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르메니아 대EU 수출 약 80% 관세특혜 추진… 러시아 시장 의존 줄일 수 있을까
- EU가 러시아의 무역제한으로 영향을 받은 아르메니아산 제품에 대해 한시적 자율무역조치를 추진 중
- 현재 아르메니아의 대EU 수출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지만, EU는 아직 아르메니아의 4대 수출시장에 그쳐
- 관세장벽이 낮아져도 인증·식품안전 기준, 물류비, 유통망 확보가 남아 있어 러시아 시장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 이번 조치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아르메니아의 수출 다변화와 대러 의존 완화라는 정치적 의미 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최근 무역제한으로 영향을 받은 아르메니아 수출품에 한시적 관세특혜를 부여하는 절차를 진전시켰다. EU 이사회는 9월 2일 집행위원회의 아르메니아산 제품 임시 무역자유화 규정안을 수정 없이 지지했다. 이사회 문서 ST 12763/26을 보면 같은 날 상주대표위원회가 문안을 승인했고 의장국은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위원장에게 관련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9월 4일 현재 특혜는 시행되지 않았다. 현행 집행위원회 제안문은 최종 규정이 EU 관보에 게재된 다음 날 발효하고 그때부터 2년간 적용하도록 한다. 유럽의회 절차와 최종 채택이 남아 있으므로 ‘EU가 관세를 폐지했다’고 쓰는 것은 법적 단계를 앞당기는 표현이다.
이번 조치의 ‘약 80%’도 범위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아르메니아 전체 수출의 80%가 EU로 향한다는 뜻이 아니라 현재 아르메니아의 대EU 수출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상품이 새 특혜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EU 공식 통계에서 2025년 EU는 아르메니아의 3대 상품교역 상대였지만 수출시장으로는 4위였다. EU 비중은 전체 교역의 11.3%, 수출의 7.9%, 수입의 13.5%였다.
EU가 대상으로 삼은 상품은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품목과 상당 부분 겹친다. 이사회에 따르면 새 규정의 상품 범위는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에 수출해 온 신선 과일·채소·식물 품목의 약 99%, 음료·주류의 91% 이상을 포괄한다. 아르메니아 사회경제연구센터(ACSES)도 2025년 현지산 상품 기준으로 강한 주류의 84%, 과일의 93%, 채소의 98%, 어류·수산물의 97%가 러시아로 향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비율은 러시아향 물량이 같은 비율로 EU로 옮겨간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제도는 과거의 GSP+를 되살리는 방식도 아니다. 아르메니아는 2018~2020년 연속 상위중소득국으로 분류돼 2022년 1월 1일부터 EU의 GSP와 GSP+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에는 러시아의 무역제한에 대응해 별도의 자율무역조치(Autonomous Trade Measures)를 2년간 적용하는 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일부 농산물에는 관세할당이 남고 원산지·행정협력·CEPA 핵심원칙 준수 등의 조건이 붙으며, EU 생산자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면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다.
러시아와 EU의 사건 해석도 다르다. 러시아 검역청(Rosselkhoznadzor)은 5월 말 일부 아르메니아산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면서 식물위생 위반 증가와 검역안전을 이유로 들었다고 Armenpress가 전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와 이사회는 러시아의 조치를 아르메니아에 대한 ‘경제적 강압’의 맥락에서 설명했다. 따라서 정치적 압박 여부를 중립적 사실로 단정하기보다 두 당사자의 설명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관세 외 장벽이 중요하다는 점은 전문가들만 제기한 것이 아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이미 6월 4일 일부 온실 농산물과 꽃의 수출지원, EU·영국·캐나다 시장에 대한 관세보전 확대를 승인했고, 경제부는 6월 19일 농산물·가공식품의 EU 수출 실무 가이드를 공개했다. EU 집행위원회도 7월 2일 ATM을 발표하면서 7월 중순까지 전문가를 아르메니아에 파견해 생산자와 수출기업의 신규시장 발굴, EU 기준 충족, 수출역량 강화를 돕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검수에서는 실제 파견 완료를 확인하는 후속 자료를 찾지 못했지만, EU 스스로 관세 완화와 별도로 기준 충족·수출역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책과제로 제시했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아르메니아 제조업자·기업인연합 회장 아르센 가자리안은 9월 3일 예레반의 아르메니아-튀르키예 비즈니스포럼에서 EU 특혜가 수출 다변화의 법적 기회를 넓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시장은 포화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하며 러시아보다 운송비도 높다고 지적했다. 초기에는 낮은 이익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고, 아르메니아가 30년 동안 시장 다변화를 이야기했지만 아직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면서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는 방식의 전환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경제학자 흐란트 미카엘랸도 관세특혜만으로 대EU 수출이 크게 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물류비와 거리, EU의 비관세 기준과 행정절차, 수출상품 구조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경제학 박사이자 Alternative Research Center 소장인 타툴 마나세리안 역시 9월 3일 ARKA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의 즉각적 경제효과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평가하고, EU 기준을 이미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관세가 낮아졌다는 사실과 러시아 시장을 실제로 대체할 능력은 다른 문제다. EU는 아르메니아에 새로운 시장진입 통로를 넓히고 있고 아르메니아 정부도 다변화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규정이 실제 발효된 뒤 품목별 대EU 수출량, 신규 수출기업 수, 인증·물류비용과 대러 수출 변화가 확인돼야 평가할 수 있다.
