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르메니아, 대러 의존 완화 중인가… 교역 비중은 감소, 송금·관광·에너지 연결은 여전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30. 19:40

2026년 7월 공개된 아르메니아의 국가별 교역·송금·관광·에너지 자료를 종합하면, 러시아와의 상품교역 비중은 낮아지고 있지만 가계자금과 관광, 천연가스 및 핵심 기반시설에서는 러시아 연결이 여전히 크다. 다만 각 지표는 범위와 기준이 달라 하나의 ‘대러 의존도’ 수치로 합산할 수 없다.

상품교역 비중은 28%로 하락

아르메니아 통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5월 아르메니아와 러시아의 상품교역액은 약 22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르메니아 전체 대외교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한 비중은 28.0%로, 전년 동기의 35.1%보다 7.1%포인트 낮아졌다.

러시아는 여전히 아르메니아의 최대 교역상대국이지만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몫은 줄어든 셈이다. 다만 총교역액 감소를 곧바로 아르메니아 국내 생산의 대러 의존도 하락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최근 수년간 아르메니아의 대러 수출에는 국내 생산품뿐 아니라 금·귀금속과 전자기기 등 제3국 상품의 재수출이 포함돼 왔다. 재수출이 줄면 총교역액은 크게 감소할 수 있지만 식품·주류·농산물처럼 러시아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의 구조는 같은 폭으로 변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상품교역의 변화는 총액뿐 아니라 아르메니아 원산지 상품의 대러 수출, 품목별 수출 비중, 러시아산 에너지·원자재·기계류 수입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송금은 가계와 금융 흐름의 연결을 보여줘

아르메니아 중앙은행은 개인 명의로 해외에서 들어오거나 해외로 나간 자금을 국가별로 집계한다. 공개 자료에서는 러시아가 개인송금 유입의 최대 출처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러시아에서 일하거나 사업하는 아르메니아 국민과 러시아 내 아르메니아계 네트워크가 본국의 소비와 자산거래에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다만 중앙은행의 ‘개인송금’에는 노동자의 생활비 송금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개인 간 이전 외에도 부동산·투자·사업 관련 자금이 일부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발 총유입액을 곧바로 아르메니아 가계의 러시아 의존도로 해석하면 과장될 수 있다.

가계소득과 직접 연결하려면 국제수지의 개인이전과 근로자 보수, 러시아발 순유입, 가계조사 자료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는 러시아가 아르메니아로 들어오는 개인자금의 가장 큰 출처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전체가 노동송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광에서도 러시아가 최대 시장

아르메니아 통계위원회의 2025년 국제관광 자료에서 러시아 국적자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러시아인은 아르메니아 관광시장의 최대 고객층이며 숙박·음식점·교통·소매판매 수요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관광객 수의 비중만으로 러시아 관광객이 서비스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을 계산할 수는 없다. 방문객의 평균 체류기간과 1인당 지출, 여행 목적, 숙박시설 이용 여부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친지 방문객과 장기체류자가 많다면 입국자 수에 비해 관광 소비가 작을 수 있고, 반대로 체류기간이 길거나 소비 수준이 높으면 경제적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관광 부문의 대러 연결은 러시아인 방문객 수와 비중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서비스업 매출에 대한 기여도까지 판단하려면 국가별 관광지출 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천연가스와 기반시설은 구조적 연결

에너지 부문에서는 러시아 의존이 상품교역이나 관광보다 구조적이다. 아르메니아는 국내 천연가스 생산이 거의 없어 소비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러시아산 가스가 주된 공급원이며 이란산 가스가 일부를 보완한다.

아르메니아의 가스 수입·운송·배급을 담당하는 가즈프롬 아르메니아(Gazprom Armenia, «Газпром Армения»)는 러시아 가즈프롬(Gazprom, «Газпром»)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다. 러시아와의 연결이 단순한 수입계약을 넘어 국내 가스망의 운영과 투자, 최종소비자 공급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철도도 비슷하다. 아르메니아 철도망은 2008년부터 러시아철도(Russian Railways, Российские железные дороги·РЖД)의 자회사인 남캅카스철도(South Caucasus Railway, Южно-Кавказская железная дорога)가 양허계약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상품교역의 상대국이 바뀌더라도 가스망과 철도 운영권은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

하나의 의존도 수치로 합산할 수 없어

아르메니아의 대러 경제 연결은 부문마다 성격이 다르다. 상품교역은 연간 거래 흐름이고, 송금은 개인자금 이동이며, 관광은 방문객 수와 소비를 나타낸다. 천연가스와 철도는 장기계약과 물리적 인프라, 기업 소유구조에 관한 지표다.

현재 확인되는 흐름은 상품교역에서는 러시아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개인자금과 관광에서는 러시아가 여전히 최대 연결국이며, 천연가스와 철도에서는 러시아 기업과 공급망의 구조적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메니아의 정책 방향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한꺼번에 끊는 탈러시아화라기보다 유럽연합, 미국, 이란, 조지아, 인도 등과의 관계를 넓혀 위험을 분산하는 다변화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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