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2년 고성장 뒤 1%대로… 지역마다 다른 경기의 얼굴
- 2021~2025년 성장·실질임금과 중앙은행 10월 지역보고서 발표…러시아·핀란드 경제연구기관의 상반된 중기 해석
- 러시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23년 4.1%, 2024년 4.9%에서 2025년 1.0%로 낮아졌고, 2026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0.6%를 기록
- 러시아 중앙은행이 10월 14일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는 유럽 지역의 소비 둔화와 동부의 성장 속도 저하를 전하는 동시에 일부 투자·수출 관련 산업에서는 생산이 늘었다고 설명
- 평균 실질임금은 2023년 8.2%, 2024년 9.7%, 2025년 4.4% 증가해 구매력 개선이 계속됐지만 증가 속도는 느려져
-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연구소는 2026년 성장률 0.7%, 핀란드 중앙은행 산하 연구소는 약 1%를 전망
전쟁 이후 5년: 경제가 다시 위축된 것인가, 성장 속도가 느려진 것인가
러시아 중앙은행이 10월 14일 공개한 경제학자 설문에 제시된 과거 실적을 보면, 러시아 GDP는 2021년 5.9% 증가한 뒤 2022년 1.4% 감소했다. 이후 2023년 4.1%, 2024년 4.9% 증가했지만 2025년 성장률은 1.0%로 낮아졌다.
러시아 연방통계청의 9월 11일 2분기 GDP 발표에서 2026년 1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고, 2분기에는 1.3%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증가율은 0.6%였다. 이는 상반기 전체 생산 규모가 1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증가 속도가 낮았다는 뜻이다. 2분기의 플러스 성장만으로 하반기 회복이 확정됐다고 해석할 근거는 아니다.
중앙은행의 10월 현장 진단: 소비는 신중해졌지만 생산은 지역마다 달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0월 14일자 「지역경제: 지역본부 해설」 제47호에서 8~9월 전국의 경제활동이 대체로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러시아 유럽 지역에서는 소비활동이 주로 감소했고, 동부 지역에서는 소비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임금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에 신중해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관광과 온라인 상거래 매출이 줄었고 시베리아 가구업체에서도 수요 약화가 보고됐다.
반대로 볼가-뱌트카 지역에서는 정부 부문을 포함한 투자 관련 수요에 맞춘 생산이 증가했다. 우랄에서는 화물차·특수장비 판매와 설비수리 주문이 늘었고, 북서부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승용차 생산이 확대됐다. 시베리아 석탄기업들은 극동 항만으로의 운송 경로를 바꾸면서 수출을 늘렸다고 중앙은행은 설명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우랄의 원유 채굴량과 목재가공 생산량은 감소했고, 남부의 개인주택 건설도 줄었다. 극동의 연어 어획량은 여러 해를 비교한 최저 수준으로 보고됐다. 중앙은행은 일부 광업·제조업·건설업의 설비투자가 감소한 이유로 과거에 시작된 대형 사업의 집중 투자단계 종료를 들었다.
중앙은행은 10월 기업 설문에서 소매업과 서비스업의 향후 단기 수요 전망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업의 전망이 좋아졌다는 사실은 실제 매출이나 소비가 이미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중앙은행과 BOFIT가 설명한 성장 둔화 배경
러시아 중앙은행은 9월 11일 기준금리를 연 14.0%로 유지했다. 당시 통화정책 발표에서 중앙은행은 2026년 3분기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비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노동력 부족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4.0%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이며 기업·가계가 실제로 적용받는 개별 대출금리와는 다르다.
핀란드 중앙은행 산하 신흥경제연구소(BOFIT)는 10월 5일 발표한 러시아 경제 전망에서 최근 수년간의 큰 정부지출 증가가 생산과 고용을 뒷받침했지만, 노동력과 생산설비의 여력이 제한되고 높은 금리가 민간투자를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BOFIT가 인용한 잠정 통계에서는 2026년 상반기 고정투자가 전년 동기보다 약 10% 감소했다. 이는 BOFIT의 자료 해석을 전한 것으로 중앙은행 지역보고서의 개별 투자 사례를 합산한 수치가 아니다.
BOFIT 연구진은 정부지출이 단기 생산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물가와 재정의 불균형을 키울 수 있으며, 정부 지원이 줄면 러시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평가는 전쟁 관련 정부지출의 효과와 정책 선택을 분석한 연구기관의 전망이며, 러시아 경제 전체의 실제 향후 경로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국내외 전문가의 서로 다른 평가: 회복 가능성은 어디에 있나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국민경제예측연구소(INP RAN)는 9월 1일 발표한 제71호 분기전망에서 2026년 GDP 성장률을 0.7%, 2027년을 1.3%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의 공동저자이자 경제학 박사인 알렉산드르 시로프 연구소장 등 연구진은 2026년 2분기에 민수(비군수) 부문의 생산이 안정되고 경제 전체가 1분기 감소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같은 연구진은 2026년 가계 최종소비가 3.5% 증가하는 반면 총고정자본형성은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수치는 연구소의 전망치이며 확정 실적이 아니다.
