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앙아시아 외채 2,750억 달러… 총액보다 채무자 주목해야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20. 21:49

카자흐스탄은 기업·관계사 부채,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은 정부 상환능력이 핵심

 

7월 20일 중앙아시아 전문매체 The Times of Central Asia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의 2026년 초 총대외채무가 약 2,750억 달러(한화 약 410조 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이 수치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합계이며 국가별 통계의 기준일과 분류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더 중요한 점은 외채의 크기보다 누가 빚을 졌고 어떤 수입으로 갚는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외채통계 지침에서 대외채무는 국내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를 뜻한다. 여기에는 중앙정부 차입뿐 아니라 은행, 국영기업, 민간기업, 외국인 투자기업의 관계사 차입도 포함된다. 따라서 외채 총액을 정부부채로 간주하거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비율만으로 국가의 재정위험을 평가하면 구조를 놓치게 된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자료에서 4월 1일 현재 외채는 약 1,827억 달러(약 272조 원)다. 이 가운데 정부와 중앙은행 부문은 전체의 일부이며, 민간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관계사 차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원유·광물 개발에 참여한 다국적기업의 본사·계열사 차입은 카자흐스탄의 외채를 키우지만, 모든 금액이 국가예산에서 상환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원자재 가격과 수출수입이 약해지면 기업의 외화상환 능력과 세수에는 간접적인 부담이 된다.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은 2026년 1/4분기 말 총대외채무를 822억 달러(약 122조 6,000억 원)로 집계했다. 공공외채는 405억 달러, 기업외채는 417억 달러로 비슷한 규모다.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인프라·에너지 투자와 국영기업 차입, 국제채권 발행을 늘려 왔다. 공공부문과 기업부문의 경계가 카자흐스탄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유다. 정부가 직접 보증하지 않은 국영기업 채무라도 경영악화 시 재정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절대 외채는 두 국가보다 작다. 그러나 경제규모, 수출기반과 외환보유액도 작아 정부채무의 비중과 만기구조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IMF는 2026년 키르기스스탄 협의보고서에서 공공부채가 지속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기 재정수요와 대규모 투자사업의 자금조달을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양허성 장기차관은 이자 부담을 낮추지만,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자국통화로 계산한 원리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타지키스탄 재무부 자료를 인용한 Asia-Plus에 따르면 4월 1일 외채는 약 28억 3,920만 달러(약 4조 2,000억 원)였다. 2026년 1/4분기 동안 규모가 줄었지만, 수력발전·도로 등 대형 기반시설 투자와 제한된 수출품목은 상환여력을 좌우한다. 금·알루미늄·면화 수출과 해외이주 노동자의 송금이 외화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국가별 부채위험을 비교하려면 최소 다섯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첫째는 정부·은행·기업 가운데 실제 채무자다. 둘째는 만기와 고정·변동금리 구조다. 셋째는 달러·유로·위안 등 표시통화다. 넷째는 수출과 외환보유액으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다. 다섯째는 국영기업 채무와 민관협력사업에 숨어 있는 정부의 우발채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철도·전력·원전·재생에너지·도시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한다. 차입 자체가 곧 위기라는 뜻은 아니다. 생산성과 수출능력을 높이는 사업이라면 미래 외화수입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수익성이 낮거나 정부 보증에 의존하는 사업은 성장이 둔화할 때 재정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다.

 

현재 공개 통계로 확인되는 결론은 ‘중앙아시아 외채가 일률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기업과 관계사 차입,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공공·기업부문의 동반 확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는 정부 상환능력과 양허성 차관의 조건이 핵심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비교 가능한 최신 세부통계가 부족해 이번 합계와 분석에서 제외하는 편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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