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러시아, 우크라이나 언론이 본 NATO 앙카라 정상회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9. 23:35

7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2026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위협 인식, 동맹국 방위비·방위산업 확대, 파트너국 협력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한국은 NATO 파트너국 정상 자격으로 초청됐고, 이재명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별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이 포로로 잡은 북한군 처리 문제가 논의됐다.

 

NATO가 7월 8일 공개한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The Ankara Summit Declaration)」은 워싱턴조약 제5조에 따른 집단방위와 대서양 양안 결속을 재확인했다. NATO는 러시아를 유럽·대서양 안보의 핵심 위협으로 규정하는 기존 노선을 유지했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동맹국 방위역량 증강을 강조했다. NATO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Mark Rutte)는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가 동맹의 단결과 방위투자,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확인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NATO 공식 의제와 우크라이나 지원

NATO 공식 정상회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 앙카라 회의에는 한국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이사회 의장,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초청됐다. 회의 일정에는 NATO 정상회의 본회의와 정상 간 양자회담, NATO 방위산업 포럼이 포함됐다.

 

NATO는 이번 회의에서 방위투자, 방위산업 생산 확대, 우크라이나 지원, 집단방위, 파트너십을 주요 주제로 제시했다. NATO 공식 개요 자료는 2025년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가 핵심 방위투자를 명목 기준 1,390억 달러 늘렸으며, 일부 동맹국이 이미 2026년에 5% 목표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정상회의를 방공, 장거리 타격, 드론·미사일 생산, 대공방어체계 확보의 계기로 활용하려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앙카라에서 미국, 폴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유럽연합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그리펜(Gripen) 전투기 인도와 방공 강화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NATO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 지원을 재확인했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미국산 패트리엇(Patriot) 방공체계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7월 8일 채택된 앙카라 정상회의 선언문에 따르면 동맹은 2026년 우크라이나에 700억 유로(약 800억 달러, 한화 약 125조 원) 규모의 군사장비·지원·훈련을 공약하고, 2027년에도 최소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알자지라는 이 700억 유로를 약 800억 달러로 환산했다. 다만 이 금액의 세부 재원 배분과 국가별 부담은 후속 발표와 개별 국가 조치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러시아 언론의 보도: “러시아 위협론”, “우크라이나 지원”, “동맹 내 부담 분담”

러시아 관영·준관영 매체들은 정상회의 전후로 세 가지 요소를 반복적으로 부각했다. 첫째, NATO가 러시아를 장기적 위협으로 규정한다는 점이다. 타스(TASS)는 정상회의 전 미국의 NATO 상주대표 발언을 인용해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장기적 약속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보도에서는 뤼터 사무총장이 “러시아가 현재와 장기적으로 주요 위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둘째,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서방 내부 부담 문제다.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는 정상회의 전 Politico 보도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앙카라 정상회의의 가장 논쟁적인 의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미국의 이란 문제 개입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부담을 연결해, 정상회의 의제가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 중동과 방위비 문제로도 분산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셋째,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전망에 대한 회의적 보도다. 리아 노보스티는 프랑스 예비역 장성 장클로드 알라르(Jean-Claude Allard)의 발언을 인용해 앙카라 정상회의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앞당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는 “새로운 약속은 나올 수 있지만, 가입 절차 자체가 의제에 오르지는 않는다”는 해석을 부각했다.

 

코메르산트(Kommersant)는 정상회의 직전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자들이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려 한다는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접촉 가능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재원 문제, 러시아와 미국 간 소통 가능성을 함께 다뤘다. 코메르산트의 보도 초점은 NATO 선언 자체보다 미국을 둘러싼 외교적 계산과 우크라이나 지원의 비용 문제에 있었다.

