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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국가들, 수자원 배분 합의… 농업·수력발전의 계절 갈등 극복할 수 있을까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10. 15. 19:20

-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10월 7일 제95차 국가 간 수자원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의 2026~2027년 비관개기 취수한도 및 저수지 운영 방식을 협의

 

- 이번 합의의 배경에는 하류국의 농업용수 수요, 상류국의 겨울철 수력발전 수요,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불확실성이 있어

 

1992년부터 운영된 공동 수자원 관리체제는 국가 간 협력을 유지해 왔지만, 실제 취수량·방류량의 공동 측정과 정보 공유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 이번 합의의 실효성은 국가별 취수한도 공개, 실제 이행 실적, 자동 계측 체계의 구축 여부로 평가할 수 있으며, 현재 의정서의 국가별 수량 부속표는 확보되지 않아

 

 

제95차 수자원조정위, 겨울철 취수한도·저수지 운영 조율…관건은 실제 방류와 공동 계측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겨울철 하천 물 사용량과 저수지 운영 방식을 다시 합의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가 간 수자원조정위원회(ICWC)는 10월 7일 투르크메니스탄 아바자에서 제95차 회의를 열고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 유역의 2026~2027년 비관개기 취수한도와 저수지 운영 전망을 조율했다. 농업용수와 수력발전용 물이 서로 다른 계절에 집중되는 지역에서 다음 관개기를 준비하기 위한 합의다.

 

이번 회의에서 국가별 취수한도가 승인됐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그러나 공개된 각국 정부 발표에는 새 한도를 국가별로 얼마씩 정했는지 보여 주는 부속 수치표가 없다. 합의가 체결됐다는 것과 합의대로 물이 흘렀다는 것은 별개의 사실이다.

 

 

물을 가장 많이 쓰는 농업, 물이 필요한 계절은 다르다

 

중앙아시아의 광대한 농경지는 강물을 끌어오는 관개시설에 의존한다. 세계은행의 중앙아시아 물·에너지 프로그램(CAWEP)은 이 지역 담수 취수량의 약 90%가 농업에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이 비율은 모든 물이 농작물에 의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하천과 저수지 등에서 끌어 쓰는 담수 가운데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물의 발원지와 주요 사용처도 다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주요 하천 유량의 상당 부분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산악지대에서 형성되지만, 대규모 관개는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남부의 평야지대에 집중된다. 한 나라의 저수지 운영이 국경 너머 농업과 생활용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여기에 전력 문제가 겹친다. 상류국은 전력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 물을 방류해 수력발전을 할 필요가 있고, 하류국은 작물이 자라는 따뜻한 계절에 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겨울에 발전량을 늘리기 위한 방류가 다음 여름의 저수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공동 수자원 관리는 물의 총량뿐 아니라 방류 시기도 조정해야 한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상충을 줄일 보상체계와 신뢰할 만한 국가 간 정보 공유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는 소련 시절 확대된 관개농업과도 연결된다. 아랄해로 흘러드는 강물을 농업용으로 대규모 전용하면서 아랄해의 환경위기가 심화됐고, 독립 이후에는 여러 국가가 공유하는 시설의 소유권·유지비·운영권을 다시 협의해야 했다. 1992년 중앙아시아 5개국의 공동 수자원 관리협정은 이처럼 국경을 넘는 물 관리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체결됐다.

 

기후변화는 이미 어려운 협상을 더 불확실하게 만든다. 세계은행은 2026년 7월 자료에서 중앙아시아의 빙하 표면적이 지난 약 60년 동안 30% 줄었으며, 가뭄·홍수와 극한기상의 위험이 지역의 노후 수자원 시설과 취약한 정보 공유 체계를 압박한다고 밝혔다. 다만 빙하 면적 감소가 곧바로 모든 강의 유량을 같은 비율로 줄인다는 뜻은 아니다. 계절별 눈·빙하 융해와 강수량 변화까지 살펴야 실제 공급량을 예측할 수 있다.