주요 참고자료
EU·아르메니아 1차 자료
- 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Council backs temporary trade measures to support Armenia”, 2026.09.02 https://www.consilium.europa.eu/en/press/press-releases/2026/09/02/council-backs-temporary-trade-measures-to-support-armenia/
- European Commission / EUR-Lex, “Proposal for a Regulation … on temporary trade-liberalisation measures applicable to Armenian products” COM(2026) 348 final, 2026/0189(COD), 2026.07.02,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uri=comnat%3ACOM_2026_0348_FIN
- 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ST 12763 2026 INIT, “OUTCOME OF PROCEEDINGS”, 2026.09.03,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PDF/?uri=CONSIL%3AST_12763_2026_INIT
- European Commission, DG Trade and Economic Security, “EU trade relations with Armenia” (확인 2026.09.04) https://policy.trade.ec.europa.eu/eu-trade-relationships-country-and-region/countries-and-regions/armenia_en
- Commission Delegated Regulation (EU) 2021/114, 2020.09.25 채택, 아르메니아 관련 조항 2022.01.01 적용, https://eur-lex.europa.eu/eli/reg_del/2021/114/oj/eng
- 아르메니아 정부, “The Government approves the measure ‘Support for the export of fresh fruits, vegetables and flowers produced in greenhouses from the territory of the Republic of Armenia’”, 2026.06.04, https://www.gov.am/en/news/item/10783/
- 아르메니아 경제부, 「Արտահանում դեպի ԵՄ․ գործնական ուղեցույց」(EU 수출: 실무 가이드), 2026.06.19, https://economy.gov.am/articles/%D5%B0%D6%80%D5%A1%D5%BA%D5%A1%D6%80%D5%A1%D5%AF%D5%B8%D6%82%D5%B4%D5%B6%D5%A5%D6%80/%D5%A1%D6%80%D5%BF%D5%A1%D5%B0%D5%A1%D5%B6%D5%B8%D6%82%D5%B4-%D5%A4%D5%A5%D5%BA%D5%AB-%D5%A5%D5%B4-%D5%A3%D5%B8%D6%80%D5%AE%D5%B6%D5%A1%D5%AF%D5%A1%D5%B6-%D5%B8%D6%82%D5%B2%D5%A5%D6%81%D5%B8%D6%82%D5%B5%D6%81
- European Commission, “EU and Armenia strengthen their partnership, boosting resilience, trade and connectivity”, 2026.07.02, https://enlargement.ec.europa.eu/news/eu-and-armenia-strengthen-their-partnership-boosting-resilience-trade-and-connectivity-2026-07-02_en
- ACSES, “Armenia’s export sensitivity to the Russian market”, 2026.06.01 영문판 / 아르메니아어 원문 2026.05.29, https://www.acses.am/armenias-export-sensitivity-to-the-russian-market/
- ARKA — Arsen Ghazaryan, “EU tariff abolition gives Armenia an opportunity to diversify exports, but will not lose the Russian market: Ghazaryan”, 2026.09.03 https://www.arka.am/en/news/politics/eu-tariff-abolition-gives-armenia-an-opportunity-to-diversify-exports-but-will-not-lose-the-russian-/
- ARKA, “New EU trade incentives will not solve key problems of exports from Armenia - economist (EXCLUSIVE)”, 2026.09.03, https://www.arka.am/en/news/interview/new-eu-trade-incentives-will-not-solve-key-problems-of-exports-from-armenia-economist-exclusive/
- ARKA,“New EU trade benefits for Armenia are more political than economic in nature – Armenian expert (EXCLUSIVE)”, 2026.09.03, https://www.arka.am/en/news/interview/new-eu-trade-benefits-for-armenia-are-more-political-than-economic-in-nature-armenian-expert-exclusi/
- Armenpress, “Russia bans several Armenian fruit and vegetable imports”, 2026.05.28, https://armenpress.am/en/article/125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