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 NATO 정상회의서 방산·공급망·우크라이나 재건·조선 협력 확대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9. 23:40

2026년 7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 베슈테페 대통령궁(Külliye)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재명(Lee Jae-myung) 한국 대통령은 이 회의를 계기로 7월 7일 나토 방산포럼(NSDIF26) 참석,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환담, 캐나다·노르웨이·스페인·네덜란드·몬테네그로·튀르키예 측 인사와의 회동을 통해 방산·공급망·우크라이나 재건·조선·에너지·인프라 협력 의제를 동시에 부각했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산업 기반과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성을 논의한 자리였고, 한국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인도·태평양 파트너국(IP4) 자격으로 참여해 유럽 안보시장과 한국 산업협력 의제를 연결했다.

 

방산포럼: "세계 국방비 55%"... 최대의 방산 시장

한국 정부 정책홍보 포털인 정책브리핑은 7월 3일 사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7~8일 앙카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참석이 세계 국방비의 약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 시장인 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 방산 협력을 본격 추진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나토 방산포럼에서 기조발언과 패널토론에 참여하고, 한국 방산의 신속한 조달 능력과 방산 공급망 편입 가능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브리핑은 드론·우주 등 미래전 핵심 분야에서 한국 군과 기업이 나토 혁신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공동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방산포럼(NSDIF26)을 대서양 방위 생산·투자·혁신을 다루는 고위급 행사로 규정하고, 7월 7일 앙카라에서 개최했다. 나토 공식 홈페이지는 2026년 앙카라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로 방위투자 확대(GDP 대비 5% 목표), 방위산업 생산·혁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군사 지원 지속성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의 방산 외교가 단순한 무기 수출 홍보가 아니라, 유럽의 방산 생산능력 확대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토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수요 속에 배치됐음을 보여준다.

 

'방위산업 파트너십 2.0' 제안

이 대통령은 7월 7일 나토 방산포럼 '공유된 가치, 더 강한 산업기반' 세션 기조연설에서, 기존의 무기체계 거래 중심 협력을 넘어 공동 연구·생산·운용을 포함하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제안했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그는 전쟁의 승패가 전장뿐 아니라 연구개발 현장과 생산기반에서도 결정되며, 방위산업 기반 자체가 국가 안보와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이 참여하는 나토 탄약·우주 분야 협력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더 많은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기획·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 면담을 계기로 나토 공동조달 시장 진출을 위한 '조달 기본협정' 협상 개시도 공식화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같은 맥락의 의제를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월 7일 나토 방산포럼 연설에서 유럽이 자체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 미사일 생산능력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론과 원거리 전투 기술이 전쟁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고,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드론 공격 방어와 장거리 타격 기술을 전쟁 중에 축적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이 나토 무대에서 강조한 드론·우주·미래전 기술 협력과 맞물린다. 다만 현재 공개된 한국 정부 발표와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결과에서 한국의 직접 전투무기 지원 또는 특정 방산 계약 체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1억 달러 지원과 북한군 포로

7월 8일 앙카라의 한 호텔에서 약 43분간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은 방산·공급망 외교와 별도로 우크라이나 지원, 재건, 북한군 포로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첫 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과 협력 과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 발표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했고, 특히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한화 약 1,512억 원) 규모의 포괄적 지원 패키지를 배정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했다. 양 정상은 경제협력과 다양한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도 논의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논의된 사안을 실무진이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전했다.

 

SBS는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인용해,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한화 약 1,512억 원) 규모의 포괄적 지원 방침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하고, 회복과 재건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의 조속한 종식과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복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고 답했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 계속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군 포로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안보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직접 맞닿는 의제로 다뤄졌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 포로 문제를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 문제는 2026년 6월 30일 서울에서 열린 조현(Cho Hyun) 한국 외교부 장관과 안드리 시비하(Andrii Sybiha)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논의됐으며, 당시 양국 외교장관은 포로 개인의 의사와 제네바협약·국제인도법 원칙을 존중한다는 방향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 정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다른 국적 포로 처리와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 환담: '군용 선박 건조' 후속 협의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외에도 나토 정상회의장 안팎에서 한국의 양자 외교가 여러 갈래로 진행됐다. 정책브리핑은 강유정 수석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인용해, 이 대통령이 7월 7일 저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공식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환담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6월 16~17일 프랑스 에비앙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만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군용 선박 건조' 문제의 후속 협의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비앙 G7에서 이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해 줄 수 있는지 요청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측 요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선박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을 소개했으며, 양측은 구체적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해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G7 당시 언급한 골프 회동을 상기하며 적절한 시기에 이 대통령의 방미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캐나다·노르웨이 회동: 잠수함·방산·핵심광물 협력 논의

