 2006년 8월 12일 발효됐다. 카스피해를 둘러싼 다섯 나라가 환경보호를 위해 만든 첫 법적 기본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유·가스 개발과 해운, 육상에서 흘러드는 오염물질, 생물다양성 감소처럼 한 나라만의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출발점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협약의 존재 자체보다 중요한 질문은 제도가 실제 환경변화를 얼마나 따라가고 있느냐다. 카스피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폐쇄성 내륙수역으로 외해와 연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강에서 들어오는 물의 양과 증발량, 기온 변화가 수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안국들이 수위 저하와 해안선 후퇴, 습지·어류 서식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카자흐스탄이 올해 카스피해의 날을 단순 기념식보다 행동주간 형태로 운영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정부와 지역기관은 환경정화와 과학·교육 프로그램, 청년 참여와 국제협력 행사를 진행했다. 다만 이러한 활동을 새로운 국제적 환경규제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20주년을 계기로 연안 5개국이 새로운 구속력 있는 협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카스피해 환경문제의 어려움은 국가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데도 있다. 북부의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서부의 아제르바이잔, 남부의 이란, 동부의 투르크메니스탄은 해안지형과 산업구조, 석유·가스 개발 정도가 다르다. 카스피해 수위가 낮아지면 항만과 해운은 준설과 접안 문제를 겪을 수 있고, 얕은 북부 해역에서는 습지와 어류 산란장 변화가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에너지 개발과 물류 확대는 각국 경제에서 여전히 중요한 정책목표다.

 

따라서 테헤란협약 20년을 '환경협력이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는 한 문장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5개국이 공동으로 환경문제를 다룰 제도적 틀을 유지해 왔다는 점은 성과지만, 수위 변화와 생태계 압력은 협약이 만들어졌을 당시보다 더 복잡한 문제가 되고 있다. 협약이 존재하는 것과 환경상태가 개선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기념행사의 규모보다 연안국이 실제로 어떤 자료를 공동 생산하고 어떤 정책을 조정하는가다. 카스피해 수위와 오염, 생물다양성에 대한 공통 모니터링 체계가 얼마나 작동하는지, 국가별 개발계획이 공동 환경기준과 어떻게 조정되는지가 협약의 실질적 성과를 가를 것이다. 20주년은 새로운 협약의 출발이라기보다, 이미 만들어진 제도가 빠르게 변하는 카스피해를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를 다시 묻는 시점에 가깝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