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러시아, 음료시장 처음으로 소비 줄었다… 크바스 -19% 기록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7. 13. 20:40

러시아 무알코올 음료시장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마시는 양은 줄었지만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가 뚜렷해졌고, 카테고리별 명암도 크게 갈렸다. 전통 발효음료 크바스는 소비세 부과 이후 판매량이 19% 급감한 반면, 생수와 저당 음료는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26년 6월 기준 러시아 음료 시장 추이 인포그래픽(출처: 자료를 취합하여 직접 작성)

 

시장 규모 250억 리터, 감소 전환

러시아 주스·물·음료 생산자연합(소유즈나피트키)의 알라 안드레예바(Alla Andreeva) 대표는 2026년 6월 '러시아 리테일 위크' 세션에서 무알코올·주스 시장 규모가 최근 수년간 연 250억 리터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2026년 들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초만 해도 이 카테고리가 소비재(FMCG)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 1년간의 흐름을 보면 아이스티를 제외한 모든 카테고리가 물량 기준으로 줄었다. 반면 금액 기준으로는 모든 카테고리가 성장했다. 소비자가 더 적게 마시면서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아이스티가 물량 2% 증가·금액 13% 증가로 유일하게 양쪽이 모두 늘었다. 포장수는 물량 2% 감소·금액 11% 증가, 탄산음료는 물량 4% 감소·금액 10% 증가, 에너지음료는 물량 5% 감소·금액 8% 증가를 기록했다. 주스류는 물량이 7% 줄었고 금액은 변동이 없었다.

 

금액 기준 점유율: 생수 30%, 탄산 29%, 주스 22%

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포장수로 30%다. 탄산음료가 29%, 주스류가 22%로 뒤를 이었다. 에너지음료는 10%, 크바스는 5%, 아이스티는 4%를 차지했다.

 

전통 음료인 크바스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하락폭은 가장 컸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 크바스의 물량 기준 판매는 19%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변동이 없었다. 더 비싼 제품을 더 적게 사고 있다는 의미다.

 

크바스 급감의 원인은 소비세

안드레예바 대표는 크바스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소비세를 지목했다. 그는 크바스가 지난해부터 소비세 부과 대상이 됐고, 1년~1년 반 만에 상당한 감소를 보였다며, 소비세 외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23년 7월부터 당류함유음료에 리터당 7루블의 소비세를 도입했으나 당시 주스, 과실음료, 크바스, 시럽 등은 제외됐다. 그러나 2025년 1월 1일부터 알코올 도수 1.2% 미만인 크바스도 과세 대상에 포함됐고 세율은 리터당 10루블로 올랐다. 안드레예바 대표는 크바스가 계절성이 강해 시장 변화에 특히 민감한 카테고리라고 설명했다.

 

날씨도 변수다. 2025년 5~6월에는 중부 러시아의 이상 저온으로 크바스 수요가 15% 줄었다. 2024년 무더위로 판매가 20% 늘자 업체들이 2025년 생산을 늘렸다가, 저온과 소비세가 겹치며 과잉생산과 할인 판매로 이어졌다.

 

지역별 결제자료에서도 하락이 확인된다. 2026년 6월 상반기 스타브로폴 변경주의 크바스 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고 중간가격은 129루블로 12% 올랐다. 크라스노다르 변경주는 구매가 19% 감소하고 가격이 120루블로 9% 상승했으며, 로스토프주는 구매가 20% 줄고 가격은 125루블로 9% 올랐다.

 

소비세가 바꾼 시장 구조: 풀슈거 80%에서 35%로

소비세는 크바스를 넘어 음료시장 전체의 제품 구성을 바꿔놓았다. 안드레예바 대표에 따르면 업계는 4년간 음료의 당 함량을 10% 줄여왔지만, 소비세 도입 이후 시장은 훨씬 빠르게 재편됐다. 2023년 이전만 해도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당류를 온전히 함유한 음료의 비중이 80%에 가까웠으나, 현재는 35%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머지는 당 함량을 줄였거나 무설탕인 제품이다.

 

건강 지향 소비도 확산되고 있다. 무설탕 제품과 주스·비타민을 강화한 물의 매출이 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25년 1~9월 맛을 첨가한 생수 판매는 21.9% 늘어난 반면 탄산음료는 2.4%, 무향 생수는 3.9% 줄었다. 같은 기간 탄산음료 판매가 5,565만 리터 감소한 반면 맛 첨가 생수는 5,608만 리터 늘어, 카테고리 간 수요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통 음료의 문화적 지위와 판매량은 별개

이런 수치가 크바스의 문화적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러시아 품질감독기관 로스카체스트보 조사에서 크바스는 주스·콤포트와 함께 러시아인이 선호하는 주요 무알코올 음료에 포함됐다. 크바스는 그대로 마실 뿐 아니라 여름 음식 오크로시카의 국물로도 쓰인다.

 

다만 병입 크바스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소비자가 생수나 다른 음료로 이동하면서, 전통적 인기와 실제 판매량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의 무게중심은 이미 생수와 저당·기능성 음료로 옮겨갔다.

 

여름 음료시장의 경쟁은 '전통 대 현대'의 단순한 대결이 아니다. 크바스는 음식문화와 계절성을, 레모네이드는 맛과 브랜드 경험을, 생수는 건강과 편의성을 앞세운다. 소비자는 상황에 따라 이들을 대체재로 선택하며, 가격과 당 함량, 용량, 냉장 상태가 구매를 결정한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