7월 7일 이 대통령이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와도 약식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에 대한 캐나다 측 설명을 들은 뒤, 국방·방산·에너지·핵심광물 분야 협력 가능성을 계속 확인하고 인공지능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캐나다는 7월 6일(현지시간) 60조 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노르웨이 콩스베르그(KDA) 컨소시엄의 212CD 플랫폼을 선정했고, 한화오션은 예비 협상대상자로 남았다. 양국은 잠수함 수주 결과와 별개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와 첨단산업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요나스 가르 스퇴레(Jonas Gahr Støre) 노르웨이 총리와도 약 36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 일간지 서울신문은 양 정상이 7월 8일 앙카라에서 회담하고 국방·경제·산업·문화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노르웨이의 이동식 의료지원에 감사를 표했고,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국방 분야 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 발전, 신재생에너지·조선·해양 협력을 언급했다. 노르웨이는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약 9억 2,2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회담 전 이 대통령은 노르웨이의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 진출과 캐나다 잠수함 수주(독일-노르웨이 컨소시엄)를 소재로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

 

한-스페인·네덜란드·몬테네그로·튀르키예: 에너지·인프라·문화 협력 강조

스페인·네덜란드·몬테네그로와의 접촉은 방산 이외의 공급망·에너지·인프라 외교까지 포함했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7월 7일 만찬 자리에서 옆자리에 앉은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스페인 총리와 한반도·중동 등 주요 지역 및 글로벌 정세를 폭넓게 논의했다. 양측은 주한 세르반테스 문화원, 산티아고 순례길 등 문화·인적 교류를 한-스페인 관계의 기반으로 평가했고, 규범 기반 국제질서와 다자주의를 공유하는 중견국 간 연대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산체스 총리에게 방한을 초청했고, 산체스 총리도 이 대통령에게 스페인 방문을 초청했다.

 

정책브리핑은 이 대통령이 롭 예턴(Rob Jetten) 네덜란드 총리와 풍력·원자력 등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밀로이코 스파이치(Milojko Spajić) 몬테네그로 총리와는 몬테네그로 공항 등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 참여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회의 주최국 튀르키예 측과는 세브데트 일마즈(Cevdet Yılmaz) 부통령, 누만 쿠르툴무쉬(Numan Kurtulmuş) 국회의장과 안보·경제·디지털·인적 교류 협력을 심화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 밖에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Kyriakos Mitsotakis) 그리스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 니쿠쇼르 단(Nicușor Dan) 루마니아 대통령, 기타나스 나우세다(Gitanas Nausėda) 리투아니아 대통령, 루멘 라데프(Rumen Radev) 불가리아 총리, 크리스트륀 프로스타도티르(Kristrún Frostadóttir) 아이슬란드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Alexander Stubb) 핀란드 대통령과도 인사를 나눴다고 정책브리핑은 덧붙였다.

 

종합

한국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단일 안보회의 참석이 아니라 방산·조선·에너지·핵심광물·인프라·우크라이나 재건을 연결하는 다층 외교 무대로 활용했다.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은 북한군 포로와 재건 참여 문제를 통해 한반도와 유럽 전쟁의 접점을 다뤘고, 한-미 환담은 군용 선박 건조 협의를 통해 조선업과 안보협력을 연결했다. 캐나다·노르웨이와의 회동에서는 잠수함 수주에서 한화오션이 독일-노르웨이 컨소시엄에 밀린 직후에도 방산·AI·핵심광물·국방기술 협력의 여지가 남았고, 스페인·네덜란드·몬테네그로·튀르키예와의 접촉은 문화·에너지·인프라·디지털 협력으로 의제를 넓혔다. 공개된 발표만 놓고 보면 한국은 직접 전투무기 지원보다 포괄적 지원, 재건, 방산·기술 협력 네트워크 진입, 조선·공급망 협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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