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특허시장에서도 미국 입지 줄고, 중국 존재감 확대
러시아 고등경제대(HSE)가 Rospatent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러시아에 발명특허를 출원한 외국 주체 가운데 중국의 출원은 약 1,400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745건, 스위스는 631건이었다. 중국은 2020년 약 1,100건에서 늘어난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약 2,400건에서 크게 줄었다. 2026년 8월 12일 공개된 이 분석은 러시아 시장에 접근하는 외국기업의 구성이 지난 몇 년 사이 상당히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의 절대적 증가보다 미국의 급감이다. 2020년에는 미국 기업과 기관의 특허출원이 중국보다 많았지만 2025년에는 방향이 뒤집혔다. 제재와 기업철수, 사업축소가 누적되면서 서방기업이 러시아에서 새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려는 유인이 약해진 결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특허출원은 투자통계가 아니다. 기업이 러시아에 특허를 냈다고 해서 공장을 짓거나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특허출원이 줄었다고 기존 사업과 특허가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특허는 특정 기술이나 제품을 러시아 시장에서 법적으로 보호하려는 행위이기 때문에 향후 사업관심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외국인 전체의 출원비중이 2020년 32.1%에서 2025년 17.7%로 낮아졌다는 점도 중요하다. 단순히 중국이 미국을 대체했다기보다 외국인 전체의 상대적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의 위치가 커진 것이다. 이는 러시아 국내 출원인의 비중 확대와 외국기업의 활동축소가 동시에 나타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업별로는 화웨이(Huawei) 같은 중국 기술기업의 활동이 눈에 띄지만, 이를 러시아가 서방 기술을 중국 기술로 완전히 교체했다는 증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소프트웨어·통신·산업장비의 실제 공급망과 특허활동은 연결될 수 있지만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통계의 의미는 무역액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구조변화를 지식재산권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러시아의 외국기업 지형이 서방 중심에서 중국 비중 확대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동시에 외국인 전체의 특허활동은 축소됐다. ‘중국의 확대’와 ‘러시아 시장의 국제적 축소’가 함께 나타나는 것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출처
- Rospatent, 발명특허 출원 통계.
- HSE Institute for Statistical Studies and Economics of Knowledge, 외국인 특허활동 분석.
- Коммерсантъ, “Изобретательная экспансия: Китайские компании увеличили патентную активность в России,” 2026-08-12, https://www.kommersant.ru/doc/8877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