핀란드 중앙은행 산하 BOFIT의 10월 5일 전망은 2026년 러시아 경제가 약 1% 성장한 뒤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약 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연구기관이 2027년 성장률의 완만한 회복을 내다본 것과 달리 BOFIT는 중기 성장 둔화가 더 길어질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2026년의 전망치 차이는 크지 않고, 두 전망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중앙은행이 10월 9~13일 3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2026년 성장률 전망의 중간값은 0.6%였다. 이는 중앙은행이 직접 산출한 단일 공식 전망치가 아니라 국내 여러 기관 연구자들의 응답을 집계한 결과다. 세 전망은 서로 다른 조사·모형과 시나리오에서 작성된 자료로, 동일한 기준에서 산출한 단일 전망치는 아니다.
지역 간 격차의 구조: 방위산업 지역과 원자재 지역의 서로 다른 재정
핀란드 중앙은행 연구자 시니카 파르비아이넨은 2026년 5월 발표한 독립 정책연구에서 러시아 연방국고의 2021~2025년 결산을 이용해 85개 지역의 재정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는 방위산업 밀집 지역이 관련 임금·소득세 증가의 혜택을 보는 한편,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지역은 세수 기반이 약해지는 상이한 흐름을 제시했다. 파르비아이넨은 지역의 전쟁 관련 재정부담과 중앙정부 이전금 의존도에도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자는 2025년에 85개 지역 중 70곳이 재정적자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연구의 결산표에서 지역 수입 대비 연방 이전금 비중은 2021년 22.2%에서 2025년 15.1%로 낮아졌다.
파르비아이넨의 연구는 여러 해의 예산 구조를 비교한 분석이며, 중앙은행 제47호에 수록된 2026년 8~9월 기업 조사와 관측 시점이 다르다. 특정 지역의 한 달간 생산 변화가 방위지출 때문에 발생했다고 직접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 두 자료의 관측 범위가 달라 양쪽 분석을 같은 시점의 동일한 사건으로 연결할 수는 없다.
물가와 실질임금
중앙은행의 10월 설문에 제시된 과거 통계에서 러시아의 연평균 실질임금 증가율은 2021년 4.5%, 2022년 0.3%, 2023년 8.2%, 2024년 9.7%, 2025년 4.4%였다. 같은 기간 명목임금은 각각 11.5%, 14.1%, 14.6%, 19.0%, 14.3% 증가했다. 2023~2024년에 구매력이 빠르게 개선된 뒤 2025년에는 상승 속도가 둔화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전국 평균 수치이므로 개별 지역·업종·가구의 임금이나 생활비 변화를 그대로 대표하지는 않는다.
2026년 실질임금 증가율 4.0%와 명목임금 증가율 10.5%는 10월 설문에 참가한 경제학자들의 연간 전망이다. BOFIT도 2026년 2분기에 실질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 증가했다고 기술하면서 소비 증가세가 앞으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질임금이 증가해도 지역별 소비나 업종별 매출이 반드시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35% 상승했다. 반면 중앙은행 제47호의 7~9월 가격 상승률 8.0%는 최근 3개월의 변화를 계절조정해 연율로 환산한 수치다. 9월 한 달만을 기준으로 한 계절조정 연율 상승률은 6.5%였다. 세 수치는 관찰기간과 계산 방식이 달라 하나의 물가상승률로 합쳐 표현할 수 없다.
중앙은행의 10월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은 2026년 말 물가를 전년 말보다 7.1% 높을 것으로 예상했고, 2026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6.2%로 전망했다. 연말 기준과 연평균 기준은 서로 다른 지표다. 이는 9월까지의 확정 물가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기간을 포함한 전망이다.
다음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결정회의는 10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출처
- 러시아 연방통계청(Rosstat), 「2026년 2분기 국내총생산 생산 발표」, 2026-09-11.
https://www.rosstat.gov.ru/storage/mediabank/139_11-09-2026.html - 러시아 중앙은행, 「2026년 10월 거시경제 전문가 설문」, 2026-10-14.
https://www.cbr.ru/statistics/ddkp/mo_br - 러시아 중앙은행, 「지역경제: 지역본부 해설 제47호」, 2026-10-14.
https://www.cbr.ru/analytics/dkp/reg_review/1026/ -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14% 유지 결정 및 10월 23일 다음 회의」, 2026-09-11.
https://www.cbr.ru/eng/press/pr/?file=11092026_133000key_e.htm - 러시아 중앙은행, 「2026년 9월 물가 분석 제9호」, 2026-10-14.
https://www.cbr.ru/Collection/Collection/File/62446/CPD_2026-9.pdf - 러시아 연방통계청, 「2026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 2026-10-09.
https://rosstat.gov.ru/storage/mediabank/157_09-10-2026.pdf -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국민경제예측연구소(INP RAN), 「Russia: Quarterly Economic Forecast, Issue No.71」, 2026-09-01.
https://ecfor.ru/publication/russia-quarterly-economic-forecast-issue-71/ -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국민경제예측연구소(INP RAN), 「알렉산드르 시로프 연구소장 공식 프로필」, 상설.
https://ecfor.ru/person/shirov-aleksandr-aleksandrovich/ - 핀란드 중앙은행 신흥경제연구소(BOFIT), 「Russia Forecast 2026–2028 / 2」, 2026-10-05.
https://www.bofit.fi/en/forecasting/latest-forecast-for-russia/ - 시니카 파르비아이넨(BOFIT), 「Russia’s regional economies in wartime: Fiscal divergence, defence windfalls and transfer pressures」, 2026-05-27.https://publications.bof.fi/server/api/core/bitstreams/863e556a-e1e2-4fef-8afc-b599044de01a/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