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유라시아 지역은 이어지는 전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라시아 서부 지역에서는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방어와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모습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고자 하였으나, 국내 정치 상황의 변화로 이러한 지원이 수월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유럽은 대러제재를 확대하며 러시아를 압박하는 모습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인 파편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유라시아 각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였습니다. 러시아는 유라시아 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여 단기적으로 서방의 대러제재를 우회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입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였습니다. 벨라루스도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에 동참했습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군사적,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서방의 제재에 제재로 대응하였습니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가입을 추진하였던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그리고 조지아는 EU 가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라시아 서부 지역 내에서 러시아와 서방을 중심으로 진영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라시아 서부 지역 진영화 현상의 강화
출처: mapchart.net
한편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의 거리를 두면서 협력을 다각화하였습니다. 대러제재의 우회로를 제공한다는 비난을 받는 카자흐스탄은 공식적으로 대러제재 원칙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습니다. 또한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에너지 수출에 지장을 주자 아제르바이잔을 통해 에너지 수출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이후 활기를 띤 우즈베키스탄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이슬람권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통해 주택 및 인프라 건설, 에너지 전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도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 하는 EU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한편 아르메니아는 안보 부문에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대안으로 미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였습니다.
2023년은 유라시아 서부 지역의 대표적인 갈등이었던 카라바흐 지역의 분쟁도 아제르바이잔이 전격적으로 군사 작전을 벌여 카라바흐 지역을 점령하면서 큰 변화를 맞이한 한 해였습니다. 이 지역에서 정치, 외교적인 방법으로 평화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전쟁 이후 러시아의 중재로 카라바흐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파견되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3자 협력을 통해 지역 평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역에서 다시 군사적 충돌이 이어졌으며, 러시아와 유럽연합(EU), 미국이 평화 협상의 중재에 나섰으나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제르바이잔은 전격적인 군사 행동을 통해 카라바흐 지역을 재점령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제르바이잔의 카라바흐 지역 점령 이후에도 평화 협상을 위한 논의가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2023년 12월 7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평화 협상을 위한 원칙을 재확인하고, 신뢰 구축의 일환으로 포로를 교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유라시아 지역 내 사회경제적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러시아의 루블화 약세와 징집령을 피해 주변국으로 이동한 러시아인들로 인해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상호의존 관계를 맺고 있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주변국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연간 물가 상승률이 수개월간 10%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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