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3일 미국 국무부는 아르메니아 남부 슈니크주를 지나는 TRIPP 운송로의 국경경비와 세관 기능이 아르메니아 통제 아래 유지되며 핵심 결정도 아르메니아 당국이 내린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본토와 나히체반을 잇는 노선이 사실상의 치외법권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진화하려는 설명이다.

미 국무부는 아르메니아어 서비스 자유유럽방송의 질의에 “TRIPP는 아르메니아의 주권·영토보전·관할권을 보존한다”고 답했다. 치안과 세관을 아르메니아가 담당한다는 원칙은 아제르바이잔이 요구해 온 ‘방해받지 않는 연결’과 아르메니아가 강조하는 주권 통제를 절충하려는 구조다.
위 논란은 아르메니아 외무차관 므나차칸 사파랸이 TRIPP의 통과 규칙에 유라시아경제연합 규범이 적용된다고 설명하면서 다시 커졌다. 아르메니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 회원국이므로 제3국 화물의 통관과 통과운송에 연합 관세법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연합 규정이 적용된다는 사실과 러시아 또는 다른 회원국 기관이 현장에서 세관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법적 구조에서는 TRIPP 운영 원칙의 세 층위를 구분해야 한다. 첫째, 영토주권과 경찰·국경경비 권한은 아르메니아에 남는다. 둘째, 세관 절차는 아르메니아 국내법과 유라시아경제연합 관세규범의 적용을 받는다. 셋째, 철도·도로의 건설과 운영에는 미국이 지원하거나 참여하는 별도 사업법인과 민간 운영자가 관여할 수 있다.
따라서 민간 또는 외국 사업자가 시설을 운영하더라도 국가권한까지 넘겨받는 것은 아니다. 철도 운행관리, 화물 예약, 사용료 징수, 시설 유지보수는 위탁할 수 있지만 여권심사, 화물검사, 범죄수사와 강제력 행사는 아르메니아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 이 구분이 협정문에 명시되지 않으면 정치적 설명과 실제 운영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다.
아르메니아 내부의 우려는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다. 과거 아제르바이잔이 ‘장게주르 회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아르메니아의 통제 없는 통행을 요구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란도 자국 북쪽 국경의 지정학적 지위가 바뀌거나 역외 세력이 장기적으로 주둔하는 상황을 경계해 왔다.
반대로 아르메니아 정부는 노선이 개통되면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를 거쳐 서쪽으로 연결되고, 이란 및 중앙아시아 방면 물류도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효과는 통과 물량과 요금, 철도 궤간, 보험·보안 비용, 주변 국경의 개방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미 국무부의 이번 답변은 주권 원칙을 확인했지만 모든 쟁점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최종 협정에서 토지 소유권, 사업자의 운영기간, 분쟁해결 절차, 세관검사 방식, 무장 보안요원의 권한, 아르메니아 법원의 관할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TRIPP의 실질적 성격은 정치적 수사보다 위 조항들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ARKA, 「US State Department stated that Armenia will retain control of its border and customs within the TRIPP route」, 2026.07.13, https://arka.am/en/news/politics/us-state-department-stated-that-armenia-will-retain-control-of-its-border-and-customs-within-the-tri/
- MassisPost, 「US State Department: Border and Customs Operations Along TRIPP Route Will Remain Under Armenian Control」, 2026.07.13, https://massispost.com/2026/07/us-state-department-border-and-customs-operations-along-tripp-route-will-remain-under-armenian-control/
- News.am, 「US State Department: Border, customs functions on TRIPP route shall remain under Armenia’s control」, 2026.07.13, https://news.am/en/news/1049539
- PanARMENIAN.Net, 「U.S.: Armenia to retain control over TRIPP」, 2026.07.13, https://www.panarmenian.net/eng/news/335017/
- Radar Armenia, 「Border and customs functions on the TRIPP route will remain under RA control」, 2026.07.13, https://radar.am/en/news/social-2767810403/
- The Washington Post, 「Vance visits Armenia, Azerbaijan as Trump eyes deals in Russia's sphere」, 2026.02.11,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6/02/11/vance-armenia-azerbaijan-trump-diplomacy/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르메니아 총리, 아제르바이잔의 헌법 개정 요구 반박… 평화협정의 ‘마지막 조건’ 논쟁 (0) | 2026.07.16 |
|---|---|
| 중앙아시아 5개국, 우호조약 체제 완성 수순… 통합보다 ‘국가 간 조정’에 무게 (0) | 2026.07.16 |
| 러시아, 외국인 노동 관리 권한 내무부로 집중… 국가두마 관련 법안 독회서 채택 (0) | 2026.07.16 |
| OSCE 의회총회, 조지아 선거·기본권 결의 채택…조지아 대표단은 표결 거부 (0) | 2026.07.15 |
| 러시아 하원, 이주노동자 가족 체류 요건 강화안 의결… 성년 자녀는 30일 내 독립 자격 필요 (0) | 202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