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년 5월 러시아와 유라시아 지역에서는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 아르메니아의 EU 접근과 러시아의 경제 압박, 중앙아시아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 카스피해·중간회랑 물류망 확장, 중앙아시아 수자원 문제, 남캅카스 3국의 외교·경제노선 차이가 차례로 부각됐다. 각 사건은 별개로 보였지만, 한 달의 흐름을 따라가면 러시아 경제는 빠른 성장보다 둔화 관리에 초점을 맞췄고, 남캅카스와 중앙아시아 국가는 에너지·물류·디지털 경제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넓히려 했다.
러시아 경제, “성장”보다 “관리”가 핵심이 된 5월
2026년 5월 러시아 경제 뉴스의 중심에는 성장률 전망 하향과 전시 지출 부담이 있었다. The Moscow Times는 5월 12일 러시아 정부가 2026년 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1.3%에서 0.4%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Alexander Novak) 부총리가 이 수치를 제시했으며, 약한 유가, 높은 물가, 전쟁 관련 지출이 경제를 압박하는 가운데 러시아 경제가 1분기에 0.3% 역성장했다는 점이 함께 전해졌다. 이는 러시아 경제가 단기 충격보다 장기 둔화를 관리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혔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IISS)의 나이절 굴드데이비스(Nigel Gould-Davies)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5월 18일 보고서 「The Coming Crisis in Russia's Political Economy」에서 러시아 경제가 생산능력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노동력 제약은 더욱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는 러시아가 현재 노선을 유지할 경우 전쟁이 경제적으로 지속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며, 크렘린이 경제·사회에 대한 동원을 급격히 확대할지 아니면 전쟁 목표를 축소할지 선택해야 하는 국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말에는 루블화 강세가 또 다른 변수로 부각됐다. 러시아는 원유 수출국이어서 유가 상승이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면, 루블 강세는 비에너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예산 수입에 부담이 된다. Financial Times는 5월 28일 루블 강세가 러시아 전시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피남(Finam)의 알렉산드르 포타빈(Alexander Potavin)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경제가 수출지향적인 만큼 통화가 지나치게 강해지면 기업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6월 초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러시아 정부는 새로운 성장 모델과 투자 사이클을 강조했다. 다만 5월의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핵심은 러시아 경제가 다시 빠르게 성장하느냐보다, 낮은 성장률·물가·인력 부족·전시 지출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느냐에 가까웠다.
아르메니아, EU로 다가가... 러시아는 경제 압박을 높여
2026년 5월 4~5일 예레반에서 첫 아르메니아-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정상회의가 열렸다(정상회의 본행사는 5일, 그에 앞선 유럽정치공동체 회의는 4일). 유럽연합 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António Costa) 유럽이사회 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이 EU를 대표했고, 니콜 파시냔(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가 아르메니아를 대표했다. 양측은 연결성(connectivity) 파트너십을 비롯한 일련의 문서에 서명했다. AP는 5월 5일 이 회의를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와의 전통적 의존관계에서 조심스럽게 벗어나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외교 장면으로 보도했다.
러시아 주도 유라시아경제연합(Eurasian Economic Union, EAEU)의 반응은 5월 말 아스타나 정상회의에서 드러났다. AP는 5월 29일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이 아르메니아의 EU 가입 추진이 EAEU의 경제안보에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4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아르메니아의 지위 정지 가능성과 그 영향을 12월까지 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아르메니아가 EU와 EAEU 사이에서 국민투표로 진로를 정할 것을 촉구했다. 파시냔 총리는 총선 운동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이 사안은 아르메니아가 EU와 EAEU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경제 압박도 함께 나타났다. OC Media는 5월 26일 러시아가 아르메니아산 꽃 수입 제한에 이어 채소·과일 수입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 와인·브랜디와 광천수(Jermuk) 제품의 판매도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The Moscow Times도 5월 21일 러시아 농업감독기관(Rosselkhoznadzor)이 아르메니아산 또는 아르메니아 경유 꽃 수입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검역과 품질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AP와 The Guardian 등은 이러한 조치가 아르메니아 총선과 EU 접근 논의 직전에 확대됐다는 정치적 맥락을 함께 보도했다.
