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라시아 관통 운송로 중간회랑, 세계은행이 지적한 병목 문제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10. 6. 22:16

세계은행 보고서가 짚은 중간회랑의 다음 병목은 운영체계다

 

- 세계은행은 TCTC의 16개 핵심 인프라 투자 가운데 75%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분류하고, 나머지도 정부계획에 포함돼 가까운 시일 내 추진될 것으로 봐... 보고서는 앞으로 운영·서비스·국경협력 같은 비물리적 개선이 주된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

 

- 세계은행은 2040년까지 물리 인프라에 최소 250억 달러(약 33조 4,000억 원), 현지 연결도로·물류허브·차량·디지털시스템 등 enabling investment에 약 300억 달러(약 40조 1,000억 원)가 필요하다고 추정

 

- ROTOBO의 중앙아시아 연구자 사이토 료타는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물류경로가 단기간에 기존 경로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분석... 정책적 중요성과 화주의 비용·시간·신뢰성 판단은 별개

 

 

핵심 인프라의 75%는 ‘진행 중’이다

 

TCTC, 흔히 중간회랑로 불리는 유라시아 물류경로를 둘러싼 논의는 오랫동안 선로와 항만의 부족에 집중됐다. 9월 28일 공개된 세계은행의 새 종합보고서는 물리 인프라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병목을 다르게 짚었다. 세계은행이 중요도가 가장 높다고 분류한 인프라 투자 16개 가운데 75%는 이미 진행 중이다. 

 

세계은행은 이 때문에 앞으로의 주된 난제가 운영과 비인프라 영역의 개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선로·항만 공사가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나라와 여러 운송수단을 한 서비스처럼 연결하는 문제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전히 투자가 필요한 부분도 커

 

세계은행은 2040년까지 철도·항만·접근도로 같은 물리 인프라에 최소 250억 달러(약 33조 4,000억 원)가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회랑을 현지 경제와 연결하는 도로·철도, 물류허브, 내륙터미널, 철도차량과 하역장비, 디지털시스템 등에는 약 300억 달러(약 40조 1,000억 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 수치는 이미 집행된 돈이 아니다. 세계은행이 2040년까지 필요하다고 추정한 투자수요다.

 

실제 프로젝트는 진행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2월 카자흐스탄 철도 연결사업에 8억 4,6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의 국제부흥개발은행 보증을 승인해 14억 1,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의 장기 상업금융을 동원하는 구조를 발표했다. 6월에는 조지아 TCTC 구간의 철도·도로와 제도개혁을 묶은 TC-GATE 사업에 3억 7,200만 달러(약 4,970억 원)를 승인했다. 승인액은 공사가 끝나 지출된 금액과 다르다. 중요한 변화는 투자 패키지 안에 철도회사와 도로기관의 운영·제도개혁이 함께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왜 선로를 늘려도 회랑 전체 운송이 바로 빨라지지 않는가

 

TCTC는 한 회사가 운영하는 한 줄의 철도가 아니다. 중앙아시아의 철도망, 카스피해 항만과 선박, 아제르바이잔·조지아의 철도, 튀르키예나 흑해 방향의 연결망이 차례로 이어진다. 화물은 철도에서 선박으로, 다시 철도로 옮겨지고 국경마다 세관과 다른 검사기관을 통과한다. 한 구간의 선로가 빨라져도 항만에서 선박 일정이 맞지 않거나 다음 국가가 같은 화물정보를 다시 입력해야 하면 전체 운송시간은 크게 줄지 않는다. 서로 다른 운송계약, 통관서류, 데이터 시스템, 가격과 책임구조가 병목이 될 수 있다.

 

세계은행이 제안한 방향도 이 문제를 겨냥한다.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운송·통과·무역 정보를 한 번 입력해 여러 기관이 활용하는 T3 데이터체계, 철도와 카스피해 해운을 종단간 연결하는 시장지향적 운영, 회랑 전체 성과를 조정하는 기능, 국영 교통기업의 현대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경제효과는 ‘조건을 충족했을 때’의 시나리오

 

세계은행은 인프라 투자와 제도개혁을 결합할 경우 2040년까지 회랑 교역량이 세 배 이상 늘고 이동시간이 절반으로 줄며, 분석대상국의 GDP가 3.3% 높아지고 일자리가 200만 개 더 생길 수 있다고 추산한다. 더 강한 인프라·정책개혁 시나리오에서는 물동량이 네 배가 되고 여행시간이 3분의 2 줄 수 있다고 본다. 이 숫자들은 현재 실적이 아니다. 2023년을 기준으로 여러 투자와 제도변화가 실행된다는 조건을 넣은 모델 결과다.

 

또 보고서의 분석대상에 아르메니아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아르메니아가 현재 TCTC의 주최국(host country)라는 뜻도 아니다. 세계은행은 아르메니아가 아직 회랑의 현재 주최국이 아니며, 분석기간이 2040년까지이기 때문에 향후 직접 연결 가능성을 고려해 포함했다고 설명한다.

 

 

화주에게 중요한 것은 지정학보다 비용·시간·신뢰성

 

TCTC는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는 유라시아 경로라는 점에서 2022년 이후 지정학적으로 더 주목받았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와 남카프카스 국가에 이 회랑은 단순한 우회로가 아니다. 내륙 생산지와 항만을 잇고, 물류서비스를 만들고, 국영 철도·항만기업과 통관절차를 바꾸는 국내 경제정책이기도 하다.

 

ROTOBO 러시아NIS경제연구소의 사이토 료타(Ryota Saito)는 2023~2025년 현장조사와 물류기업 인터뷰를 토대로 중앙아시아 물류다변화를 분석했다. 그의 연구는 새로운 경로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져도 비용과 효율의 제약 때문에 단기간에 기존 경로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음 성과지표는 철도를 ‘몇 km를 깔았나’만으로 부족

 

앞으로 TCTC의 실제 경쟁력을 보려면 선로 연장과 항만 처리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경에서 화물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카스피해 환적과 선박대기에 며칠이 걸리는지, 한 화물을 여러 나라가 몇 번 다시 입력하는지, 철도와 선박시간표가 얼마나 맞물리는지, 운송시간의 편차가 줄어드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세계은행 보고서가 제시한 다음 단계는 더 많은 인프라와 더 나은 운영을 서로 대체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함께 진행해야 할 과제로 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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