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2026년 9월 자동차용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22.7%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6.4%를 크게 웃도는 수치
- 10월 19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한 주 전보다 낮아졌고, 22일 정부는 생산과 재고 상황의 개선을 보고했다. 그러나 정부가 16일 언급한 국내 부족분 약 5%가 얼마나 해소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 정부의 긴급 수출 제한·수입과 정유설비 복구, 정유시설 현대화 협약의 기한 조정은 서로 다른 단계의 대응
가격 상승과 수급 개선은 서로 다른 시간표에 있다
러시아는 원유 생산국이지만 자동차용 휘발유를 공급하려면 정유공장의 생산과 지역별 저장·운송·판매망이 작동해야 한다. 원유 생산량이 충분하다는 사실만으로 전국 주유소의 연료 공급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2026년 러시아 연료시장의 특징은 장기간의 가격 부담과 정부가 발표한 최근 안정 신호가 동시에 관찰된다는 데 있다.

연방통계청의 2026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 원표에서 자동차용 휘발유 가격의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22.71%, 전체 소비자물가는 6.35%였다. 같은 표가 제시한 2025년 9월 참고열에서는 휘발유 12.73%, 전체 물가 7.98%였다.

연방통계청의 10월 21일 주간 발표에서는 10월 19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78.04루블로, 12일의 78.68루블보다 낮아졌다. 같은 주 가중 소비자가격지수 변화율은 -0.7%였으며, 2025년 말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20.5%였다. 19일 모스크바 평균은 75.62루블, 연해주는 84.87루블, 투바공화국은 117.26루블이었다.
IEA, 2차 가공 설비 손상시 6~8개월 복구기간 필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데이비드 마틴 선임 석유시장 분석가와 탈리아 바트만 러시아·카스피해·흑해 프로그램 책임자는 9월 17일 발표한 공동 분석에서 러시아 주요 정유공장 32곳의 설치 처리능력을 하루 약 650만 배럴, 2026년 6월 실제 정유 처리량을 하루 약 380만 배럴로 추산했다. 6월 처리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약 30%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설치능력과 실제 가동량, 정유 처리량과 자동차용 휘발유 생산량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IEA는 증류설비의 경미한 손상은 상대적으로 빨리 수리할 수 있지만, 휘발유와 경유의 생산 비중·품질에 영향을 주는 복잡한 2차 가공설비가 크게 손상되면 평균 6~8개월의 복구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 설비 수리, 제재에 따른 부품 조달 제약이 중첩되면 당장의 생산 확대와 장기 가동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 이 기간은 설비 종류별 일반적 추정으로, 모든 공장의 실제 복구 일정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러시아 정부도 단기 대응을 병행했다. 노바크 부총리는 10월 16일 국내 휘발유 부족이 약 5%라는 추산을 밝히면서 수입 확대와 정비 일정 조정 등을 설명했다. 이는 정부 관계자의 추정치로, 독립적인 전국 공급·재고 원표에서 역산한 결핍률은 아니다. 10월 22일 노바크 주재 회의에서 에너지부는 휘발유와 경유 생산이 증가하고 재고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방반독점청(FAS)은 가격 관련 사건 74건의 조사 개시, 경고 105건, 45개 지역에서 독립 주유소와의 가격 안정 협약 127건을 발표했다. 정부의 시장 점검과 집행 활동이 늘었다는 사실과 전국 부족분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판단은 구별해야 한다.
국내 연료 수급 대책과 정유시설 현대화 협약의 차이
러시아 정부의 긴급 연료 공급대책과 정유산업의 현대화 협약은 효과를 확인하는 시점이 다르다. 당국이 발표한 수입 확대나 정기정비 조정은 단기 공급 대응이지만, 설비 현대화에 관한 계약의 시한 연장은 장기 투자·생산요건을 조정하는 행위다. 공급 증가라는 당국 설명만으로 기업별 정유설비 복구가 완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러시아 정부령 제1369호의 조문을 보면 정유시설 현대화 협약 양식 제II절의 일부 기한은 2026년 7월 1일에서 2027년 7월 1일로 변경됐다. 이와 별개로 2014년 7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가동에 들어가는 관련 자산의 합계 최초가치가 1,000억 루블 이상인 경우를 대상으로, 2026년 12월 31일까지를 명시한 별도 평가조건도 규정했다. 해당 조항은 모든 정유기업에 동일한 규모의 신규 투자를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규정도 아니다. 정부령은 국내에서 유통이 허용된 옥탄가 92 이상 자동차용 휘발유 관련 생산·보고 문구도 조정했다. 이 법률 변경 자체는 설비 수리가 실제 완료됐거나 연료 부족이 해소됐다는 실적 증거가 아니다.
10월 23일 노바크 부총리는 국내 경유 공급이 확보된 상태에서 수출금지 조치를 일부 완화해 10월 중 기업들이 경유 최대 50만 톤을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 3척이 대서양 동쪽 해역을 향해 항해 중이라고 설명했다.