6월 7일 아르메니아 총선에서 파시냔 총리의 시민계약당(Civil Contract)이 약 49.8%를 득표해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5월의 외교노선 논쟁은 선거 이후 협상 국면으로 넘어갔다. 다만 러시아 시장 접근, 에너지 가격, EAEU 지위 문제는 아르메니아가 계속 관리해야 할 의제로 남았다.
중앙아시아 스타트업, 카자흐 앞서고 우즈벡은 추격
2026년 5월 중앙아시아에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눈에 띄는 주제로 떠올랐다. Eurasianet은 5월 20일 StartupBlink의 「2026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지수(Global Startup Ecosystem Index 2026)」를 인용해 중앙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하위 지역으로 평가됐고, 지난 1년간 생태계가 약 81%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2026년 “올해의 스타트업 국가(Startup Country of the Year)”로 선정됐고, 타슈켄트와 알마티가 지역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제시됐다.
Eurasianet은 우즈베키스탄이 국가 순위에서 19계단 올라 세계 79위를 기록했고, 생태계 성장률은 227%로 단일 연도 기준 가장 큰 순위 상승폭이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71위로 한 계단 내려갔지만 여전히 중앙아시아의 선두 스타트업 허브로 남아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이 빠르게 따라붙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같은 보고서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아스타나가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분할 구조”가 전체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StartupBlink는 2026년 보고서를 통해 100개국과 1,500개 이상의 도시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교하고 있으며, 이 지표는 각국의 창업 환경과 도시별 생태계 경쟁력을 보여주는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이 흐름은 단순한 창업 순위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중앙아시아 각국이 에너지·자원 중심 경제에서 디지털 행정, 핀테크, 스타트업, IT 교육을 새로운 성장 분야로 키우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6월 9일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대통령이 “Digital Qazaqstan” 국가전략(2029년까지) 승인 대통령령에 서명한 점은, 5월의 스타트업 지표와 같은 방향의 후속 흐름이다.
중앙아시아의 수자원, 운하와 댐 사이에서 중요 외교 의제로
2026년 5월 중앙아시아 수자원 문제는 아프가니스탄의 코쉬테파 운하(Qosh Tepa Canal)와 키르기스스탄의 캄바라타-1 수력발전소(Kambarata-1 Hydropower Plant, Kambarata-1 HPP)를 중심으로 다시 부각됐다. 두 사업은 성격이 다르다. 코쉬테파 운하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관개 사업이고, 캄바라타-1은 키르기스스탄 나린강 수력발전을 활용해 중앙아시아 전력·수자원 협력을 제도화하려는 사업이다. 그러나 두 사안 모두 아무다리야와 시르다리야 수계의 물 배분, 농업, 전력, 지역외교에 걸쳐 있어 5월 유라시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코쉬테파 운하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가 2022년 3월 착공한 대형 관개 사업이다. The Times of Central Asia는 2026년 보도에서 이 운하가 총 길이 285km, 폭 100m, 깊이 8.5m 규모로 계획됐으며, 북부 아프가니스탄 농지를 관개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코쉬테파 운하가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 하류국의 물 안보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CEIP)은 2025년 9월 분석에서 아프가니스탄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물 이용 협정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다리야 물을 대규모로 전환할 경우 지역 긴장이 커질 수 있으며, 운하가 완공되면 매년 아무다리야 유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최대 10세제곱킬로미터의 물을 끌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The Diplomat의 카밀라 파이지예바(Kamila Fayzieva)는 2025년 9월 기고에서 코쉬테파 운하가 아무다리야 유량의 약 20~30%를 전환하며 50만 헥타르 이상의 건조지를 관개하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하며,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농업·생태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평가는 운하 문제가 아프가니스탄 국내 개발 사업을 넘어 초국경 물 관리 문제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다만 실제 전환량과 시점은 운하 완공과 취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추정치 사이에 폭이 있다는 점은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캄바라타-1은 중앙아시아 3국이 물과 전력을 함께 관리하려는 협력형 사업으로 제시되고 있다. 2026년 5월 19~20일 우즈베키스탄 에너지장관 주라벡 미르자마흐무도프(Jurabek Mirzamahmudov)는 타슈켄트에서 열린 “Energy Week Uzbekistan 2026”에서 캄바라타-1 참여 확대 방침과 역내 전력 수출용 “녹색 회랑(green corridor)” 구상을 밝혔다. 같은 시기 보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과 함께 캄바라타-1 건설과 공동 금융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 WB)은 캄바라타-1을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이 공동으로 개발하려는 나린강 수력발전 사업으로 설명한다. 이 사업은 키르기스스탄의 수력발전 잠재력을 활용하면서 하류국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의 전력·수자원 수요와도 연결된다. 세 나라는 2024년 6월 빈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 국제투자에너지포럼에서 공동 개발 협정에 서명했으며, 지분은 키르기스스탄 34%,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각 33%로 알려져 있다. The Diplomat는 2025년 12월 보도에서 사업비를 약 42억 달러로, 발전 용량을 1,860MW로 전했다.
