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우크라이나 드론 통신 제한… 위성통신은 외교적 지렛대가 될 수 있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10. 23. 04:56

- 우크라이나 공중강습군 일부 부대는 10월 13~14일 고속 비행 중 드론의 위성통신이 끊겨 임무 일부를 취소했다고 보고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1일에도 속도 제한이 남아 있다고 밝혀

 

- 우크라이나 측은 연결 일부가 복구된 뒤에도 고속 이동 중 이용 제한은 지속됐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장비의 계약과 설정 변경 기록은 공개되지 않아

 

- 미국 언론들은 머스크의 결정과 백악관 내부 요청을 각각 보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헤그세스 국방장관·루비오 국무장관은 자신 또는 정부 기관의 관여 범위를 나눠 부인

 

- 군사 전문가들은 전선 인근 중거리 타격의 차질을 우려하면서도 드론 요격과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치는 영향을 구분했으며, 통신 제한이 휴전·종전 협상의 교환 조건으로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통신이 끊긴 드론, 복구되지 않은 이동속도 제한

 

우크라이나 공중강습군 제7신속대응군단은 10월 13~14일 자포리자주 훌랴이폴레 방면에서 위성통신 장애 때문에 일부 드론 임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전한 군단의 보고에는 시속 110~120km로 비행하던 드론에서 통신이 끊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ISW는 해당 군단이 최초 공지를 삭제했으며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국방기술 고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는 AP통신에 시속 약 160km를 넘는 이용 제한을 설명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전선 구역별로 시속 130~161km에서 연결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현장 부대·기술고문·대통령의 설명으로, 같은 단말기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측정한 속도 기준이라고 볼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연결 복구와 고속 비행 중 이용 제한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설명에서도 구분됐다. 베스크레스트노프 고문은 16일 일부 통신 장애가 복구됐지만 이동속도 제한은 남아 있다고 밝혔고, 22일 CBS뉴스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전날 오후에도 제한이 계속된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장 부대의 임무 취소 보고와 우크라이나 당국의 제한 지속 설명을 뒷받침할 개별 단말기의 운용 로그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를 우크라이나군 전체의 드론 운용 중단으로 확대할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스타실드, 스타링크와는 전혀 다른 서비스... 우크라이나 내 스타실드 속도 제한 결정자는 오리무중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일반·상업용 통신망으로, 스타실드를 정부·국가안보 수요를 위한 서비스로 소개한다. 그러나 상품의 구분만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개별 단말기에 적용된 계약과 설정 권한까지 알 수는 없다. 머스크는 14일 스타실드의 속도와 이용 제한을 미군, 궁극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17일 당시 우크라이나가 스타실드에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미국 상원의원 4명은 19일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 정부가 조달한 스타실드 서비스를 최근 제공받았다고 적었다. CBS뉴스도 22일 우크라이나군이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발언 시점과 계약 대상이 일치한다고 확인되지 않은 만큼 어느 설명 하나만으로 13~14일 장애를 일으킨 서비스의 명의와 운용 조건을 특정할 수는 없다.

 

지시 과정에 관한 취재도 서로 다른 단계를 가리킨다. 로이터는 15일 미국 관리 2명과 서방 관리 1명을 인용해 백악관 내부에서 국방부로 속도 제한 요청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BS뉴스는 20일 머스크가 제한을 결정했다는 취지의 별도 익명 취재를 보도했으며, CBS는 그 결정이 기술적으로 어떻게 실행됐는지는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는 머스크가 제한을 제안하고 트럼프가 동의했다는 설명을 보도했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요청·동의·사업자 결정·시스템 변경은 별개의 행위이므로, 익명 제보에 근거한 보도만으로 단일한 명령 경로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 인사들의 부인도 같은 대상을 향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관여를 부인하면서 누가 결정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제한 명령을 내린 일이 없다고 말했다. 루비오는 21일 대통령과 미국 정부 관계자가 속도 변경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한 문답 끝에는 정부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동시에 그는 상업용 스타링크의 이용 조건은 스페이스X가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원의원 9명은 정부의 지시·승인·사전 인지와 스페이스X의 독자적 결정 여부를 조사해 달라며 국방부 감찰관에게 계약·교신·기술 지시 기록의 보존을 요청했다. 이 서한은 조사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뿐, 실제 제한의 책임을 확정하는 자료는 아니다.

