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추가합의로 다시 움직인 정유소…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산 연료 의존을 줄일 수 있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8. 26. 18:57

- 키르기스스탄 국가투자청은 8월 25일 준다 정유소 현대화 투자협정을 변경하는 추가합의를 체결해 사업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

 

- 정부는 생산량·품질 개선과 Euro-5 연료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최신 투자액, 공정률, 준공일, 실제 생산개시일은 공개하지 않아... 현대화 완료나 Euro-5 상업생산으로 볼 단계가 아냐

 

- 코메르산트가 가격지수센터 자료를 인용한 집계에서 2025년 러시아발 철도 휘발유의 키르기스스탄행 물량은 52만6,000톤이... 이는 전체 연료 공급량이 아니며 준다 정유소의 설계 처리능력만으로 수입대체 효과를 계산할 수 없어

 

2026년 8월 25일 키르기스스탄 국가투자청은 라브샨벡 사비로프 청장이 내각과 Central Asia Energy Company LLC 사이의 기존 투자협정을 변경하는 추가합의에 서명했으며, 이 문서가 카라발타의 준다 정유소 현대화 사업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현대화를 통해 석유제품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고 Euro-5 기준의 연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공식 발표에는 신규 투자액과 공정률, 준공일, 실제 생산개시일이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추가합의 서명을 현대화 완료나 Euro-5 연료 상업생산 개시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준다 정유소는 재가동과 현대화 완료 일정이 여러 차례 제시돼 온 사업이다. 24.kg(키르기스스탄 민간매체)는 2024년 8월 정유소가 다시 가동됐으며 당시 연간 원료처리 계획이 80만톤, 고용계획이 약 400명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3월에는 현지 언론에서 여름까지 현대화를 마치는 일정과 약 1억9,375만 달러(한화 약 2,683억 원) 규모의 기존 투자계획이 거론됐다. 그러나 8월 25일 국가투자청이 다시 ‘다음 단계 착수’를 공식 발표했다는 점을 보면, 당시 일정이 실제 완료로 이어졌는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정부가 새 일정을 제시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지연기간을 확정할 수 없다.

 

이 사업이 중요한 배경에는 키르기스스탄의 높은 수입의존이 있다. 코메르산트(러시아 경제지)가 가격지수센터 자료를 인용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5년 러시아의 철도 휘발유 수출 가운데 키르기스스탄행은 52만6,000톤이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키르기스스탄의 핵심 연료 공급국이었고, 러시아 내 정유시설 가동차질이나 수출제한이 발생할 때 키르기스스탄도 공급 안정성을 따로 관리해야 한다. 국내 정유능력 확충은 이런 외부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연간 80만톤 처리능력’과 ‘러시아발 철도 휘발유 52만6,000톤’을 바로 비교해 자급 가능성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 80만톤은 정유소가 처리하는 원유나 반제품의 계획량이고, 그 전부가 휘발유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원료 성상과 설비구성에 따라 휘발유·경유·중질유·기타 제품의 생산수율이 달라진다. 공장의 정비와 고장, 원료공급, 재고와 유통능력 때문에 설계능력과 실제 연간 생산량 사이에도 차이가 생긴다.

 

원료조달은 수입대체 효과를 결정하는 또 다른 변수다. 국내에서 충분한 원유가 생산되지 않는다면 준다 정유소가 완전히 가동돼도 원유나 반제품을 해외에서 계속 들여와야 한다. 이 경우 완제품 연료의 러시아 의존은 낮아질 수 있지만 국제유가와 철도·파이프라인 물류, 공급국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즉 국내 정유 확대와 에너지 자립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Euro-5 생산계획도 공정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국가투자청은 현대화된 공장이 Euro-5 기준에 맞는 연료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시험생산과 품질인증, 상업판매가 완료됐다는 자료는 없다. 탈황과 정제 수준을 높이는 설비가 실제로 완공되고 제품이 기준을 충족해야 국내시장 공급이 시작된다. 정부가 기대하는 공급 안정과 품질개선, 신규고용 역시 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된 뒤 평가할 성과다.

 

이번 추가합의 자체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투자협정 변경에는 일정과 의무, 인프라 지원, 세제나 투자보호 조건 등이 포함될 수 있지만 어떤 조항이 바뀌었는지는 발표문만으로 알 수 없다. 계약당사자로 명시된 Central Asia Energy Company와 과거 준다 정유소의 중국계 투자구조가 현재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도 최신 법인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투자주체와 정부지원의 범위를 모른 채 사업이 ‘재정비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러시아산 연료 의존에서 벗어났다는 성과가 아니라 수입대체를 목표로 한 정유소 현대화가 다시 행정적 다음 단계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향후 판단기준은 단순하다. 추가합의의 세부 조건과 총투자액, 현대화 공정률과 새 준공일, 실제 원료조달 계약, 제품별 생산수율, Euro-5 인증과 판매량이 공개돼야 한다. 이 자료가 확보돼야 준다 정유소가 키르기스스탄 연료시장의 구조를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 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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