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러 개인제재 3년 연장... 우스마노프·프리드만은 명단서 제외
- 유럽연합(EU)은 9월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개인·단체 제재를 기존 6개월 단위에서 3년으로 연장... 3,000개가 넘는 개인·단체는 계속 제재 대상에 남지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와 미하일 프리드만 등 일부 대상은 명단에서 삭제
- 다수 매체들은 복수의 유럽 외교관을 인용해 프랑스가 우스마노프의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그 배경에 아제르바이잔에 구금된 프랑스인 문제가 있었다고 보도
- 한편 아제르바이잔은 자국이 프랑스를 압박했다는 주장을 부인...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EU 결정 다음 날인 프랑스인 마르탱 라이언을 사면
- 프랑스 정부는 사면을 장기간 대화의 결과로 설명했지만, 우스마노프 제재 해제와 라이언 사면을 직접 교환하기로 했다는 공개 합의는 확인되지 않아
6개월마다 갱신하던 제재, 이번에는 3년
유럽연합 이사회는 9월 22일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 독립을 훼손하거나 위협한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한조치를 앞으로 36개월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새 만료일은 2029년 9월 22일이다. 이 제재에는 개인의 EU 입국·통과 제한, 자산 동결, 제재 대상에게 자금이나 경제적 자원을 제공하는 행위의 금지 등이 포함된다. EU 이사회에 따르면 현재 3,000개가 넘는 개인과 단체가 적용 대상이다. 이번 결정이 이전과 다른 점은 기간이다. EU는 그동안 이 제재를 주로 6개월 단위로 갱신해 왔지만 이번에는 한꺼번에 3년을 연장했다.
그러나 모든 대상이 그대로 남은 것은 아니다. 같은 날 EU 관보에 실린 이사회 결정 2026/2161을 보면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와 미하일 프리드만, 안드레이 팔랄레예프 등 개인 3명과 레드버드 코퍼레이트 서비스 등 법인 1곳의 명단이 갱신되지 않았다. 별도로 사망자 3명도 명단에서 삭제됐다. 따라서 이번 결정을 단순히 ‘EU가 대러 제재를 완화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제재체제의 적용기간 자체는 기존보다 훨씬 길어졌지만 일부 개인과 법인은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요구한 우스마노프의 제재 해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는 우스마노프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유로뉴스 등은 EU의 제재 갱신 협상 과정에서 프랑스가 우스마노프를 명단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복수의 유럽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 측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관련 요구의 배경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설명했다고 보도됐다.
외교관들의 설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로이터가 취재한 유럽 외교관 3명은 프랑스가 EU 회원국들에 우스마노프 문제를 설명하면서 아제르바이잔에 구금된 프랑스인 2명의 문제와 연결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프랑스 측은 아제르바이잔이 우스마노프의 제재 문제를 프랑스와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로이터는 프랑스 주간지 Challenges를 인용해 다른 한 명을 아나스 데라즈라고 전했으며, 그는 2025년 부패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고 9월 23일 사면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측 설명은 달라
아제르바이잔의 한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에 자국이 우스마노프의 서방 제재 해제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프랑스나 EU의 의사결정을 압박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가 우스마노프의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방향으로 복수 매체의 외교취재가 일치한다. 다만 이 보도들이 인용한 익명 외교관 풀이 어느 정도 겹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그 요구가 아제르바이잔의 압력에 따른 것이었다는 설명에는 바쿠의 반론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음 날, 마르탱 라이언 사면
EU가 우스마노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한 다음 날 상황은 다시 움직였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9월 23일 여러 유죄판결 대상자를 사면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사면 대상에는 1988년생 프랑스 국적자 마르탱 리처드 라이언이 포함됐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면령에는 라이언이 2026년 3월 16일 바쿠 중범죄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실과 함께 남은 형기를 면제한다고 적혀 있다. 로이터는 라이언이 간첩 혐의 유죄판결로 징역 10년을 복역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사면령 전문은 사면 청원과 인권옴부즈만의 요청 등을 검토하고, 수형자의 인적 사항·건강·가족 상황·범죄의 성격과 위험성·복역 기간·복역 중 행태 등을 고려해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결정했다고 일반적으로 밝힌다.
프랑스 외교부도 같은 날 사면을 확인했다. 프랑스 정부는 라이언이 2023년 12월부터 아제르바이잔에 구금돼 있었다고 밝히고, 이번 결정을 환영할 인도적 조치이자 아제르바이잔 당국과 ‘인내심을 갖고 엄정하게 이어 온 대화’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양국 관계 정상화를 향한 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의 공식 발표에는 우스마노프의 EU 제재 해제와 라이언의 사면이 서로 교환됐다는 내용은 없다.
