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포함 80개 넘는 지역 주유소서 연료 판매 제한… 연료난의 규모와 정유 병목
- 8월 19일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일부 주유소에서 판매 제한과 대기행렬이 다시 나타났고, 로스네프트는 자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를 차량당 30리터로 제한
- 공급 불안은 5월부터 심화돼 7월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됐고, RBC 집계로 6~7월 전면 또는 부분 판매통제가 80개가 넘는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전국적 완전 고갈과는 다르지만 광범위한 공급불안
- 정부는 정부령 제976호에 따른 품질기준 특례와 수입 확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상품거래소의 첫 수입 AI-92 거래로 대응하고 있지만, 모스크바 일부 판매망의 AI-95 품귀와 정유처리량 감소를 해소할 충분한 물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2026년 8월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일부 주유소에서 판매 상한과 긴 대기행렬이 다시 확인됐다. 국제통신사인 로이터() 취재에서 가스프롬 네프트 자동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는 고객당 40리터로 제한됐고, 다른 가스프롬 네프트 주유소에서는 휘발유만 차량당 60리터 상한이 적용됐다. 로스네프트는 자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를 차량당 30리터로 제한했다고 밝혔고, 타트네프트 고객 핫라인은 휘발유 50리터 상한을 안내했다. RBC(러시아 경제·비즈니스 매체)는 타트네프트 모스크바 판매망에서 경유도 차량당 60리터로 제한됐다고 전했다. 루코일도 모스크바와 주변 지역에서 높은 수요와 비계획 정비 등을 이유로 제한을 시행했지만 구체 상한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수도권 일부의 일시적 품절로만 볼 수는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급 불안은 5월부터 심화돼 7월에는 러시아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됐다. 모스크바는 앞선 제한을 6월 한동안 완화했지만 8월 19일 일부 주유망에서 다시 제한을 적용했다. RBC 집계로 6~7월 전면 또는 부분 판매통제는 80개가 넘는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수치는 판매량 상한과 홀짝제 등 통제조치가 시행된 누계 지역으로, 80개 지역에서 연료가 완전히 소진됐다는 뜻은 아니다.
연료난을 이해하려면 원유 생산과 완제품 공급을 구분해야 한다. 러시아가 원유를 대량 생산하더라도 정유공장이 공격이나 정비로 가동을 줄이고 철도·저장·도매망에 병목이 생기면 소비자가 사용하는 휘발유와 경유 공급은 줄어든다. 연간 원유처리능력 600만 톤 규모의 오르스크 정유공장은 8월 11일 공격 뒤 완전히 멈췄고, 지역 당국은 제재로 수입설비 조달이 어려워 복구에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오렌부르크주의 주유소 287곳 가운데 약 80%만 운영 중이었다. 드론 공격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지만 강한 계절수요와 비계획 정비, 지역별 물류도 함께 작용했다.
정부는 수출 제한과 품질기준 특례, 수입 확대를 동시에 시행했다. 8월 5일 정부령 제976호는 2027년 7월 1일까지 K2~K5 등급 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의 생산·유통, 일부 수입연료의 반입과 유통에 한시적 특례를 뒀다. 에너지부는 생산자·물량·생산기술을 감시해 분기별로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는 일부 정유공장이 보수를 마치고 재가동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 복귀하는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고, 공급 확대의 성패가 물류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수입연료는 항만에 도착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국내 거래로 들어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상품거래소(SPIMEX)는 8월 19일 AmSpec 인증 수입 AI-92를 처음 판매해 6건의 계약으로 총 360톤을 거래했다. 인도발 대형 화물도 확인됐다. Reuters가 업계 소식통 3명과 LSEG 선박추적 자료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바디나르항에서 선적된 휘발유가 이집트 포트사이드에서 선박 간 환적된 뒤 약 6만 8,000톤 규모로 8월 초 비티노항에 하역됐고 국내 구매자에게 철도 운송이 시작됐다. 추가 인도발 화물 최소 2건도 예정됐다.
