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러시아 총선, 225석+225석 혼합 제로 의원 선출… 주요 5당은 무엇을 내걸었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9. 18. 22:24

- 현행 국가두마 선거법 제3조는 450석 가운데 225석을 단일선거구, 225석을 연방 정당명부 비례대표로 선출하도록 규정

 

- 현행 제88조는 비례대표 의석배분의 기본 기준을 5%로 두되, 5% 이상 명부들의 합계득표가 50% 이하일 때 5% 미만 명부를 득표순으로 추가하는 보완규정을 둬

 

- 후보 수는 중앙선거위원회 8월 19일 07:30 기준 4,436명(2,816+1,620)을 공지... 9월 17일 선거 직전 집계는 4,361명

 

- 공약 실현 가능성은 정당 공약으로만 보지 말아야... 전문가 의견과 VTsIOM 조사도 유권자의 정당 선택이 공약집 전체보다 정당 이미지·인물·핵심 의제·누적된 정치적 성향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고 해석

 

 

러시아에서 18일 제9대 국가두마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는 2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국가두마 의원 450명 가운데 225명은 단일선거구에서 한 명씩, 나머지 225명은 전국 단위 연방 정당명부 득표에 비례해 선출한다.

 

선거 직전인 17일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ЦИК) 위원장은 국가두마 선거에 등록된 후보가 모두 4,361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774명은 10개 정당의 연방명부에, 1,587명은 단일선거구에 등록돼 있다. 단일선거구 후보는 정당 추천 1,583명과 무소속 4명이다. 8월 19일 등록절차 종료 시점에 ЦИК가 공개했던 4,436명보다 줄어든 선거 직전 집계다.

 

절반은 단일선거구, 절반은 정당명부

 

현행 국가두마 선거법 제3조는 국가두마 정원을 450명으로 정한다. 225명은 225개 단일선거구에서 한 명씩 뽑고, 나머지 225명은 연방선거구에서 정당명부 득표에 비례해 선출한다.

 

비례대표 의석배분의 기본 기준은 5%다. 현행 선거법 제88조 제7~9항은 5% 이상을 받은 명부가 최소 두 개이고 이들의 합계 득표가 50%를 넘을 경우 해당 명부들만 의석배분 대상으로 삼는다. 합계가 50% 이하라면 5% 미만 명부를 득표순으로 추가해 배분 대상 명부의 합계가 50%를 넘도록 한다. 한 명부만 5%를 넘으면서 50%를 초과한 경우에도 5% 미만 명부 가운데 최다득표 명부 하나를 추가한다.

 

이 조항은 2026년 5월 2일 개정된 현행 제88조 기준이다. 따라서 전국 정당 지지도나 비례대표 득표율만으로 전체 450석을 그대로 환산할 수 없다. 절반인 225석은 단일선거구 결과로 별도로 정해진다.

 

 

연방명부에는 10개 정당

 

ЦИК에 따르면 연방명부가 등록된 10개 정당은 법정기한 안에 모두 선거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투표용지에는 통합러시아, LDPR, 직접민주주의당, 러시아 생태당 녹색당, 정의로운 러시아, 조국당, 러시아공산당, 연금수급자당, 러시아의 공산주의자들, 새로운 사람들이 남아 있다.

 

당초 야블로코도 2번을 배정받았지만 대법원이 연방명부 등록을 취소한 뒤 ЦИК가 해당 행을 삭제했다. ЦИК는 나머지 정당의 기존 번호는 다시 매기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통합러시아 — 7대 우선과제·52개 분야

 

통합러시아의 Народная программа 2026은 7개 우선과제와 52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가족과 인구, 노동과 인력, 지역발전, 경제, 기술, 가치와 문화, 국가안보 등을 주요 축으로 제시한다. 기술 분야에는 인공지능, 자율시스템과 로봇공학, 디지털 플랫폼 등이 포함됐다. 이는 통합러시아가 공식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정책 방향이며, 실제 정책효과나 재정적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자료와는 구분해야 한다.