 

 

전황의 영향은 중거리 타격과 드론 요격에서 갈린다

 

군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주목한 것은 전선 인근의 중거리 드론 운용이다. 폴란드 동방연구센터(OSW)의 안제이 빌크는 14일 러시아군의 보급과 기동을 방해하는 우크라이나의 중거리 타격에 통신 제한이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드보어 채텀하우스 객원연구위원도 같은 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장애가 실제로 지속된다면 중거리 공격 체계에 특히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해설은 통신에 의존하는 작전의 역할과 제한 조건을 연결한 것이며, 실제 작전 취소 총량이나 전선 전체의 전력 손실을 측정한 결과는 아니다.

 

러시아 공격드론 요격에 대한 평가는 일치하지 않는다. OSW의 빌크는 요격기 대부분이 일반 스타링크를 사용하고 문제가 보고된 전선과 일부 요격 작전의 위치가 달라 영향이 과장됐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ISW는 고속 드론 요격 능력에 중대한 파급이 생길 가능성을 지적했다. 다만 두 분석은 제7신속대응군단의 현장 보고를 일부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보어와 ISW는 러시아 영토 안에서 해당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는 점을 들어, 러시아 본토 정유시설 등을 겨냥한 장거리 공격을 이번 이동속도 제한의 직접적 영향 범위와 구분했다. 빌크는 요격기의 이용 서비스와 작전 구역에, ISW는 고속 요격기의 통신 의존성에 각각 무게를 둔 셈이다.

 

 

휴전·종전 협상 관련 전문가 해설: 통신 통제권은 외교적 압력으로 이어졌나

 

통신 제한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의 정보공유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을 둘러싼 갈등과 겹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미국이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정보공유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앞서 13일 정보공유가 전반적으로 중단됐다는 해석을 부인했고, 루비오도 19일 미국의 정보공유가 중단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가 20일 미국의 일부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제공이 재개됐다고 설명한 것은 별도의 정보 기능에 관한 발언이다. 조기경보 제공 여부와 드론 위성통신의 속도 제한을 같은 조치로 취급할 근거는 없다.

 

드보어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군사용 위성통신에 적용되는 사업자의 일반적인 이용 정책 변경과, 우크라이나만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제한을 구분해 해설했다. 후자의 경우라면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 악화, 러시아 석유시설 공격 중단 압박과 연결해 해석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제정치학자 헨리 패럴과 에이브러햄 뉴먼이 2019년 연구에서 제시한 핵심 네트워크 연결지점의 통제와 정치적 영향력의 관계도 이 논의를 이해하는 분석틀이다. 다만 이 연구는 이번 사건을 분석한 것이 아니며, 드보어도 실제 제한 명령의 동기나 외교적 교환을 입증할 기록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위성통신 이용권을 외교적 거래와 연계하려는 구상 자체는 공개적으로 제시됐다. 미국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18일 CBS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안쪽 약 300km의 군사 목표를 공격할 수 있도록 위성통신 이용 범위를 넓히는 제안을 젤렌스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크레이머는 젤렌스키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지만, 이는 제안을 전달한 당사자의 설명이다. 실제 합의나 시행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제안의 대상도 이미 문제된 고속 이동 중 이용 제한이 아니라 러시아 영토에서의 지리적 서비스 범위였다.

 

한편 젤렌스키는 21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미·러·우 3자 협상과 전투 중단을 지지하면서 위성통신 제한의 해제도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보좌관 역시 11월 협상 재개에 원칙적으로 응할 의향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유럽 측 새 제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협상 관련 발언과 크레이머의 별도 이용범위 확대 제안은 확인되지만, 13~14일 발생한 속도 제한을 해제하는 대가로 휴전·영토·안보보장 조건이 교환됐다는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