휘발유 부족이 실제 소비 감소로 이어진 러시아의 여름
러시아의 2026년 여름 연료난은 주유소의 대기 행렬을 넘어 자동차 운행과 휘발유 소비 자체를 줄인 것으로 추정됐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세르게이 바쿨렌코 선임연구원은 교통사고 통계와 과거 휘발유 판매량의 관계를 분석해, 7월 차량 주행거리가 통상적인 예상 수준보다 7~12%, 휘발유 소비량은 7.5~9.5%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8월 잠정 자료에서는 휘발유 소비 감소폭을 11~14%로 계산했지만, 사고통계의 사후 보정을 고려하면 7.5~10%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동 감소가 도시보다 도시 밖 도로에서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7월 전국 교통사고 건수는 통계모형의 예상치보다 7.9% 적었다. 도시 내 사고는 예상치보다 2.8% 적어 통상적인 변동 범위에 있었지만, 도시 밖 도로에서는 11.5%나 감소했다. 바쿨렌코는 생필품 구입이나 출퇴근에 필요한 짧은 이동보다 주유소를 찾기 어려운 장거리 이동이 먼저 축소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주유소 대기 행렬이 발생했던 2025년에는 같은 분석에서 뚜렷한 교통량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 봉쇄기에 도시 내 이동이 더 크게 위축됐던 것과도 다른 양상이다.
이 연구는 정유시설의 생산 차질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전가됐는지를 설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 바쿨렌코는 7월 정제량이 약 20~25% 줄었다는 추정에 기초해, 종전 생산구조가 유지됐다면 하루 휘발유 생산량은 약 8만 5,000톤으로 통상적인 7월 소비량인 11만 톤에 약 2만 5,000톤 못 미쳤을 것으로 계산했다. 그는 이 차이 가운데 하루 약 1만 톤이 소비 감소로, 약 7,000톤이 벨라루스산 휘발유 수입으로 보완됐다고 추정했다. 나머지 부족분은 연료 품질기준 완화 등 다른 조정 수단으로 충당해야 하는 구조였다. 앞서 정부가 확보한 비축 물량이 초기 충격을 흡수했지만, 6월 하순부터는 실제 운행 감소가 나타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데이비드 마틴과 탈리아 바트만은 공급 측면에서 이러한 위기의 지속 가능성을 분석했다. IEA는 6월 러시아 정유시설의 원유 처리량이 전년보다 약 30% 줄었으며, 보고된 휘발유 생산량도 2025년보다 약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휘발유 등의 생산량과 품질을 좌우하는 2차 가공설비는 심하게 손상될 경우 복구에 평균 6~8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쿨렌코의 소비 감소 추정과 IEA의 정유설비 분석은 측정 대상과 기준기간이 다르지만, 생산 차질이 재고·수입·소비 조정을 거쳐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서로 다른 단계를 설명한다.
다만 바쿨렌코의 수치는 교통사고를 이용한 모형 추정이며 실제 주행거리나 휘발유 판매량을 직접 집계한 결과가 아니다. IEA의 생산 평가 역시 러시아의 비공개 생산통계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러시아 정부는 10월 22일 휘발유 생산 증가와 재고 회복을 발표했고, 연방통계청의 10월 19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전주보다 하락했다. 이는 여름의 소비 감소 추정과 모순되는 사실이 아니라 관측 시점이 다른 자료다.
러시아산 유조선, 미국행 확인... 그러나 미국 수입 물량인지는 지켜봐야
러시아의 국내 휘발유 수급 문제와 별개로, 경유의 미국 수출도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3일 단독 보도에서 러시아 발트해 연안 프리모르스크항을 출항한 유조선이 경유 약 4만 톤을 싣고 미국 뉴욕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22년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 금지 이후 첫 미국행 경유 선적이다. 다만 이후 해당 유조선의 목적지 표시가 '지시 대기'로 변경돼 최종 도착항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실제 미국 내 인도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
- 국제에너지기구(데이비드 마틴·탈리아 바트만), 「Russian refining sector struggles amid intensifying Ukrainian attacks」, IEA, 2026.09.17. https://www.iea.org/commentaries/russian-refining-sector-struggles-amid-intensifying-ukrainian-attacks
- 러시아 연방통계청, 「2026년 10월 13~19일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Rosstat, 2026.10.21. https://rosstat.gov.ru/storage/mediabank/163_21-10-2026.html
- 러시아 연방통계청, 「2026년 9월 소비자물가지수」, Rosstat, 2026.10.09. https://rosstat.gov.ru/storage/mediabank/157_09-10-2026.html
- 러시아 정부(노바크 부총리 주재 회의), 「연료시장 점검 결과」, 정부 공식 발표의 공공정보 포털 재현, 2026.10.22. https://xn--90aivcdt6dxbc.xn--p1ai/articles/news/aleksandr-novak-na-toplivnom-rynke-nablyudaetsya-polozhitelnaya-dinamika/
- 로이터, 「First Russian diesel from Putin-Trump deal heading for US, data shows」, Reuters, 2026.10.23. 기사 원문
- 인테르팍스, 「노바크 부총리, 국내 휘발유 부족분 약 5% 언급」, Интерфакс, 2026.10.16. https://www.interfax.ru/russia/1123106
-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세르게이 바쿨렌코), 「What Traffic Accident Numbers Reveal About Russia’s Gasoline Crisis」, Carnegie Politika, 2026.09.30. https://carnegieendowment.org/russia-eurasia/politika/2026/09/russia-oil-crisis-signs
- 컨설턴트플러스, 「2026년 10월 17일 정부령 제1369호 개정조문」, КонсультантПлюс, 2026.10.17. https://www.consultant.ru/document/cons_doc_LAW_547057/603b6a4e25144b2ccbda70cfea8950924bcdd6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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