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베키스탄은 95억 달러 규모 첫 원전을 단순 발전사업이 아니라 산업단지·도시·현지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국가 산업 프로젝트로 추진 중
- Atomstroyexport가 종합건설사를 맡는 가운데 현지제품 비중을 최소 30%로 높이고, 국내기업이 건설·설치의 65%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
- 다만 사업비의 85~90%를 조달할 외부 금융의 구체적 조건과 현지화가 실제 기술이전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 핵심은 러시아 기술을 활용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이 자국 기업·인력·규제역량을 얼마나 축적할 수 있느냐에 있어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9월 2일 지자흐주에서 건설 중인 자국 첫 원전 사업을 점검했다. 이날 발표에는 원자로 공사만 들어 있지 않았다. 발전소 주변에 산업구역을 만들고 현지 기업을 공급망에 넣으며 도로·철도·전력·용수망을 건설하고 200㏊ 규모의 원전 종사자 도시까지 만드는 계획이 함께 제시됐다. 대통령실이 밝힌 현재 사업비는 95억 달러(한화 약 12조 7,832억 원)다.
이 사업의 핵심 해외 파트너는 분명하다. 우즈베키스탄 원자력청 Uzatom은 Atomstroyexport를 원전 건설의 종합건설사로 명시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 Rosatom의 엔지니어링 부문이다. 현재 공식 구성은 VVER-1000 2기와 RITM-200N 2기를 한 부지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총 설비용량은 2,110MW다. IAEA는 첫 RITM-200N 호기가 2029년 전후 가동될 것으로 설명한다. 올해 3월 Uzatom과 Rosatom은 통합형 원전 계약 관련 합의와 장기협력 로드맵을 체결했고 Atomstroyexport 관계자도 현장에 참여했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 원전을 ‘공급자가 특정되지 않은 기술다변화 사업’처럼 묘사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
공사 단계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Uzatom이 3월24일 ‘첫 콘크리트 작업’이라고 발표한 것은 원자로건물 기초 아래 기반을 준비하는 공정으로 약 900㎥의 콘크리트 타설이 계획됐다. 반면 6월4일에는 미래 첫 호기 기초슬래브에 ‘첫 콘크리트’를 타설했고, Uzatom과 IAEA는 이를 첫 SMR 호기의 공식 건설 착수로 설명했다. 같은 사건의 날짜가 엇갈린 것이 아니라 준비기초와 구조물 기초의 단계가 다르다.
그럼에도 9월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단어는 현지화였다. 대통령실은 현지 생산품 비중을 ‘21% 또는 19억 달러(한화 약 2조5,566억 원)’라고 병기하고 이를 최소 30%로 높이라고 지시했다. 다만 총사업비 기준 21%를 계산하면 19억9,500만 달러(한화 약 2조6,845억 원)로, 대통령실이 함께 제시한 19억 달러와 두 숫자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원문 수치를 그대로 인용하되 근사치 또는 집계범위 차이가 있다는 점을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국내 기업이 건설·설치 작업의 65%를 수행하고 현지인력 7천 명을 투입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공간 계획도 이전보다 구체적이다. 대통령실 자료에서 100㏊는 건설·설치기지에서 토공이 끝난 면적이고, 별도의 200㏊에는 건설자재 중심 산업구역을 만들어 최소 100개 합작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다른 200㏊에는 약 1만 가구, 3만3천 명을 수용할 원전 종사자 도시를 조성한다. 이전 자료에서 100㏊와 200㏊를 같은 ‘도시면적’의 상충으로 읽는 것은 정확하지 않았다. 원전은 발전소 부지뿐 아니라 공급기업·주거·학교·의료·교통시설을 한꺼번에 필요로 하는 장기 산업시설이라는 점이 이 계획에 드러난다.
재원은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Uzatom 수장 발언을 전한 현지 보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사업비의 85~90%를 신용자금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BRICS 신개발은행과 다른 국가·기관들과 협상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대 수출신용 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9월 9일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는 그 금액과 조건, 실제 채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업비의 85~90%를 러시아 국가차관으로 조달한다’고 쓰는 것은 확인 가능한 자료보다 앞선 주장이다.
우즈베키스탄이 현지화와 독립적인 기술감독을 강조하는 배경을 두고는 해석이 갈린다. 유라시아 전문 매체인 유라시아넷(Eurasianet)은 이를 타슈켄트 당국이 Rosatom의 영향력을 줄이고 협력구조를 더 다변화하려는 신호로 읽었다. 하지만 공식 공청회 자료에서 Atomstroyexport의 종합건설사 지위는 여전히 명시돼 있다. 현지화 확대를 ‘러시아와의 결별’로 보는 것보다, 러시아 기술을 활용하면서 자국 산업과 감독역량을 최대한 키우려는 협상으로 읽는 편이 현재 확인된 사실에 더 가깝다.