5월의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중앙아시아 물 문제는 두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나는 코쉬테파 운하처럼 기존 협정 밖에서 새 물 사용자가 등장하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캄바라타-1처럼 상류국과 하류국이 전력·물 배분을 공동 프로젝트로 묶으려는 방향이다. 6월 이후에는 캄바라타-1의 금융 구조, 환경·사회 영향평가, 전력 구매 조건이 후속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쉬테파 운하는 완공 시점과 실제 취수량,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 협의 여부가 관찰 지점으로 남아 있다.
카스피해와 중간회랑, 철도에서 선박·서류까지 확장
2026년 5월 물류 분야에서는 중간회랑(Middle Corridor)의 실제 운영 능력을 높이려는 조치가 이어졌다. Eurasianet은 5월 26일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우크라이나가 5월 15일 아스타나에서 단일 통과 허가(single transit permit)를 인정하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협정은 TRACECA(유럽-캅카스-아시아 운송회랑) 틀 안에서 체결됐으며, 장거리 트럭이 여러 국경을 지날 때 필요한 서류 절차를 줄이고 통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됐다.
지난 5월 카자흐스탄 국영철도회사 카자흐스탄 테미르 졸리(Kazakhstan Temir Zholy, KTZ)는 카스피해 선단 구축 계획을 구체화했다. The Astana Times는 5월 2일 KTZ가 자회사를 통해 다목적 화물선 6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고(4척은 중국, 2척은 바쿠 조선소에서 건조), 트랜스카스피 국제운송로(Trans-Caspian International Transport Route, TITR), 즉 중간회랑 강화를 위해 자체 해상 선단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각 선박은 최대 9,900톤급, 컨테이너 537TEU 규모로 카스피해·흑해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흐름은 중간회랑이 지도 위의 대안 노선에 머무르지 않고 철도·항만·해상운송·통관 서류가 함께 움직이는 복합 물류망으로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6월 2일에는 바쿠-트빌리시-카르스 철도(Baku-Tbilisi-Kars Railway, BTK)가 현대화를 마치고 그루지야 아할칼라키에서 공식 개통됐다. Trend와 The Astana Times는 현대화 이후 BTK의 연간 화물 처리능력이 100만 톤에서 500만 톤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5월의 서류·선박 논의가 6월의 물리적 인프라 확장과 연결되는 장면이다.
남캅카스 3국, 같은 지역 다른 행보
2026년 5월 남캅카스는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르메니아는 EU 정상회의를 통해 서방과의 관계를 강화했고, 러시아는 EAEU와 수입 제한을 통해 압박을 높였다. 조지아는 아제르바이잔과 에너지·교통 협정을 체결하며 카스피해와 흑해를 잇는 통과국 역할을 강조했다. Eurasianet은 5월 28일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최근 협정이 조지아의 전략 방향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질문을 다시 제기했다고 분석했다.
Eurasianet은 5월 18일 바쿠에서 이라클리 코바히제(Irakli Kobakhidze) 조지아 총리와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만난 뒤 양국 협정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조지아가 에너지 독립성보다 카스피해와 흑해를 잇는 통과국 역할을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남캅카스에서 아르메니아·조지아·아제르바이잔이 서로 다른 외교·경제 경로를 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6월 초에는 아르메니아 총선, BTK 철도 공식 개통, 바쿠 에너지 위크가 이어졌다. 5월 한 달을 톺아보면 남캅카스는 러시아 영향권에서 단순히 벗어나는 지역이라기보다, EU·러시아·튀르키예·아제르바이잔·중앙아시아 물류망이 겹치는 연결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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