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방어·복구 미흡 시 ‘임시관리’… 러시아 중요 인프라 새 제도의 범위와 경계
- 푸틴 대통령은 8월 24일 중요 인프라 방호·복구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자의 자산 등에 임시관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령 제604호에 서명했고, 같은 날 발효
- 적용 대상은 정유공장뿐 아니라 산업·통신·공공·교통·물류·에너지·생명유지시설 등으로 넓고, 러시아 법인을 지배하는 외국 조직·외국인·무국적자도 대상 경제주체에 포함될 수 있어
- 정부는 국유화가 아닌 제한적 안전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법률가와 업계는 발동 기준과 기업·국가 사이의 방어책임 경계가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
2026년 8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러시아연방 중요 인프라 시설의 안전 보장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 제604호’에 서명했다. 대통령령은 공식 공포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돼 같은 날 발효됐다. 중요 인프라 운영자가 안전조치를 하지 않거나 늦게 시행하고, 무인항공기 공격 차단조치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피격 뒤 시설 기능을 복구하지 않거나 늦게 복구하는 경우 대통령의 지시에 근거해 정부가 해당 사업자의 자산 등에 임시관리를 도입할 수 있다.
대통령령은 특별군사작전 기간 중요 인프라 위협이 증가했다는 점을 제정 배경으로 들고 계엄법·국방법·안보법을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계엄법을 근거 법률 중 하나로 인용했다는 의미이며, 러시아 전역에 계엄이 선포됐다는 뜻과는 구분해야 한다. 대통령령이 발효됐다는 사실과 특정 기업의 자산이 실제 임시관리로 넘어갔다는 사실도 별개다. 8월 25일 현재 이번 제도에 따라 특정 기업에 임시관리가 도입됐다는 정부 결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적용 대상은 연료·에너지 복합체, 산업, 통신, 공공·교통·물류 인프라와 운송·물류 복합단지, 에너지시설과 그 하위 범주인 원자력시설, 생명유지시설, 중요시설·잠재적 위험시설 등이다. 최근 정유공장뿐 아니라 대형 유통기업의 물류거점까지 공격이 확대된 상황과 맞물린다. Reuters(국제통신사)에 따르면 7월 18일 이후 와일드베리스 창고 최소 24곳이 공격받았고, 8월 24일 오존은 남부 물류허브 4곳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8월 19일 손상·파괴된 상업용 창고를 복구하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했다. 다만 대통령령은 개별 기업명을 적시하지 않아 이 공격들을 제정의 단일한 직접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정부가 임시관리를 결정하면 문제가 된 시설 한 곳뿐 아니라 사업자가 러시아에서 보유한 동산·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 유가증권, 러시아 법인 지분, 기타 재산권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제주체에는 경쟁보호법상 기준을 충족하는 조직·개인과 함께 러시아 법인을 지배하는 외국 국가기관·국가연합 기관, 외국 조직, 외국인 또는 무국적자가 포함된다. 외국인 일반을 무조건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법인의 지배자라는 자격으로 규정한 것이다.
기본 관리자는 연방국유재산관리청인 로스이무셰스트보다. 정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다른 관리자를 지정할 수 있다. 관리자는 재고조사와 자산 보존·운영을 위해 소유자의 권한을 행사하지만 자산 처분권은 갖지 않는다. 관리비용은 자산 이용에서 발생한 수입으로 충당하고, 임시관리 종료도 대통령 지시에 근거한 정부 결정으로 이뤄진다. 이 구조를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제도를 몰수나 소유권 이전으로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러시아 통신사인 인테르팍스(Interfax)가 전한 기자 대상 발언에서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는 이번 조치가 국유화나 소유 형태 변경을 뜻하지 않고 대규모로 적용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유자가 정부기관의 문제 제기와 지원에도 공동 대응하지 않아 산업 전체에 위험이 생기는 상황에서 국가가 보호와 복구를 맡을 수 있도록 한 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제한적 적용 설명만으로 기업 위험이 작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대통령령상 대상 자산의 범위가 넓고 ‘비효율적인 방어’와 ‘복구 지연’의 세부 판정기준은 실제 집행을 통해 구체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KIAP 변호사사무소의 안톤 사모흐발로프 파트너는 러시아 경제, 기업 종합지인 코메르산트(Коммерсантъ)에 절차를 충분히 투명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결과만으로 소유자가 안전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으며, 한 시설의 문제를 같은 기업이 보유한 다른 자산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도 대통령령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적용범위를 두고 서로 다른 우려와 전망이 나왔다. 코메르산트가 익명으로 인용한 한 연료업계 관계자는 실무상 독립 정유업자와 일부 지역 민간기업, 특히 남부 접경지역의 사업자가 우선적인 관심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목을 끄는 대형 사건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회사에 시설 방호와 복구 의무가 있더라도 기업과 국방부 사이의 책임 경계가 대통령령에 구체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두 발언 모두 익명 업계 전망이므로 실제 적용범위를 확정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러시아 기업인 단체 ‘델로바야 로시야’의 드미트리 파노프 북서연방관구 조정관은 일부 민간기업이 국가만큼의 방어자원을 보유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 배경은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기업인 단체 관계자의 입장이다. 결국 제604호의 의미는 즉각적인 대규모 국유화보다 중요 인프라의 방호·복구 실패가 자산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별도의 법적 위험으로 전환됐다는 데 있다. 제도가 실제로 얼마나 넓게 사용될지는 첫 정부 결정과 후속 집행기준이 나온 뒤 판단해야 한다.
주요 출처 및 참고자료
- 러시아연방 공식 법률정보포털, 「Указ Президент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от 24.08.2026 № 604 ‘О мерах по обеспечению безопасности объектов критической инфраструктуры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2026년 8월 24일
https://publication.pravo.gov.ru/document/0001202608240009 - Reuters, 「Putin allows Russia to take control of infrastructure deemed vulnerable to drone attacks」, 2026년 8월 24일
https://www.reuters.com/business/media-telecom/putin-hands-russian-state-right-take-control-badly-protected-infrastructure-2026-08-24/ - Interfax, 「Мантуров сообщил, что указ о временном управлении предприятий будет применяться точечно」, 2026년 8월 24일
https://www.interfax.ru/business/1111030 - Коммерсантъ, 「Лучшая защита — госуправление」, 온라인 2026년 8월 24일 / 지면 8월 25일 №154 1면
https://www.kommersant.ru/doc/8907413 - , 「Мантуров разъяснил механизм введения временного управления для защиты инфраструктуры」, 2026년 8월 24일
https://www.kommersant.ru/doc/8907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