인력과 제도 구축도 원전 사업의 일부다. 우즈베키스탄은 원자력 전공 인력을 국내외에서 양성하고 산업표준·기술규제·안전감독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IAEA는 6월22~26일 실시한 Follow-up INIR 뒤 우즈베키스탄이 국제 법적 장치 가입, 국내 원자력법 개정, 허가·감독 규정과 전력망 연구 등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원자력 규제기관을 더 강화하고 타당성조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 당사자의 낙관적 설명과 별개로 규제 독립성과 준비도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평가다. 중앙아시아 에너지전환을 연구하는 하욧존 이브라기모프 IAIS 연구원은 우즈베키스탄의 원전 도입을 전력원 추가뿐 아니라 경제·기술 전환의 일부로 해석한다. 다만 그는 지구물리학 박사이자 에너지외교·지정학 연구자이므로 원자로 안전이나 설계의 기술전문가로 인용하지 않는다.
국제 원자력정책 연구에서는 경제성에 대한 반론도 있다. M.V. 라마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등은 소형모듈원자로가 대형원전의 규모의 경제를 잃을 수 있고, 공장에서 표준화해 대량생산함으로써 비용을 낮춘다는 논리와 도입국이 부품을 현지 생산하려는 목표 사이에 긴장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즈베키스탄의 현지화율 30% 목표가 실제로 비용을 낮추면서도 품질과 안전기준을 충족하는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우즈베키스탄 첫 원전의 성패는 원자로가 전기를 생산하는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Atomstroyexport가 맡은 핵심 건설과 기술을 우즈베키스탄 기업이 어디까지 학습하는지, 현지화 30% 목표가 실제 계약과 인증으로 이어지는지, 외부차입의 조건이 재정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규제기관이 공급자와 독립적으로 안전을 감독할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발전소 옆에 산업구역과 도시를 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전을 수입하는 데서 끝날지, 원전을 계기로 산업과 인력을 자국 안에 남길지는 이제부터 검증될 문제다.
주요 출처 및 참고자료
-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Рассмотрены ход строительства АЭС и проект города атомщиков」, 2026.9.2. https://president.uz/ru/lists/view/9574
- Uzatom, 공식 공청회 자료 — Atomstroyexport를 종합건설사로 명시. https://gov.uz/ru/uzatom/news/view/104937
- Uzatom, 「В Узбекистане начаты первые бетонные работы на площадке первой АЭС」, 2026.3.24. https://gov.uz/ru/uzatom/news/view/145255
- Uzatom, 「Исторический старт: в Узбекистане начато строительство интегрированной атомной электростанции」, 2026.6.4. https://gov.uz/ru/uzatom/news/view/173590
- IAEA (국제기구 1차자료), 「IAEA Reviews Progress of Uzbekistan’s Nuclear Power Infrastructure Development」, 2026.6.30. https://www.iaea.org/newscenter/pressreleases/iaea-reviews-progress-of-uzbekistans-nuclear-power-infrastructure-development
- 우즈베키스탄 국가생태전문심사센터 공청회 자료 — 2×VVER-1000+2×RITM-200N, 총 약 2,100MW. https://gov.uz/en/ecoekspertiza/news/view/167456
- Forish 군청 공청회 자료 — RITM-200N 1호기 2029년, 2호기 2030년, VVER-1000 2034·2035년 가동 목표. https://gov.uz/oz/forish/news/view/113531
- Spot, 통합형 원전 95억달러·금융조달 인터뷰, 2026.6.4~5. https://www.spot.uz/ru/2026/06/04/npp-price/
- The Diplomat, 「Uzbekistan’s Nuclear Power Plant Project Advances」, 2026.8. https://thediplomat.com/2026/08/uzbekistans-nuclear-power-plant-project-advances/
- Eurasianet, 「Uzbekistan downgrading its nuclear cooperation with Russia」, 2026.9.4. https://eurasianet.org/uzbekistan-downgrading-its-nuclear-cooperation-with-russia
- IAIS, Khayotjon Ibragimov의 중앙아시아 에너지전환 분석 및 약력. https://iais.uz/en/outputnew/nuclear-energy-is-transforming-central-asia
- Friederike Friess·Maha Siddiqui·M.V. Ramana, 「Small modular nuclear reactors for developing countries: Expectations and evidence」, PNAS Nexus, 2026. https://academic.oup.com/pnasnexus/article/5/2/pgag006/8419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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