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상반기 러시아·EU 상품교역액은 269억 유로(한화 약 43조2,552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13% 줄어, 코메르산트가 Eurostat 장기 시계열을 합산한 기준으로 1999년 상반기 이후 어느 6개월 구간보다 낮아
- EU는 2025년 하반기 35억 유로(한화 약 5조6,280억 원)에 이어 2026년 상반기 26억 유로(한화 약 4조1,808억 원)의 대러 상품교역 흑자를 기록... 흑자 전환의 핵심은 EU의 대러 수출 급증이 아니라 러시아산 에너지·원자재 수입이 더 빠르게 줄어든 데 있어
- 상반기 EU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은 74억 유로(한화 약 11조8,992억 원), 원유는 13억 유로(한화 약 2조904억 원)였고, 러시아의 EU산 의약품 수입은 57억 유로(한화 약 9조1,656억 원)... 교역 총량은 축소됐지만 남은 거래는 에너지와 제재 비대상 의약품에 강하게 집중되
8월 20일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유럽통계청(Eurostat)의 월별 상품교역 자료를 분석해 2026년 1~6월 러시아와 유럽연합의 상품교역액이 269억 유로(한화 약 43조 2,552억 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한 규모이며, 코메르산트의 장기 시계열 계산으로는 1999년 상반기 이후 어느 6개월 구간보다 낮다. 상반기 러시아의 대EU 상품수출은 122억 유로(한화 약 19조 6,176억 원), EU의 대러 상품수출은 148억 유로(한화 약 23조 7,984억 원)로 집계돼 EU가 26억 유로(한화 약 4조 1,808억 원)의 흑자를 냈다. 표시된 122억 유로와 148억 유로를 단순 합산하면 270억 유로가 되지만 총교역액 269억 유로와의 차이는 원자료를 각각 반올림해 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코메르산트 계산에 따르면 EU는 2025년 하반기에도 35억 유로(한화 약 5조 6,28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해 두 반기 연속 흑자를 냈다.
이 흐름을 장기 기준선에 놓으면 변화의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EU 상품교역은 2021년 2,575억 유로(한화 약 414조600억 원)에서 2025년 581억 유로(한화 약 93조4,248억 원)로 약 77% 줄었다. 2021년에는 EU가 러시아에서 1,600억 유로(한화 약 257조2,800억 원)가 넘는 상품을 사들이며 큰 폭의 적자를 냈지만, 2025년에는 EU의 대러 수입 279억 유로(한화 약 44조8,632억 원)보다 대러 수출 302억 유로(한화 약 48조5,616억 원)가 많아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로 돌아섰다. 따라서 2026년 상반기 흑자는 유럽 기업의 러시아 시장 복귀나 교역 정상화보다는, 전쟁 이전 교역구조를 지탱하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더 빠르게 축소된 결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품목별 수치가 이 구조를 보여준다. 코메르산트의 Eurostat 집계에서 2026년 상반기 EU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3% 줄어 74억 유로(한화 약 11조8,992억 원)였고, 원유 수입은 절반 이상 줄어 13억 유로(한화 약 2조904억 원)에 그쳤다. 반대로 러시아가 EU에서 사들인 최대 품목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의약품으로,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21% 늘어난 57억 유로(한화 약 9조1,656억 원)였다. 상반기 러시아의 대EU 수출 122억 유로 가운데 가스 한 품목이 약 61%를 차지하고, EU의 대러 수출 148억 유로 가운데 의약품은 약 39%를 차지한다. 교역이 넓은 품목군에서 고르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몇 개 필수·예외 품목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정책 변화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EU는 2022년 이후 러시아산 해상 원유와 석유제품, 석탄 등 여러 품목에 수입제한을 도입했고, 2026년 2월 3일 발효된 새 규정에 따라 러시아산 LNG는 2026년 말, 파이프라인 가스는 2027년 가을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Eurostat는 이미 러시아가 EU 역외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28%에서 2023년 4% 안팎으로 급락했고, 천연가스 비중도 2021년 44%에서 크게 낮아졌다고 집계했다. 다만 가스는 기존 계약의 전환기간 때문에 2026년 상반기에도 러시아의 대EU 수출에서 가장 큰 품목으로 남았다.
그렇다고 269억 유로를 러시아와 유럽의 경제관계 전체 규모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수치는 상품의 직접교역만 포함하며 서비스, 투자와 제3국을 거치는 우회거래는 잡지 않는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e)의 율리안 힌츠(Julian Hinz) 무역정책 연구책임자와 모리츠 슐라리크(Moritz Schularick) 소장은 2026년 6월 분석에서 2025년에도 러시아·EU 사이에 수백억 유로 규모의 잔존 교역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추가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이 분석 자체도 남은 직접교역이 곧 러시아의 전체 대외경제 연결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전제를 둔다. 이번 통계가 명확히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EU 교역의 완전 단절이 아니라, 전쟁 이전의 ‘EU 에너지 대규모 수입 → 만성 적자’ 구조가 무너지고 남은 직접교역이 제한된 품목에 집중되면서 EU 쪽 흑자가 나타나는 방향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출처 및 참고자료
- Kommersant, 「Торговля с Европой обновляет минимумы」, 2026-08-20
https://www.kommersant.ru/doc/8893245 - European Commission, 「EU trade relations with Russia」, 2025~2026 통계 갱신
https://policy.trade.ec.europa.eu/eu-trade-relationships-country-and-region/countries-and-regions/russia_en - Eurostat, 「Reduced levels of EU-Russia trade continue」, 2024-02-22
https://ec.europa.eu/eurostat/en/web/products-eurostat-news/w/ddn-20240222-2 - Council of the EU, 「Timeline - Ending Russian energy imports」, 2026
https://www.consilium.europa.eu/en/policies/ending-russian-energy-imports/timeline-ending-russian-energy-imports/ - 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 「EU–Russia trade could fund Ukraine and increase pressure on the Kremlin」, 2026-06-09
https://www.kielinstitut.de/publications/news/eu-russia-trade-could-fund-ukraine-and-increase-pressure-on-the-krem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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