 

 

새 조약보다 중요한 '계절별 계획표'

 

중앙아시아 수자원조정위원회는 이번 회의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기구가 아니다.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은 1992년 2월 알마티에서 국가 간 수자원 공동 관리·이용·보호 협정을 체결했고, 이를 바탕으로 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 사무국이 공개한 협정 설명에 따르면 이 기구는 국가별 취수한도와 저수지 운영 일정을 협의·승인한다.

 

쉽게 말하면 각국이 두 강에서 얼마만큼의 물을 취수할지 정하고, 상류의 저수지를 어느 시기에 얼마나 운영할지 맞추는 방식이다. 위원회 산하 아무다리야·시르다리야 유역 수자원관리조직은 협의 결과를 실제 물 관리에 연결하고, 관개기와 비관개기의 운영 결과를 보고한다. 강에서 가져가는 '취수량'과 발전을 위해 저수지에서 내려보내는 '방류량', 저수지에 들어오는 '유입량'은 서로 다른 지표다.

 

두 강의 국가별 배분량을 하나의 비율로 계산할 수도 없다. 발원지와 지류, 수로, 취수 지점과 하류 수요가 다르기 때문이다. 위원회 사무국은 두 유역을 구분한 과거 연도 표에서 국가별 '한도'와 '실제 취수량'을 따로 공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무다리야강 유역의 2024~2025년 비관개기 우즈베키스탄 취수한도는 63억 5,000만㎥였고, 사무국이 집계한 실제 취수량은 60억 4,650만㎥였다. 이는 지난해 한도와 실적을 비교한 사례이지, 이번 2026~2027년 합의 수치가 아니다. 한도보다 실제 취수량이 적다고 해서 그 이유를 물 부족이나 절약 가운데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도 없다.

 

 

4개국 대표가 확인된 제95차 회의, 키르기스스탄은 별도 행사 참석

 

10월 7일 아바자 회의의 정식 명칭은 제95차 국가 간 수자원조정위원회 회의다.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의 공식 발표에서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대표로 확인되는 국가는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 4개국이다. 키르기스스탄도 위원회 구성국이지만, 이들 발표만으로 키르기스스탄 대사가 제95차 회의의 의정서 서명 당사자였다고 할 수는 없다.

 

키르기스스탄 측의 현장 참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제95차 회의에 이어 열린 별도 고위급 수자원 회의에 키르기스스탄의 아지즈베크 마드마로프 주투르크메니스탄 대사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수자원부도 이 대사가 고위급 회의에서 발언했다고 기록했다. 위원회 정식 회의 참석·대표권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고위급 협의 참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 결정은 두 강의 2026~2027년 비관개기 취수한도와 저수지 연계 운영 전망을 조정한 것이다. 카자흐스탄 수자원관개부와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취수한도 승인을, 투르크메니스탄 외교부는 물 배분 및 저수지 운영 방식에 대한 합의를 발표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회의 의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고, 투르크메니스탄 외교부는 의정서가 채택됐다고 발표했다. 서명과 채택이라는 표현은 각각의 정부 발표에 따라 구분된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회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저수지 수치도 공개했다. 2026년 관개기에 카자흐스탄 샤르다라 저수지로 들어온 물이 약 36억 9,000만㎥로 당초 전망치보다 8억 4,000만㎥ 많았다는 것이다. 같은 발표는 2026~2027년 비관개기의 저수지 유입량을 약 100억㎥로 예상했다. 앞의 수치는 지나간 관개기의 유입 실적에 관한 정부 발표이고, 뒤의 수치는 앞으로 들어올 물에 대한 전망이다. 어느 쪽도 특정 국가에 배정된 '취수한도'가 아니다.

