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 튀르키예 에르도안, 전략적 협력의 무대에 서다
시리아부터 흑해 곡물 협정까지… 양국 관계의 실용 외교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5년 9월 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회의와 그 주변 일정에서 대면 회담을 가졌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중동·북아프리카·남캅카스 지역의 안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줄곧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강조해왔으며, 이번 대화 역시 이러한 외교적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AFP)
시리아: 협력과 경쟁의 교차로
러시아와 터키는 시리아 내전에서 상반된 세력을 지지했지만, 협력을 통해 충돌을 관리해왔다. 2018년 양국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에 비무장지대를 설정했고, 2019년에는 소치 협정을 통해 북부에 완충지대를 마련했다. 이른바 ‘아스타나 프로세스’로 불리는 삼자 회담 체제는 휴전과 정치적 합의의 틀을 제공해왔다.
흑해 곡물 협정: 식량 안보의 시험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세계 식량 공급이 위기에 처했을 때, 터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엔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2022년 7월 체결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전 세계로의 곡물 수출을 재개시킨 합의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농업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협정 연장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터키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부각되었다.
에너지와 군사: 실리적 이해의 기반
양국 관계를 지탱하는 축은 경제와 에너지다. 흑해를 관통하는 ‘터크스트림’ 가스 파이프라인은 유럽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며, 메르신 주 아쿠유 원전 건설은 터키의 에너지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방공 시스템 도입은 NATO 내 긴장을 불러오면서도 양국 간 군사 협력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균형 외교
NATO 회원국인 터키는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방과의 관계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균형 외교’다. 이는 터키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재자 위치를 확보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방의 제재 속에서 터키와의 관계가 외교적 돌파구로 기능한다.
2025년, 실용 외교의 상징인 텐진 회담
이번 톈진 회담은 양국이 서로를 ‘실리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러시아는 제재와 고립을 타개하기 위해, 터키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중재자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상대를 필요로 한다. 시리아 내전에서의 충돌 관리, 흑해 곡물 협정 중재, 에너지와 방위산업 협력에 이르기까지 양국은 실용적 이해를 공유해왔다. 이번 회담은 그 연속선상에 있으며, 국제 질서 재편 속에서 러시아-터키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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