 

러시아 정부가 정상회의 직후 낸 별도 공식 논평은 이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아래 내용은 크렘린이나 러시아 외무부의 직접 성명이 아니라, 러시아 언론 보도와 기존 러시아 대외정책 담론에 기반한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전문매체의 해석: 튀르키예의 이중 위치와 NATO의 장기 논리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Russian International Affairs Council, RIAC) 블로그에는 정상회의 전 메르베 수나 외젤 외즈잔(Merve Suna Özel Özcan)의 글 「The Ankara NATO Summit: Turkey’s Capacity to Manage the Duality within the Western Security Architecture」가 게재됐다. 이 글은 앙카라 정상회의를 단순한 NATO 정례 외교행사가 아니라, 튀르키예가 서방 안보구조 안에서 자신의 이중적 위치를 관리하는 시험대로 해석했다.

 

이 관점에서 앙카라 정상회의는 러시아와 NATO의 대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와 에너지, 흑해, 중동, 남캅카스 문제에서 별도 관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러시아 측 분석에서는 앙카라 개최 자체가 NATO 내부의 단결만이 아니라 튀르키예의 자율성과 조정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읽힌다.

 

RIAC의 드미트리 트레닌(Dmitry Trenin)은 7월 6일 「The Dangerous Logic of NATO 3.0」에서 NATO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글은 앙카라 정상회의 직후 평가라기보다 정상회의 직전의 구조적 분석이지만, 러시아 시각에서 NATO가 방위투자와 억지태세를 강화하는 흐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 트레닌은 NATO의 장기적 군사·정치 논리가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을 제도화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에 가깝다.

 

우크라이나 언론의 보도: 가입보다 방공·무기·실질 지원

우크라이나 언론은 정상회의 전부터 앙카라 회의가 러시아를 위협으로 명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지원 약속을 담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European Pravda는 7월 3일 정상회의 선언 초안 전망을 인용해 러시아를 유럽·대서양 안보의 위협으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 2026~2027년 총 1,400억 유로 규모의 군사지원을 약속하는 방향이 논의된다고 보도했다. 실제 채택된 선언문은 앞서 정리한 대로 2026년 700억 유로 공약과 2027년 최소 동등 수준 유지로 확정됐다.

 

Ukrinform은 정상회의 전 우크라이나가 앙카라 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측은 NATO-우크라이나 협의, 방공체계 지원, 드론·미사일 생산, 장거리 무기,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 역량을 강조했다.

 

The New Voice of Ukraine는 정상회의를 “약속에서 억지력으로” 전환해야 할 시험대로 보았다. 이 매체의 기고는 NATO가 우크라이나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러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적응형 전쟁 수행 능력, 드론 운용, 에너지·데이터·교통 인프라 방어 경험을 축적한 안보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의 공통된 논점은 NATO 가입 초청 자체보다 실제 방어역량 강화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에도 우크라이나가 NATO의 부담이 아니라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정식 NATO 가입은 여전히 동맹국 간 합의가 필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 논평: 안전 보장과 실질 억지

라줌코프 센터(Razumkov Centre)는 2026년 6월 안전 보장 관련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에서 핵심 쟁점은 국제 안전 보장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가 실질적이고 이행 가능한 안전 보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떤 평화합의도 지속 가능성을 갖기 어렵다고 본다.

 

Ukrainian Prism은 NATO-우크라이나 협력 분석에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문제가 단기적으로 열리지 않더라도, NATO 표준에 맞춘 방위개혁, 민군협력, 방위산업 협력, 동맹국과의 양자 안보협정이 우크라이나 안보의 현실적 기반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런 분석을 기준으로 보면, 앙카라 정상회의의 의미는 “가입 초청 여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방공, 장거리 타격, 공동생산, 방위산업, 안전 보장 문서가 실제 전장과 전후 안보구조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의 참여: 파트너국 정상외교와 우크라이나 지원

NATO 공식 일정은 한국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됐다고 명시했다. 한국은 NATO 회원국은 아니지만, 인도·태평양 파트너로서 최근 NATO 회의에 반복적으로 초청돼 왔다.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사이버안보, 방산 공급망,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한국의 NATO 참여 배경으로 거론된다.