 

 

러시아공산당 — 국가 역할·산업정책·사회보장

 

러시아공산당은 「승리 프로그램: 생존을 넘어 발전과 정의로(Программа Победы: От выживания — к развитию и справедливости)」 를 이번 총선 프로그램으로 내세웠다. 공산당은 국가의 경제적 역할 확대, 산업발전, 생활수준과 사회보장, 불평등 완화, 경제주권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을 국가두마 선거에 사용할 선거문서로 설명했다.

 

 

LDPR — ‘100일’ 프로그램

 

LDPR는 6월 23일 제38차 당대회에서 「러시아 변혁의 100일(100 дней преобразования России)」를 공식 선거프로그램으로 채택했다. 당은 연금·사회수당 인상, 학생 장학금 확대, 일부 대상에 약 3% 수준의 정책 모기지, 가족의 세 부담 완화, 주택·공공서비스 점검, 지역격차와 이민정책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 수치가 포함된 항목 역시 정당의 공약이며 실제 재원과 효과는 별도의 검증 대상이다.

 

 

새로운 사람들 — 규제·디지털·기업환경

 

새로운 사람들은 공식 선거사이트에서 「삶을 위한 러시아(Россия для жизни)」를 내세우며 불필요한 금지·규제 축소, 인터넷과 디지털 영역, 기업환경, 교육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당은 지난 국가두마 임기 동안 소속 의원들이 562개 법안을 제출하고 241개가 채택됐다고 자체 집계한다. 이 수치는 당의 자기평가이므로 이번 기사에서는 독립적으로 확인된 의정성과로 사용하지 않았다.

 

 

정의로운 러시아 — 물가·임금·연금·주거

 

정의로운 러시아는 7월 당대회에서 「정의 선언(Манифест справедливости)」, 10대 선언(10 целей партии)를 채택했다. 참전 군인과 가족 지원, 물가, 임금과 연금, 가족지원, 주택·공공서비스, 의료, 교육, 이민, 디지털 권리 등을 주요 정책축으로 제시했다. 당은 프로그램 작성 과정에서 20만 건이 넘는 시민 제안을 검토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역시 당의 자체 집계다.

 

다섯 정당의 공식 프로그램은 각 당이 선거에서 어떤 정책을 제시하는지를 보여주는 1차 자료다. 다만 공약의 비용, 재원조달 방식, 정책효과와 집행 가능성은 선거프로그램만으로 검증되지 않는다. 

 

 

공약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실행하느냐’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제도적 제약도 있다. 러시아 헌법 제104조 3항은 조세·국채·국가의 재정의무 변경이나 연방예산 지출을 수반하는 법률안은 정부의 의견이 있어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114조는 연방예산을 편성해 국가두마에 제출하고 이를 집행하는 책임을 정부에 둔다. 따라서 연금·수당·정책모기지·산업지원처럼 재정이 필요한 약속의 실현 가능성은 공약 문구만이 아니라 재원, 구체적인 입법수단, 정부와 예산과정에서의 집행 조건까지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정치학자이자 지역연구자인 미하일 비노그라도프 ‘페테르부르크 정치’ 재단 대표도 이번 총선을 분석하면서 정부 기구에는 목표보다 이를 실행할 수단이 중요하지만 정당 프로그램에는 그 수단이 자세히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 역시 수십 쪽의 프로그램 전체보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제안과 후보자, 슬로건, 캠페인의 이미지와 스타일을 통해 정당의 차이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치기술센터의 알렉세이 마카르킨 제1부대표도 현재 러시아의 정당 지지에는 소비에트 시기와 1990년대·2000년대를 거치며 형성된 유권자의 심리적 성향과 각 정당에 축적된 이미지가 함께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VTsIOM이 9월 9~12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0%만 한 곳 이상의 선거프로그램을 읽었다고 답했고, 66%는 어떤 프로그램도 읽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런 조사와 전문가 해석을 함께 보면 러시아의 정당 지지를 각 당 공약집 전체에 대한 찬성으로 단순화하기보다는, 핵심 의제와 인물, 정당 이미지, 기존의 지지·비판 성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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