‘맞교환’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
시간 순서만 보면 두 사건은 매우 가깝다. 9월 22일 EU가 우스마노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했고, 9월 23일 아제르바이잔이 라이언을 사면했다. 로이터·파이낸셜타임스·유로뉴스 등은 외교관 취재를 토대로 두 사안이 비공개 협상에서 연결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정부 문서 가운데 우스마노프의 제재 해제와 라이언의 사면을 직접 교환하기로 했다는 합의문은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는 그런 거래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아제르바이잔은 자국이 프랑스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따라서 현재 확인 가능한 수준은 프랑스가 우스마노프의 명단 삭제를 요구했다는 복수 외교취재, 프랑스가 아제르바이잔의 프랑스인 구금 문제와 이를 연결해 설명했다는 외교관들의 증언, 그리고 EU 결정 다음 날 실제로 라이언이 사면됐다는 사실까지다.
프리드만은 다른 협상선
우스마노프와 함께 명단에서 빠진 미하일 프리드만의 경우에는 배경이 다르다. 로이터는 프랑스가 슬로바키아와 함께 우스마노프의 명단 삭제를 요구했고, 이후 룩셈부르크가 프리드만에게도 같은 처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프리드만의 경우 배경에는 룩셈부르크와의 대규모 투자중재 분쟁이 있었다. 유로뉴스는 슬로바키아가 우스마노프뿐 아니라 프리드만의 명단 삭제도 오래 추진해 왔으며, 이번 막판 협상에서 프리드만의 계속 등재에 반대했다고 복수 외교관을 인용해 전했다.
따라서 우스마노프와 프리드만이 같은 날 명단에서 빠졌더라도 두 사람의 삭제 이유를 하나로 묶기는 어렵다. 우스마노프 협상선에는 프랑스·슬로바키아와 아제르바이잔에 구금된 프랑스인 문제가 얽혀 있었다. 프리드만 협상선에는 룩셈부르크와 투자중재가 핵심 변수로 등장했고, 슬로바키아의 기존 삭제 요구도 함께 존재했다.
보도들을 종합하면 회원국의 역할을 배타적으로 나누기는 어렵다. 로이터는 프랑스가 슬로바키아에 합류해 우스마노프 삭제를 요구했고 룩셈부르크가 프리드만 삭제를 요구했다고 전한다. 유로뉴스는 슬로바키아가 두 사람 모두의 삭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보도한다.
발트 3국도 별도 국내조치로 대응
두 사업가의 명단 삭제는 EU 내부에서도 이견을 낳았다.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우스마노프와 프리드만을 제재 명단에서 빼는 데 동의하지 않아 관련 결정에서 기권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르구스 차흐크나 외무장관의 서명으로 9월 23일 두 사람에게 에스토니아 국내 제재를 실제 부과했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두 사업가의 제재 해제에는 반대하면서도, 전체 제재기간을 6개월에서 36개월로 늘린 점은 별도로 평가했다. 그는 갱신 기간 연장이 제재 연장이 6개월마다 반복적인 정치협상의 대상이 될 위험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라트비아 정부도 두 사람의 명단 삭제에 반대했지만 전체 제재체제의 연장을 막지는 않기 위해 기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두 사람에게 국내 제재를 적용하기 위한 법적 준비를 지시했다.
리투아니아에서도 후속 조치가 시작됐다.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9월 23일 켕스투티스 부드리스 외무장관이 내무장관에게 우스마노프와 프리드만을 5년간 입국금지 국가목록에 올릴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두 사람의 자금과 경제적 자원을 동결하기 위한 법적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정부는 전체 개인·단체 제재체제의 3년 연장과 우스마노프·프리드만의 명단 삭제를 별개의 문제로 설명했다. 두 정부는 전자에는 동의하면서도 후자에는 반대해 기권했다. 에스토니아는 9월 23일 두 사람에게 국내 제재를 실제 부과했고, 라트비아는 국내 제재를 위한 법적 준비를 지시했다.
