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돌마·게모·바비큐·해산물, 카프카스 음식축제가 지역관광을 넓힌다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11. 17:54

2026년 봄과 초여름 카프카스 각지에서 돌마, 지역 가정식, 숯불요리, 생선·해산물을 앞세운 음식축제가 잇달아 열렸다. 아르메니아의 즈바르트노츠, 조지아의 아할치헤와 바투미, 아제르바이잔의 샤마히처럼 수도 밖의 역사도시와 농촌·항구도시가 행사장으로 선택됐다. 음식축제가 지역의 소규모 생산자와 관광객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르메니아 국영통신 Armenpress에 따르면 제13회 돌마축제는 5월 24일 예레반에서 서쪽으로 약 18㎞ 떨어진 즈바르트노츠 역사문화박물관보호구역에서 열렸다. 30개가 넘는 부스에서 60종 이상의 돌마를 선보였고, 5,000명 이상의 관람객과 30명 이상의 해외 기자·콘텐츠 제작자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니 나자리안(Ani Nazaryan) 축제 프로그램 매니저는 전문 심사위원이 맛, 외형, 아이디어와 종합우승 부문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세드라크 마물리안(Sedrak Mamulyan) 아르메니아 전통요리보존·발전단체 회장은 호박꽃이나 해산물을 활용한 돌마 등 전통과 새로운 조리법을 함께 소개한다고 밝혔다.

 

메하크 아프레시안(Mekhak Apresyan) 아르메니아관광연맹 회장은 돌마축제를 아르메니아의 관광 매력을 높이고 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독자적인 관광상품으로 평가했다. 고고유적을 행사장으로 사용해 음식, 전통공연, 역사관광을 한 일정에 결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돌마는 카프카스와 동지중해, 중앙아시아에 걸쳐 다양한 명칭과 조리법으로 존재한다. 아르메니아 축제는 이를 자국 음식관광의 핵심 자원으로 소개한다. 한편 유네스코는 2017년 아제르바이잔의 신청으로 '돌마 만들기와 나눔 전통'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했으며, 당시 아르메니아 측은 이의를 제기했다. 음식의 기원을 둘러싼 배타적 소유권 주장보다 지역마다 다른 재료와 조리법, 공동체적 의미를 구분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조지아에서는 국가관광청이 운영하는 게모 페스트(Gemo Fest)가 지역별 음식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바꾸고 있다. 6월 6~7일 남부 삼츠헤자바헤티주의 아할치헤 라바티성 주변에서 열린 행사에는 현지 요리사, 가정식 생산자, 가족경영 와이너리, 농민과 소상공인이 참여했다. '게모'는 조지아어로 맛을 뜻하며, 축제는 대형 외식업체보다 지역 주민의 조리법과 생산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조지아 현지 영문매체 Georgia Today는 게모 페스트의 목적을 지역음식 홍보와 미식관광, 남부 조지아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라고 소개했다. 2025년 쿠타이시 행사에는 음식·와인·소규모 사업체 약 50곳이 참여했다. 행사 개최지를 해마다 스바네티, 이메레티, 구리아, 라차와 삼츠헤자바헤티 등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은 관광객을 트빌리시와 바투미 밖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제르바이잔 샤마히주 메이사리 마을에서는 6월 13~14일 제2회 국제바비큐축제가 열렸다. 아제르바이잔 국영통신 AZERTAC에 따르면 샤마히 지방정부와 지역 관광·외식시설이 행사를 지원했으며, 여러 나라의 요리사가 숯불·직화 요리 시연과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했다. 포도산지와 외식시설을 결합해 바쿠에서 지역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행사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미식관광을 국가 관광정책의 한 축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가관광청장 푸아드 나기예프(Fuad Naghiyev)는 4월 슈샤에서 열린 경제협력기구(ECO) 미식의 날 행사에서 전통음식과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관광개발을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5월 바쿠 국제카펫축제에서도 음식·농산물·관광을 함께 홍보했다.

 

 

흑해 연안에서는 항구도시의 정체성을 활용한 축제가 열렸다. 조지아 바투미시는 6월 28일 생선·해산물축제를 개최했다. 육류와 치즈·빵 중심으로 알려진 카프카스 음식관광에 흑해 수산물과 아자라 지역 조리법을 더해 바투미의 관광 이미지를 다양화하려는 행사다.

 

카프카스 음식축제의 공통점은 요리를 문화공연의 부속물이 아니라 여행의 주목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축제 기간 지역 주민은 음식과 농산물, 와인, 수공예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고, 관광객은 박물관·성곽·와이너리·해변을 함께 방문한다. 소규모 업체가 정규 유통망에 진입하기 전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는 시험시장 역할도 한다.

 

그러나 방문객 수 증가가 지역경제 효과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스 참가비와 결제수단, 식품위생 검사, 원산지 표시, 쓰레기 처리와 대중교통이 갖춰져야 지역 생산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행사 종료 뒤에도 온라인 판매와 식당·농장 방문으로 연결할 수 있는 예약·유통체계가 필요하다.

 

음식은 카프카스 국가 사이에서 문화적 자부심과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축제와 관광홍보에서 한 음식의 유일한 기원을 단정하기보다 지역별 변형과 공동의 역사, 현재 생산자의 이야기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관광상품의 깊이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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