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르지요예프 10년, 우즈베키스탄의 경제 개혁은 얼마나 이루어졌나

유라시아뉴스 편집국 2026. 8. 31. 18:29

- 우즈베키스탄은 높은 성장과 대외개방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르지요예프 정부는 향후 10년의 대규모 투자·산업 목표를 새로 제시

 

- 그러나 국유은행이 은행권 자산과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시장경제 전환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평가가 나와

 

- WTO 가입 협상은 막바지에 접근했지만 국영기업·경쟁정책·농업지원 등 제도개혁이 다음 단계의 핵심 시험으로 남아

 

8월 28일 뉴 타슈켄트(Yangi Toshkent)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독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지난 10년을 ‘뉴 우즈베키스탄’을 만든 개혁기로 규정하고 다음 10년의 목표를 내놓았다. 향후 10년간 외국인투자 4,500억 달러(한화 약 617조6천억원)를 유치하고, 2030년 국내총생산을 3,000억 달러(약 411조7천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제조업에서 고소득 일자리 200만 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숫자의 규모는 크지만 이것들은 모두 이미 달성한 실적이 아니라 정부가 앞으로 달성하겠다고 제시한 목표다.

 

지난 10년의 성과를 전부 정부의 자평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IMF는 우즈베키스탄의 실질 GDP가 2025년 7.7% 성장했고 2026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고 평가했다. 2026년 연간 성장률 전망은 6.8%, 2027년은 6.0%다. 세계은행도 2025년 성장률을 7.7%로 집계하면서 2026년에는 6.4% 정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중앙아시아의 큰 경제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이 최근 몇 년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두 기관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지 않는다.

 

미르지요예프 정부가 2017년 이후 바꾼 것은 성장률만이 아니다. 외환과 세제·관세·투자제도를 개편하고 이웃 국가들과 국경과 교통 문제를 풀면서 과거보다 경제를 외부에 더 개방했다. 대통령은 연설에서 과거 연간 외국인투자가 20억~30억 달러(한화 약 2조7천억~4조1천억원)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400억~500억 달러(약 54조9천억~68조6천억원) 수준으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강제노동과 외환환전 제한 같은 과거 체제의 상징적 문제를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로 대외 개방의 폭은 넓어졌지만, 그 다음 질문은 개방된 경제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느냐다.

 

은행 통계는 우즈베키스탄의 시장화가 아직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6년 7월 1일 국유은행은 은행권 총자산의 62%, 총대출의 66%, 자본의 58%, 예금의 52%를 차지했다. 국유은행 밖의 민간은행이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금융과 자본배분에서 국가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 IMF가 국유은행 민영화, 지시성·우대대출 축소, 대형 국영기업의 구조개혁을 반복해 권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높은 성장률 자체가 민간 중심 시장경제 전환의 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알레한드로 시모네 등 IMF 연구진은 7월 별도 국영기업 연구에서 이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의 국영기업이 경제에서 여전히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과 재정위험을 통해 공공재정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다. 민간주도 성장을 확대하려면 국가가 어떤 분야의 기업을 소유해야 하는지 원칙을 명확히 하고, 비전략·경쟁 부문에서는 국영기업의 존재를 줄이는 한편 남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WTO 가입협상은 이 전환을 시험하는 또 다른 장치다. 7월 말 기준 우즈베키스탄은 31건의 양자 시장접근 협정 결과를 WTO 사무국에 제출했다. WTO 작업반 의장은 이 협상축이 ‘매우 마무리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지만, 회원국들은 국영기업, 농업지원, 외환·결제, 수입규제, 경쟁정책과 무역구제제도 등에서 추가적인 법·제도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WTO 가입은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국내기업과 국영부문이 보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경쟁규칙 안에서 움직이게 만드는 제도개혁과 연결돼 있다.

 

빈곤감소는 성과를 평가할 때 가장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숫자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빈곤율이 2017년 35%에서 현재 4%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별도로 세계은행이 사용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국가빈곤율 자료는 2024년 8.9%에서 2025년 5.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다. 두 숫자는 출발연도와 측정체계가 다르며 공개자료만으로 같은 정의의 단일 시계열이라고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가 제시한 35%→4%와 세계은행의 8.9%→5.8%는 각각 정부 평가와 국제기구 통계로 분리해 읽어야 한다. 두 자료를 하나의 시계열로 합칠 수는 없지만, 각각의 기준 안에서는 최근 수치가 이전 수치보다 낮아지는 방향을 보인다.

 

결국 지난 10년의 우즈베키스탄을 ‘성공’이나 ‘미완성’ 가운데 하나로 고르는 것은 설명력이 떨어진다. 외환·무역·투자 개방과 높은 성장, 빈곤감소라는 변화가 실제로 있었고, 동시에 자산과 대출의 절반을 훨씬 넘게 차지하는 국유은행, 대형 국영기업, 경쟁정책과 민영화라는 구조적 과제도 남아 있다. 다음 10년의 핵심은 국가가 대규모 투자와 산업정책을 조직해 성장시키는 현재 모델에서 민간기업과 시장경쟁이 스스로 성장동력을 만드는 구조로 얼마나 이동할 수 있느냐다. WTO 가입은 그 변화의 종착점이 아니라 오히려 다음 단계의 시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출처 및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