제재 전문가가 본 이번 결정의 의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마리아 샤기나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제재와 수출통제를 10년 이상 연구해 온 제재 전문가다. 그는 9월 24일 유로뉴스에 이번 우스마노프·프리드만 명단 삭제의 시점이 좋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그 근거로 워싱턴에서 린지 그레이엄 제재법안이 통과돼 미국이 대러 제재 강화를 향해 움직이는 시점에 EU 내부 분열이 가시화되면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샤기나는 이를 EU 제재가 정치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단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회원국이 그동안 헝가리나 슬로바키아의 거부권 뒤에 가려 두었던 우려가 드러났고, 강도가 높은 제재일수록 27개국의 만장일치를 확보하는 일이 더 정치적으로 민감해져 비공개 절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서도 전체 개인·단체 제재체제는 36개월 연장됐다. 동시에 우스마노프와 프리드만의 명단 삭제를 둘러싸고 프랑스·룩셈부르크·슬로바키아·발트국가들의 이해가 충돌했다는 점은 복수의 외교취재와 각국 정부 발표에서 확인된다. 샤기나의 해설은 이런 충돌을 제재 자체의 성패 판정이 아니라 EU가 강한 제재를 유지할 때 필요한 정치적 합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제공한다.
출처
- 유럽연합 이사회. 「Ukraine's territorial integrity: EU extends individual listings for three years」, 2026.09.22.
https://www.consilium.europa.eu/en/press/press-releases/2026/09/22/ukraine-s-territorial-integrity-eu-extends-individual-listings-for-further-three-years/ - EU 관보. Council Decision (CFSP) 2026/2161, 2026.09.22.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PDF/?uri=CELEX%3A32026D2161 -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 「일부 수형자 사면에 관한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명령」, 2026.09.23.
https://president.az/ru/articles/view/73554 - 프랑스 외교부. 「Azerbaijan – Pardon granted to Martin Ryan」, 2026.09.23.
https://www.diplomatie.gouv.fr/en/presse-et-ressources/decouvrir-et-informer/actualites/azerbaidjan-grace-accordee-a-martin-ryan - 에스토니아 외무부. 「Tsahkna: EU extends individual sanctions to three years」, 2026.09.22; 「Foreign Minister Tsahkna in New York: Estonia imposed national sanctions on Russian businessmen Usmanov and Fridman」, 2026.09.24.
https://vm.ee/en/news/tsahkna-eu-extends-individual-sanctions-three-years
https://www.vm.ee/uudised/valisminister-tsahkna-new-yorgis-eesti-kehtestas-venemaa-arimeeste-usmanovi-ja-fridmani - 라트비아 정부. 「Prime Minister: Latvia will not Allow the Sanctions Regime to Collapse and will Remain Firm against those who Support Russia’s War」, 2026.09.23.
https://www.mk.gov.lv/en/article/prime-minister-latvia-will-not-allow-sanctions-regime-collapse-and-will-remain-firm-against-those-who-support-russias-war - 로이터. 「Azerbaijan pardons French national after EU drops sanctions on Usmanov」, 2026.09.23.
https://www.internazionale.it/ultime-notizie-reuters/2026/09/23/azerbaijan-pardons-french-national-after-eu-drops-sanctions-on-usmanov - 파이낸셜타임스. 「EU mulls compromise options on Usmanov sanctions to end French stand-off」, 2026.09.18.
https://www.ft.com/content/12d6fd02-c2de-4774-8bea-4d9ddbae643d - 파이낸셜타임스. 「How France and Luxembourg fatally wounded the EU's Russia sanctions regime」, 2026.09.22.
https://www.ft.com/content/3cf6c88e-bd65-4d81-a93b-437e00f9ce3f - 유로뉴스. 「'No one's happy': Europe wrestles with fallout from Usmanov saga」, 2026.09.24.
https://www.euronews.com/2026/09/24/no-ones-happy-europe-wrestles-with-fallout-from-usmanov-saga - 로이터. 「EU to lift sanctions on Russia-linked Usmanov and Fridman, diplomats say」, 2026.09.21.
https://www.marketscreener.com/news/eu-to-lift-sanctions-on-russia-linked-usmanov-and-fridman-diplomats-say-ce785adbdc80f02c - 유로뉴스. 「EU renews Russia sanctions but removes Usmanov at France's request」, 2026.09.22.
https://www.euronews.com/2026/09/22/eu-renews-russia-sanctions-but-removes-usmanov-at-frances-request - 리투아니아 외무부. 「Rusijos oligarchus pasiūlyta įtraukti į Užsieniečių, kuriems draudžiama atvykti į Lietuvos Respubliką, nacionalinį sąrašą」, 2026.09.23.https://www.urm.lt/naujienos/141/rusijos-oligarchus-pasiulyta-itraukti-i-uzsienieciu-kuriems-draudziama-atvykti-i-lietuvos-respublika-nacionalini-sarasa%3A46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