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6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전문가들은 협력의 의의와 과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11. 3. 17:05

이어지는 외교적 접촉과 갱신된 행동계획… 공동의 약속과 이행 성과를 바라보는 학자들의 시각

 

- 제3차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최종선언·민간 AI 협력 선언·2027~2029년 행동계획 채택... 2024·2025년 외교장관회의 통해 다자협의 지속

 

- 전문가들, 반복적인 정상회의의 외교적 의미와 공약의 실제 성과를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

 

- 2023년 계획에 이미 이행점검·조정 절차 규정... 2024·2025년 공동성명은 기존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전체 항목별 완료 현황은 제시하지 않아

 

- 협력사업의 상당한 진전을 평가하면서도 조정·재원 문제 지적도... AU는 현지 가공·기술 역량·대표성 확대를 협력 의제로 제시

 

 

제3차 정상회의, 무엇을 합의했고 협력은 어디까지 왔나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2019년 소치에서 제1차 정상회의를, 2023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2차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23년 공동선언과 2023~2026년 행동계획에는 국제기구 개혁, 경제·안보협력, 과학기술·교육 교류, 정기적인 정치협의가 포함됐다. 러시아와 아프리카 측이 채택한 공동문서는 양측의 협력 의제를 제시했으며,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마흐무드 알리 유수프는 2026년 정상회의에서 현지 가공·산업화, 기술 역량 강화, 국제기구 대표성 확대를 아프리카의 발전 과제로 강조했다.

 

정상회의 사이에도 접촉은 이어졌다. 2024년 러시아 시리우스와 2025년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러시아–아프리카 파트너십 포럼 외교장관회의가 각각 열렸다. 2024년과 2025년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은 기존 정상회의 합의의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6년 10월 29일 모스크바 제3차 정상회의에서는 최종선언, 민간 인공지능(AI) 협력 선언, 2027~2029년 파트너십 포럼 행동계획이 채택됐다. AI는 2025년 외교장관 공동성명에서도 국제적 관리와 교육·연구 협력의 의제로 다뤄졌다.

 

 

정치적 접촉의 지속과 협력의 성과는 어떻게 다른가

 

프랑스 장조레스재단 아프리카 관측소의 로맹 케펜은 10월 30일 기고에서 세 번째 정상회의 개최가 2019년부터 이어진 외교적 접촉의 정례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상회의에 참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러시아 관계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외교행사가 반복되는 현상과 참여국들이 실제로 구축하는 협력관계를 구별한 것이다.

 

러시아 고등경제대학교(HSE) 아프리카연구센터 부소장 프세볼로드 스비리도프는 2023년 제2차 정상회의 직후 이미 다른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차기 정상회의를 평가할 때 참석한 아프리카 대통령의 수보다 행동계획에서 실제로 이행된 항목의 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회의 사이에도 식량·에너지·디지털 분야의 담당 기관들이 정기적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채텀하우스 아프리카 프로그램 디렉터 티기스티 아마레도 2026년 10월 27일 발표한 정상회의 전망에서 참석 규모만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마레는 러시아의 외교적 접촉이 확대됐지만 경제 분야의 사업 성과에는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케펜이 외교적 접촉의 지속성에 주목했다면, 스비리도프와 아마레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그 이후의 결과를 평가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공동의 공약은 어떻게 이어졌고 무엇이 확인됐나

 

2023년 제2차 정상회의의 행동계획 제178~181항에는 관계기관의 집행, 정기적인 이행 검토, 별도의 양자·다자 실행계획과 사업, 러시아 외무부 산하 사무국의 조정 역할이 규정돼 있다. 공동선언 제2항은 러시아 외교장관과 AU 집행위원장 사이의 연례 정치협의뿐 아니라 러시아·아프리카 국가 외교장관 및 AU 집행위원회가 참여하는 협의도 명시했다. 2024년과 2025년의 파트너십 포럼 외교장관회의는 개최 사실이 확인되지만, 공동선언의 두 협의 경로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다.

 

2025년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 제1.2항은 기존 정상회의 합의가 활발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참가자들의 자체 평가이며, 해당 성명에는 2023~2026년 행동계획 전체의 완료·지연·미이행 항목을 구분한 실적표가 수록돼 있지 않다. 2026년 정상회의에서 차기 행동계획이 채택된 사실과 기존 행동계획 전체의 성과는 구별된다.

 

반복된 공약도 확인된다. 2023년 공동선언 제3항은 AU의 다자 파트너십 틀 안에서 안보·식량·정보보안 등을 다룰 상설 고위급 대화체계 창설에 착수한다고 명시했다. 2025년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 제3.5항은 이 대화체계를 설치할 의사를 재확인했다. 두 문서는 창설 추진과 재확인이라는 외교적 입장을 기록하지만, 그 자체로 기구의 출범이나 운영 실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실행 조건을 묻는 전문가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이리나 아브라모바는 2026년 10월 22일 인터뷰에서 제2차 정상회의의 선언이 서류에만 남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교육·연구 교류와 기업 활동 등에서 많은 일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대아프리카 사업을 조정할 통합 기구와 투자재원, 분야별 책임 주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브라모바는 2024년 학술논문에서도 경제·인도주의 분야 협력의 확대를 논의하면서 기관 간 업무 중복과 개별 사업의 책임소재 문제를 지적했다. 그의 긍정적인 이행 평가는 교육·기업·개별 사업을 포함한 러시아–아프리카 협력 전반에 관한 것이며, 정상회의 공동 행동계획의 항목별 완료율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다. 아브라모바는 러시아–아프리카 파트너십 포럼 학술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아마레는 정상회의 직전 분석에서 외교적 관여의 확대와 경제적 성과의 제약을 함께 설명했다. 두 연구자는 협력이 확대됐다는 사실을 바라보면서도 아브라모바는 이미 진행된 교류와 실행 조직의 정비에, 아마레는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성과와 자원 제약에 무게를 뒀다. 

 

 

아프리카연합과 참가국의 입장은 달라... 2027~2029년 행동계획, 다음 평가의 기준은?

AU 집행위원장 유수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원료의 현지 가공과 산업화, 국제금융에 대한 공정한 접근, 기술이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아프리카 대표성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AU 회원국들이 자국의 발전 우선순위를 선택할 권리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대화연구소(IGD)의 필라니 음템부 집행이사는 2026년 2월 발표한 남부아프리카 지역 연구에서 일부 국가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외교적 선택지를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10월 29일 정상회의 연설에서 러시아–아프리카 협력의 성과를 정치·경제적 합의를 구체적인 결과와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전환하는 능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7~2029년 행동계획은 다음 협력 기간의 공동공약으로 채택됐다. 앞선 행동계획에도 집행·점검 절차가 있었던 만큼, 이후 외교장관회의와 분야별 후속 협의에서 제시될 이행 결과가 새 계획의 추진 상황을 보여줄 자료가 된다. 스비리도프가 2023년에 강조한 행동계획 이행 항목 개수 평가와, 아마레가 구별한 외교적 접촉과 실제 성과를 비교하는 것은 다음 협력 기간에도 서로 다른 관찰 기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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