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정부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을 공동 조사하기 위한 실무기구를 구성한다. 양국 환경·기상 당국은 2026년 7월 초 타슈켄트의 중앙아시아 환경·기후변화대학(Green University)에서 회의를 열고, 대기질 관측자료 교환과 공동 연구, 국경지역 오염 저감 방안 마련을 담당할 공동 작업반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의에는 우즈베키스탄 국가생태·기후변화위원회와 수문기상청, 국가기후변화센터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생태·천연자원부와 국영 수문기상기관 카즈히드로메트(Kazhydromet), 관련 연구기관 대표들이 참여했다. 양측은 PM2.5와 PM10 농도, 대기 순환에 따른 오염물질 이동, 자동관측소 운영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 다른 측정·분석 체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상 간 합의를 실무 협력으로 전환
이번 공동 작업반은 2026년 4월 11일 부하라에서 열린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회담에서 제시된 '청정대기(Clean Air)' 협력의 후속 조치다. 당시 양국 정상은 국경지역 대기질 개선을 양국 환경협력의 우선 과제로 정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같은 달 아스타나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지역환경정상회의에서도 양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 간 청정대기 컨소시엄 구상을 제안했다. 컨소시엄은 관측자료와 위성정보를 공유하고, 먼지·모래폭풍에 공동 대응하며, 도시와 국경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초기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참여하고 이후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기관인 국가생태·기후변화위원회는 7월 회의가 단순한 정책 경험 교환에서 공동 조사와 실행사업으로 넘어가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양국 작업반은 과학자, 수문기상 전문가, 환경당국 실무자로 구성되며 공동 관측, 오염원 추적, 저감 권고안 작성을 맡게 된다.
타슈켄트 오염의 36%는 바람을 타고 유입된 먼지
월경성 협력이 필요한 배경에는 중앙아시아 특유의 건조한 기후와 대기 흐름이 있다. 세계은행이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함께 작성한 2024년 타슈켄트 대기질 평가에 따르면, 타슈켄트의 연평균 PM2.5 농도는 38.8㎍/㎥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당 5㎍의 6배를 넘는다. 시민의 83%가 권고 기준을 6배 이상 초과하는 지역에 거주한다. 보고서는 PM2.5 오염으로 타슈켄트에서 매년 약 3,000명의 조기 사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후생 손실은 연간 4억 8,840만 달러(한화 약 7,385억 원)로 우즈베키스탄 국내총생산(GDP)의 약 0.7%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주요 사망 원인은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 하기도 감염이다.
오염원별 기여도는 바람을 타고 유입되는 먼지가 36%로 가장 컸다. 주거·상업시설 난방이 28%, 교통이 16%, 산업이 13%를 차지했다. 여름에는 건조한 토지와 인접 지역에서 이동한 먼지의 비중이 높아지고, 겨울에는 석탄 등 연료를 사용하는 난방시설이 일부 달 PM2.5 농도의 약 45%를 차지했다. 이는 도시 내부 배출 규제만으로 대기질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지역 단위의 기상·배출자료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026년 3월 대통령령으로 2026~2030년 전국 청정대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정부 목표는 오염물질 배출량을 10.5% 줄이고 자동관측망을 확대하는 것이다. 타슈켄트 외곽으로 오염 유발 시설과 일부 온실단지를 이전하고, 화력발전소 집진설비를 개선하며, 차량 환경등급 표시제와 '에코 트랜스포트'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산업설비 현대화와 도시 가스화, 조림사업을 자국의 주요 대책으로 제시했다. 양국은 앞으로 관측장비의 정확도와 자료 형식을 맞추고, 오염물질이 어느 지역과 배출원에서 이동했는지를 판별하는 모델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 측정 기준과 배출량 산정 방식이 다르면 동일한 오염 현상을 두고도 원인과 책임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전체 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
2026년 4월 지역환경정상회의에서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산업화와 도시화뿐 아니라 먼지·모래폭풍 같은 기후 요인이 중앙아시아의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 환경 담당 글로벌 디렉터 발레리 히키(Valerie Hickey)는 대기질 개선이 생산설비 현대화와 기업 경쟁력 향상, 신규 시장 진입과 연결될 수 있다며 국가 간 협력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인용한 세계은행 추산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대기오염은 매년 6만 5,000명 이상의 조기 사망과 약 200억 달러(한화 약 30조 2,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중앙아시아는 도시권과 산업지대가 국경 가까이에 있고, 아랄해 주변의 염분성 먼지와 사막화, 계절성 모래폭풍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작업반의 성과는 향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까지 참여하는 공동 관측·경보 체계의 시범모델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합의는 공동 작업반 구성과 연구 협력 단계다. 구체적인 예산, 관측소 설치 위치, 자료 공개 범위, 배출 감축 의무와 이행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향후 협력이 실질적인 오염 저감으로 이어지는지는 양국이 동일한 측정 기준을 채택하고 공동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조사 결과를 산업·교통·난방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출처
- Astana Times, Central Asia Introduces Clean Air Initiative at RES 2026, 2026-04-24, https://astanatimes.com/2026/04/central-asia-introduces-clean-air-initiative-at-res-2026/
- National Committee on Ecology and Climate Change of Uzbekistan, Regional Cooperation on Air Pollution Control Strengthens, 2026-04-27, https://gov.uz/en/eco/news/view/157856
- UzDaily, Uzbekistan, Kazakhstan Boost Air Quality Cooperation, 2026-07-03, https://www.uzdaily.uz/en/uzbekistan-kazakhstan-boost-air-quality-cooperation/
- World Bank, Air Quality Assessment for Tashkent and Roadmap for Air Quality Management Improvement in Uzbekistan, 2024-06, https://www.worldbank.org/en/country/uzbekistan/publication/air-quality-assessment-for-tashkent
- Kun.uz, World Bank report: 83% of Tashkent residents live in high air pollution zones, 2024-10-09, https://kun.uz/en/news/2024/10/09/world-bank-report-83-of-tashkent-residents-live-in-high-air-pollution-z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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