 

참가국들은 물을 측정하는 방식도 논의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무다리야강의 케르키 수위·유량 관측소 자료 신뢰성과 상·중·하류 수요자에 대한 비례적 물 공급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시르다리야강 유역 자동 계측 체계 도입 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그룹 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계측 시스템의 설치를 완료했다는 발표는 아니다.

 

다만 이번 합의의 국가별 수량표와 의정서 전문은 공개 확인된 자료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위원회 사무국의 의정서 열람 화면도 비밀번호로 보호돼 있다. 따라서 어느 나라의 취수권이 얼마 늘거나 줄었는지, 합의에 구체적으로 어떤 가뭄 대응 의무가 포함됐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전문가, 합의의 성과는 있지만, '물이 흘렀는지'가 다음 질문

 

중앙아시아 수자원법 연구자 디나라 지간시나는 2023년 국제학술지 《기후 프런티어스(Frontiers in Climate)》에 발표한 연구에서 역내 국가들이 저수지와 수로를 공동 운영하는 여러 방식의 협정을 발전시켰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시설 유지비 분담, 기술적 운영, 새 댐·수로 건설의 사전 통보와 공동 평가 절차가 충분히 정교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간시나는 2011년부터 국제수자원법 논문을 발표해 온 연구자로, 제도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기존 협력을 실제 운영 가능한 규칙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지간시나 등이 2021년에 발표한 별도 공동 연구도 위원회 산하의 과학·정보 협력이 회원국 간 대화와 자료 교류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공동 조사와 지속적인 연구 투자, 정보 공개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국가 간 협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과는 다르다. 다만 이런 평가가 2026년 10월 회의의 성공을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환경경제학자 다카요시 가토는 2025년 12월 발표한 중앙아시아 물·에너지 연계 보고서에서 두 부문을 분리해 관리해 온 관행을 문제로 분석했다. 그는 자료 교환, 제도적 협력, 공동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제·환경·사회적 편익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이번 제95차 회의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한 발언이 아니라, 왜 물 배분표만으로 충분하지 않은지를 설명하는 기존 정책연구다.

 

정부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카자흐스탄 수자원관개부는 2026년 관개기가 안정적으로 지나갔다고 평가했고, 우즈베키스탄 수자원부는 역내 신뢰와 대화가 협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반면 세계은행은 2026년 7월 발표에서 노후 기반시설과 취약한 지역기구, 국가별 자료 공유의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와 국제기구의 구조적 진단은 서로 다른 시점과 지표를 다룬다. 어느 한쪽만으로 이번 비관개기 합의의 실제 이행을 확정할 수 없다.

 

장기적 관리에는 협의체 바깥의 수요도 변수다. 2026년 《세계 수자원 정책(World Water Policy)》에 발표된 연구에서 마하맛존 카시모프는 아프가니스탄의 코시테파 운하 사업을 중앙아시아 수자원 협력체제의 새로운 과제로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은 1992년 5개국 협정 당사국이 아니다. 그러나 이 연구만으로 운하가 완공된 뒤 아무다리야의 실제 유량이 얼마나 변할지 단정할 수는 없다. 기존 5개국 협의와 별도로 해당 유역의 더 넓은 정보 교환 문제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세계은행은 2026년 7월 아랄해 구제 국제기금 집행위원회를 통한 별도 지역 수자원 효율화 사업을 승인했다. 이 사업에는 아무다리야·시르다리야 계측정보의 디지털화와 공동 기반시설 사업 준비가 포함된다. 다만 세계은행 사업은 10월 7일 의정서의 사업 조항이 아니며, 승인 자체가 현장 계측망의 완공을 뜻하지 않는다.

 

다음 확인 시점은 2027년 1분기로 예고된 우즈베키스탄의 제96차 위원회 회의다. 그때까지 중요한 것은 새 협의의 개최 횟수만이 아니다. 국가별 확정 취수한도, 실제 취수량과 저수지 유입·방류 실적, 관측소 자료의 대조 가능 여부가 공개되는지에 따라 이번 합의의 이행 수준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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