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러시아, 기대 인플레이션 14.7%로 급등… 실제 물가와 체감 간극 확대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22. 21:17

2026년 7월 21일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은 가계가 예상하는 향후 12개월 물가상승률의 중앙값이 7월 1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6월의 12.4%보다 2.3%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공식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가계의 체감과 전망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러시아은행 의뢰를 받은 여론조사기관 인폼(InFOM)이 7월 6~15일 실시했다. 응답자가 지난 12개월 동안 체감한 물가상승률의 중앙값도 6월 14.2%에서 7월 15.1%로 높아졌다. 향후 5년의 연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은 10.3%에서 11.2%로 상승했다. 단기 가격 충격이 장기 기대까지 자극하는 모습이다.

 

반면 러시아 경제개발부가 7월 13일 기준으로 추산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2%였다. 기대인플레이션 14.7%와 공식 연간 물가상승률 5%대는 같은 지표가 아니다. 전자는 표본조사에서 가계가 예상한 미래 가격상승률의 중앙값이고, 후자는 통계기관이 상품·서비스 가격을 조사해 산출하는 실제 지수다.

 

생활필수품 가격이 기대를 좌우

가계의 인플레이션 인식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자주 구매하는 식료품과 연료, 공공요금, 교통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러시아에서는 7월 들어 정유시설 가동 차질과 물류 병목, 일부 지역의 연료 판매 제한 보도가 이어졌다. 소비자가 주유소 가격과 생활필수품 가격을 직접 확인하면 공식 평균물가가 둔화하더라도 향후 물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될 수 있다.

 

소득과 저축 보유 여부도 응답 차이를 만든다. 7월 조사에서 저축이 없는 가구의 기대인플레이션은 6월 13.6%에서 16.5%로, 관찰인플레이션은 15.1%에서 17.1%로 상승했다. 저축 보유 가구의 기대인플레이션도 11%에서 13%로 높아졌지만 절대 수준은 더 낮았다. 필수지출 비중이 크고 가격상승을 흡수할 금융완충 장치가 적은 가구에서 물가 불안이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엘비라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러시아은행 총재는 앞선 발표에서 6월 조사에는 최근 연료가격 변동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7월 결과는 연료시장 불안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러시아은행은 한 달치 조사만으로 원인을 단정하지 않는다. 향후 조사에서 상승세가 지속되는지와 실제 물가·임금·환율의 움직임을 함께 본다.

 

금리 인하 속도의 제약요인

러시아은행의 기준금리는 7월 21일 현재 연 14.25%다. 러시아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인 4%로 복귀하려면 가계와 기업의 기대가 안정돼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노동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이 원가 상승을 예상해 판매가격을 미리 올리면서 실제 물가 둔화가 늦어질 수 있다.

 

다만 7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만으로 다음 통화정책 결정을 예단할 수는 없다. 러시아은행은 7월 24일 정례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며, 소비자물가와 경기·신용·재정·환율·인플레이션 기대를 종합한다. 7월 조사 결과는 금리 인하 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지만, 결정 자체는 이사회 발표 전까지 확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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