러시아와 인도 사이의 기업구조도 주목된다. 로이터는 별도 보도에서 로스네프트가 49% 지분을 보유한 인도 나야라 에너지의 휘발유가 중개상을 거쳐 러시아에 판매됐다고 확인했다. 다만 비티노항에 하역된 6만 8,000톤 화물 전량을 나야라 생산품으로 확정하지는 않았다. 산유국 러시아가 자국 기업이 지분을 가진 해외 정유사 생산품까지 들여오는 흐름은 현재 병목이 원유의 절대량보다 정유·제품별 생산과 유통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종별로도 수급은 같지 않다. 8월 18일 저녁 네프트마기스트랄 고객센터가 확인한 자사 모스크바 판매망에서는 AI-95를 살 수 있는 지점이 한 곳뿐이었다. 반면 거래소에서 처음 판매된 수입연료는 AI-92였다. 또 경유는 로스네프트와 일부 가스프롬 네프트 주유소에서 제한되지 않았지만 가스프롬 네프트 자동주유소와 타트네프트 일부 판매망에서는 제한됐다. 따라서 ‘경유는 안정적’이라고 일반화하거나 수입 개시만으로 필요한 유종의 공급이 충족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고리 유슈코프는 에너지기업 대상 컨설팅과 PR 지원도 수행하는 국가에너지안보기금의 선임분석가이자 러시아연방정부 산하 금융대학교 연구자다. 그는 러시아 경제, 기업 종합지 산하의 라디오인 코메르산트 FM(Коммерсантъ FM)에 9월 휴가철 종료와 일부 정유공장 재가동이 완화요인이 될 수 있지만, 공급 증가에 관해서는 공식 발표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유보했다. 신규 피해가 없다는 조건 아래 향후 2주 안에 개선될 수 있으나 생산된 연료가 시장에 도달하려면 최소 일주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석유·가스시장 분석가 키릴 로디오노프는 상황이 7월은 물론 6월보다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6월 1차 원유정제량이 전년 동월보다 20% 이상 감소하고 8월 상반기 거래소 휘발유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줄었다며, 도매가격과 공급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매가격을 억제하면 독립 주유소의 판매유인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1990년 소련 사례는 현재와 동일한 상황이라는 판정이 아니라 가격규제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한 비교다.
시장 데이터·전망 기관 Kpler는 8월 러시아 정유처리량을 하루 약 400만 배럴로 전망했다. 이는 7월보다 약 5% 적고 과거 여름철 최대 약 550만 배럴보다 낮다. Kpler 분석가들은 2026년 말까지 의미 있는 회복을 예상하지 않았다. 정부가 일부 정유공장의 재가동을 발표했지만 시장 복귀 물량을 공개하지 않은 점까지 고려하면, 공급 정상화 여부는 발표 자체보다 실제 정유처리량과 SPIMEX 출하량, 유종별 재고, 지역별 판매제한 해제 속도로 확인해야 한다.
현 단계에서 러시아 전역의 모든 연료가 고갈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된 판매통제와 수도권 재제한, 정유처리량 감소, 완제품 수입 확대를 고려하면 단순한 국지적 품절로 축소할 수도 없다. 정부 대응이 실제 유통으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은 확인되지만, 필요한 유종과 지역별 수요를 채울 충분한 물량인지와 정상화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요 출처 및 참고자료
- 러시아연방 공식 법률정보포털, 「Постановление Правительств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от 05.08.2026 № 976 ‘О реализации мер, предусмотренных Указом Президента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от 24 июля 2026 г. № 509 “О некоторых мерах по повышению надежности топливообеспечения в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2026년 8월 5일
https://publication.pravo.gov.ru/document/0001202608050015 - Reuters, 「Moscow's fuel stations limit sales amid shortages」, 2026년 8월 19일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moscows-fuel-stations-limit-sales-amid-shortages-2026-08-19/ - RBC, 「На АЗС в Москве рассказали о росте спроса и о лимитах на бензин」, 2026년 8월 19일
https://www.rbc.ru/economics/19/08/2026/6a84bb959a7947c0ad9b886f - RBC, 「Петербургская биржа провела первые продажи импортного бензина」, 2026년 8월 19일
https://www.rbc.ru/economics/19/08/2026/6a8609649a794722b8de6761 - Reuters, 「Russia receives Indian gasoline cargo as fuel shortages bite」, 2026년 8월 17일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russia-receives-indian-gasoline-cargo-fuel-shortages-bite-2026-08-17/ - Reuters(국제통신사), 「India refiner Nayara's gasoline sold to Russia via traders, sources say」, 2026년 7월 2일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india-refiner-nayaras-gasoline-sold-russia-via-traders-sources-say-2026-07-02/ - Reuters, 「Ukrainian attack shuts Russia's Orsk refinery for months, causing fuel problems」, 2026년 8월 13일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ukrainian-attack-shuts-russias-orsk-refinery-months-causing-fuel-problems-2026-08-13/ - Коммерсантъ FM, 「Регулировка подольет бензина в огонь」, 2026년 8월 23일
https://www.kommersant.ru/doc/8906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