 

연합뉴스와 코리아헤럴드, 코리아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7월 8일 정오 앙카라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43분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지원, 전쟁의 조속한 종식, 지역 안정,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7월 7일 NATO 정상회의 계기에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한화 약 1,527억 원) 규모의 포괄적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고,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를 설명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지원이 살상무기가 아닌 인도적 지원이며, 한국이 그동안 이어온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와 회담에서 한국의 지원 결정에 사의를 표하고 재건 과정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계속 참여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지원 외에도 NATO와의 실질 협력을 넓혔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등에 따르면 한국과 NATO는 7월 7일 약 15조 원(약 99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NATO 공동조달 시장 접근을 위한 조달협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앞서 G7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함정 건조 협력에 관해 한국 조선업체의 역량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Ukrinform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앞서 6월 30일 서울에서 조현 한국 외교장관과 안드리 시비하(Andrii Sybiha)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회담을 갖고 러시아-북한 군사협력과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했다. 시비하 장관의 방한은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으로는 11년 만이었다. 양측은 포로 처리에서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지키고 본인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해법을 찾기로 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밝혔다.

 

북한군 포로 문제: 인도주의, 국제법, 남북관계가 겹친 사안

북한군 포로 문제는 이번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의 별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연합뉴스는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북한군 포로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그리고 포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Ukrinform은 앞서 우크라이나군이 2025년 초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포로로 잡은 북한군 2명이 한국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두 포로의 포획 사실은 2025년 1월 공개됐고, 한국 정부는 이들이 한국 정착을 희망한다고 밝혀 왔다. The Diplomat은 2026년 2월 엘리자베스 살몬(Elizabeth Salmon)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언급을 소개하며, 북한군 포로의 향후 처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법적으로 이 문제는 전쟁포로의 보호, 강제송환 금지 원칙, 본인의 의사 확인, 제3국 인도 가능성, 북한 국적자의 한국행 문제를 모두 포함한다. 한국 정부가 포로 수용 가능성을 밝힌 만큼, 향후 절차는 우크라이나의 포로 지위 판단, 본인 의사 확인, 국제인도법 절차, 한국 정부의 수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러시아 언론은 북한군 포로 문제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논의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코메르산트는 6월 30일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전쟁포로의 운명을 논의했다”는 제목의 보도를 냈다. 러시아 매체의 보도는 북한군 파병 문제 자체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아니며, 주로 한국·우크라이나 발표와 외신 보도를 전재·요약하는 방식에 가깝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보도의 차이

러시아 언론은 앙카라 정상회의를 러시아 위협론, NATO 군비증강,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 미국의 역할이라는 틀에서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방공, 장거리 역량, 군사지원 규모, NATO-우크라이나 협의, 한국과의 협력, 북한군 포로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다뤘다.

 

러시아 보도에서 핵심어는 “위협론”, “군비증강”, “서방 내부 부담”, “가입 불확실성”이다. 우크라이나 보도에서 핵심어는 “방공”, “지원 지속성”, “안전 보장”, “NATO와의 실질 통합”, “러북 협력 대응”이다.

 

한국 참여에 대해서도 시각 차이가 있다. 한국 언론은 인도적 지원, 정상외교, 북한군 포로 처리 원칙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한국이 러시아-북한 협력에 대응하는 파트너라는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 언론은 한국의 NATO 참여를 한미·한우크라이나 협력의 연장선에서 다루되, 북한군 포로 문제는 주로 외신 인용 방식으로 보도했다.

 

남은 확인 지점

이번 정상회의는 NATO의 러시아 위협 인식과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초청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한국의 참여는 NATO의 인도·태평양 파트너십과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문제가 유럽 안보와 한반도 안보를 연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군 포로 문제는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라 국제인도법, 남북관계, 러북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교환 문제와 연결돼 있다. 향후 실제 절차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법적 판단과 포로 본인의 의사, 한국 정부의 수용 방식, 러시아와 북한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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